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1월 초에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를 시작으로 인도와 백두산을 다녀왔다.
일 년 간 모두 4회를 여행했으니 이래저래 무리한 것 같기는 하다.
사실 모로코는 아프리카라고 해도 지중해에 접해 있는 북아프리카이다.
스페인 지배를 받아서인지 아프리카라기보다는 유럽스러운 면모가 있었다.
이번엔 진짜 아프리카다.
더 나이 들면 여행하기에는 좀 힘든 곳이라는 생각에 감행했다.
일단 포인트 간 거리가 멀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을 뿐더러
관광객을 위한 음식, 숙소, 컨텐츠.. 등의 인프라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여행을 다녀 보니, 나에겐 열흘이 맥시멈인 것 같다.
열흘이 지나면 촬영의 열정도 식을 만큼 체력도 떨어지고
마음 한 켠에는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한다.
확실히 내 팔자엔 역마살은 없는 것 같다.
여행을 하면 열흘이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에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
새로운 경험이 많고 기억력이 좋아서 많은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한다.
여행 역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기에 긴 시간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에티오피아 10일 상품은 일년 동안 단 두 명만 예약을 했다.
우리 두 명은 에티오피아 + 마다가스카르 14일 상품에 합쳐졌다.
'이 참에 마다가스카르까지 갔다 올까..?'
일정이 4일이 늘고 여행비는 가이드피, 비자발급비, 싱글룸.. 등 약 550만원 정도 추가된다.
이 시간과 이 비용을 추가하면 메인 아이템인 바오밥나무 숲으로 가는 것이다.
국제선을 타고 다시 국내선을 타고도 거의 하루 온 종일 지프로 오프로드를 달려서 간다.
웹 상에 올려져 있는 바오밥나무 숲의 일출과 일몰 사진은 하나같이 멋진 풍경이다.
(개인적인 성향이긴 하지만) 나는 누가 찍어도 비슷한 멋진 사진에 대한 열망이 없는 편이다.
머리에서 바로 계산기가 돌아간다.
그 돈이면.. 스리랑카 럭셔리 여행을 갈 수 있지.
머리 속에서 이런 계산기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부자가 아닌 것에 유감을.. ㅎㅎㅎ
출발 두 달 전 쯤에 황열병 백신 접종을 받았다.
에티오피아는 황열병 백신이 필수는 아니고 권고 사항이다.
평생 면역이라고 하니 이 참에 접종하는 게 낫겠다 생각해서 맞았다.
황열병 백신 접종은 거점 병원이 몇 곳 있고 전화로 예약하고 가면 된다.
병원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증명서를 발급해 준다.
출발일 한 달 전에 코로나와 독감 예방 접종도 했다.
후기를 읽어 보니 ㅡ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펜을 요구한단다.
집에 있던 펜을 모두 모으니 20자루 정도 된다.
공부하겠다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흔한 펜을 챙기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문구점이 근처에 있었으면 더 구입하련만..
또 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하다가 홍삼젤리 두 봉지를 챙겼다.
둘레길 걸을 때 홍삼젤리와 사과를 챙겨 가는데 당 떨어질 때 좋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끼니를 거르게 되면 젤리를 먹으면 되고
아이들 나눠주면 캔디와는 다른 특이한 식감을 좋아할 것 같다.
전 일정 추가금을 지불하고 비상구 앞자리로 정했다.
비즈니스는 못 타도 이 정도 쯤은.. ㅎ
창가 자리로 부탁 드렸더니 하늘 사진 찍기가 좋다.
가끔 내다 보면 폐쇄감과 답답함이 좀 상쇄되는 것 같다.
출발일 3일 전 여행사 담당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1) 그 지역에서 제일 좋은 호텔과 식당으로 정했지만
아프리카 음식이 단순하고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서 한국인 입맛에 맛지 않는다.
(2) 호텔도 5성급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 5성급이 아니다.
지방에는 5성급 호텔도 없어서 많이 불편하실 것이다.
(3) 이동 거리 대부분이 오프로드라 많이 힘들 것이다.
