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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S그룹에서 꽤 높은 자리에 갔다가 은퇴하신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이었죠. 그때 중고거래를 하려고 했는데 문자부터 너무도 친절함이 묻어나오고 뭔가 배려(?) 같은게 느껴져서 구매전부터 괜히 마음이 설레였죠.
그런데 나오신분은 제 또래 30대가 아닌 50대 중반 정도로 오동통한 아재였습니다. 간단히 중고거래만 하고 나오려는데 그 분이 친절하게 제품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셔서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회사에서 꽤나 높은자리까지 가셨다가 지금 은퇴 하신분이라고 하시더군요.
회사 내에선 고개 숙이지 않는 사람이지만 그냥 동네 아재처럼 지내는 모습에 많이 놀랐네요.
사회 초년생이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시던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게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지금같이 직장 입사한지 얼마 안되었을땐 설레이고 뭔가 맘만 먹으면 다 가능할거라 믿을텐데... 그게 불가능은 아니고 그렇다고 낙관 하지는 마라고 하시면서 직장생활 5년 정도 하면 자신의 그릇과 역량이 보일거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게 뭔 이야기냐 했더니 자신이 이 회사에서 더 클 수 있을지 아니면 어느정도 크다가 말지...
뭔가 좀 심오한 이야기 같아 더 들어봤는데.
보통 직장인들은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직장생활을 하기 마련인데... 생존을 위한게 직장만이라는 생각만 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하십니다. 직장 다니면서도 이것 저것 사회 경험도 해보고 다양한 사람도 만나보면서 세상 보는 눈을 기르라고 하시더군요. 외골수마냥 돈 주니까 직장생활한다. 이런 마인드로 세상살이 하면 크나큰 실패에 봉착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임원이 될 것 같다는 감이 잡히면 직장생활에 좀 더 심혈을 기울리는게 좋지만 그러지 않을것 같다는 감이 오면 직장 이외에 다른 생존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도대체 그 감이라는게 뭐냐 물으니 그냥 5년정도 직장생활 하면 느낌이 온다고 하십니다.
그와 더불어 냉정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장에서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일이 좋아서 직장에서 월급 받는다... 그건 직장을 능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자신이 잘하는 일을 직장에서 하라고 하시더군요. 직장은 학교나 자선단체가 아니기에 좋아하는것만 찾아 다니는 사람은 조직에서 그렇게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뭐 하나라도 딱 부리지게 잘하는게 있어야 살아남는게 직장 생활이라고 합니다.
그러며 틈틈히 이런 저런 경험을 쌓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도 보라고 하십니다.
조직이란 언제든지 개인을 배신 할 수 있는 존재라는것을 각인하며 조직에서 누군가 대처하기 힘든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조직생활을 오래 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뭐 원론적인 직장인 자기계발서 내용 같지만... 시간이 충분히 지나 지금 생각해보니 틀린 이야기는 없다고 느껴집니다.

댓글
  • 머뭇거리다 2017/11/03 21:13

    시대가 바껴서 지금은 지금의 삶이 있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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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이 2017/11/03 21:14

    맞는 말씀...5년 후에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데, 그걸 건너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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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의FF 2017/11/03 21:15

    잘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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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빌라이저 2017/11/03 21:16

    알고보면 그자리까지 오르기위해 얼마나 처절하게 줄을 타기위해 아부하고 방해물 치사하게 제거해가면서 그자리까지올랐는지는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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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ppository 2017/11/03 21:16

    나이먹으면 나보다 어린 후배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대부분 저런 내용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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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보다어려^^ㅋㅋㅋㅋㅋ 2017/11/03 21:18

    다 맞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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