등등.. 이런..
담당자께서 덧붙이시길,
"미리 전화 드리면 안 가신다고 할까봐 임박해서 전화하는 겁니다. 하하하"
밤 비행기다.
밥 먹고 자고~ 밥 먹고 자고~ 사육 당하는 기분이다.
일단 기내식은 합격이다.
향신료는 샐러드 소스와 육류 소스에서 살짝 느껴졌고 소화도 잘 되고 쏘쏘..
무엇보다도 과일이 있어서 좋다.
김치도 있다.
옆에 앉은 아프리카인이 김치를 뜯지도 않길래 왜 먹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받아서 두 팩 모두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커피 푸딩은 숙면을 위해서 먹지 않았다. 침만 꼴깍~!
포켓에 이어폰이 없길래 달라고 했더니
기내 양말, 칫솔과 치약까지 들어 있는 세트를 준다.
이건.. 달라고 해야 주나 보다.
밖은 추운가 보다.
유리창에 성에가 끼었다.
4시간 쯤 잔 것 같다.
잠을 깨니 딱히 할 일도 없고 한국어 자막 영화도 없다.
소금 사막이 나오는 다큐를 보다 보니 동이 터 온다.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
도착지에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
공무원 일 처리가 늦다. 늦어도 너무 늦다. 만만디는 저리 가라다.
예전에는 비자 발급비가 82달러였는데 지금은 60달러랜다.
에티오피아 물가는 엄청 올랐다는데? (여행상품 가격이 코로나 전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인상 되었음)
인솔자님 말씀이 창구 직원이 띵가 먹어서 돈 받는 곳이 한 곳으로 정해졌단다.
영수증도 발급해 준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다.
여기는 빨리빨리 대한민국이 아니라 아프리카다.
아프리카 느낌 팍팍!
드뎌~~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전용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랜드 스카이라이트 호텔로 갔다.
항공사도 대형 호텔도 국영이다.
에티오피아는 내전 전에는 공산당 정권이었다.
공산당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내전이 시작되었다.
그 잔재로 굵직한 사업은 국영기업이 많다.
그랜드 스카이라이트 호텔은 공항에서 가까운 5성급이라 인기가 많은 호텔이란다.
국영 호텔의 종사원은 공무원이라 콧대가 높다고.
강하게 나가야 일처리가 제대로 된단다.
서비스업은 이래서 국영이면 안 되는 거다.
호텔에 짐을 풀고 간단히 손 발을 씻었다.
나는 따끈한 물에 발을 씻으면 피로가 어느 정도 가신다.
우리가 점심 식사를 위해 간 곳은 호텔 근처의 로컬 맛집이다.
아프리카식이라기보다는 유럽(?) 스타일의 뷔페식이다.
가짓수는 많지 않았지만 실속있고 맛있었다.
아프리카 음식에 대한 담당자의 엄포가 무색하게도 첫날의 식사는 대만족이었다.
맛있어서 좀 과식을 했다.
과일도 두 접시나 먹었다. 두 번 째는 내가 좋아하는 파파야 가득~~
https://cohabe.com/sisa/4118770
에티오피아 (2) - 아디스아바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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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오호~!
간만에 1등 하셨네요. ㅎ
캄사~ 캄사~ 캄사합니데이~~~
^^
캐나다 사시는 분 이신가요 ~ ?
가보지 못한 곳이라 더욱 집중이 됩니다.
마다가스카르 다녀오시지 그랬어요.ㅎㅎ
이제 시작이죠? 기대됩니다,,,
그동안 여러군데 다녀 오신 해외 여행 중에 에디오피아가 힘들었는것 같습니다.
힘든 만큼 보람도 있었겠지요.
오래전 우연한 기회에 김찬삼의 세계여행 사진 집을 본 적 있는데
기행문 형식으로 쓴 고래공주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사진 집을 내도 성공할거라 생각 해봤습니다.
고생 하셨습니다.
미리 전화 드리면 안 가신다고 할까봐 임박해서 전화하는 겁니다. 하하하<-- 이거 개인적으로 너무 별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