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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임법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 게임법 만들면서 느꼈던 이것저것

안녕하세요. 얼른 전직 타이틀을 떼고 싶은 전직 국회 선임비서관이었던 박종현이라고 합니다.
일을 쉬고 있는 동안 구직활동과 별개로 게임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일도 있고, 실패한 일도 있고, 실망한 일도 있고, 기존 게임법들을 연구하면서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찾는 공부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뜬금없이 과거의 게임법들을 소개하는 글을 쓰기로 결심했느냐, 하면 이유가 상당히 복합적이네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핵심을 요약하자면 '게임분야에 하나의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커다란 단점 중 하나는 권력을 얻는게 필요한 능력과 권력을 얻은 이후 필요한 능력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게임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국민들에게 관심을 이끌어내고 자신을 알리는 PR입니다.
권력을 얻은 이후 필요한 능력은 게임분야, 입법, 정책과 법률이 미칠 파장에 대한 이해도 정도가 되겠네요.
만약 저 능력을 두 사람이 나눠서 가지고 있다고 하면 게이머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후자를 뽑아야 하겠지만, 이게 참 분간부터 쉽지 않죠.
좋은 정치인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이고, 나쁜 정치인은 게이머들을 속여 호감작만 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인지도만 빨아먹고 문제 해결 안된 원인은 타인한테 넘겨버리는 식으로 이미지 관리만 하는 거죠.
정치인 뿐만 아니라 정치계를 지망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식으로 인지도를 올리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게임분야를 비롯해 다수의 분야에서 자신의 업적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거나 게임분야 이슈와 관련해 가장 극단적인 의견을 가지고 와서 게이머 편을 드는 것처럼 행동하는 분들 중에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실질적인 기여도가 없고,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부족하며, 어떻게든 숟가락만 얹어서 자기 이름을 알리는 일에만 매진하는 나쁜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본 사례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면
- 자신이 만든 법을 열심히 언플하는데, 개정안 원문에는 그 분이 배포한 보도자료와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겨있다거나
- 특정 사건을 자신이 해결했다고 언플하는데 그 분이 한 일은 사건 발생 직후에 자신이 해결하겠다 SNS글 올리고 해결된 이후에 자기가 해결했다고 보도자료 배포한게 전부거나
- 자기 덕분에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이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 '여럿' 봐왔고
- 제가 확률형 아이템법을 국내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말하니 사기꾼 취급을 하던 분도 있었고
- 제가 처음 만난 분이 제가 작업했던 게임법에 기여했다고 허풍을 치길래 폭소를 참느라 고생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분간을 하느냐, 그 정치인이 하는 말을 '정치인이 이 이슈에 관심 가져준다.'고 긍정적으로만 좋게 해석하지 마시고 말과 행동의 디테일을 비판적으로 분석해보시면 됩니다.
이 분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제시한 해결책은 적절한지, 아는 척만 하고 있는게 아닌지 등등에 대해서는 절대 숨길 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관심이 있는 인물의 게임분야 인터뷰들이나 보도자료, 질의 같은거 한번 쫙 펼쳐두고 꼼꼼하게 읽다 보면 감탄이 나오는 경우가 있고, 의문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여러 인물의 자료를 같이 비교분석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 분은 진짜 뭘 알고 이야기를 하는구나, 구호만 있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은 없구나 싶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겁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수수한 내용이라 이슈화는 되지 않았지만 담고 있는 의미는 작지 않은 법들도 있습니다.
이걸 몇몇 사람들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내용을 찾아보면 정말 좋은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잊혀지는 케이스들을 보면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현재 게임법과 관련해 많은 국회의원실 내부 상황을 소개드리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비서관들은 많습니다.
최근 국회에 새롭게 들어오는 친구들의 대다수는 20대 중후반입니다.
게임을 본인이 직접 즐기면서 성장해 왔고, 자연히 관심과 이해도도 높은 세대입니다.
반면에 법안 발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의원님들 중 많은 분들은 여전히 게임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낮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나가는 법안인데, 이해도가 부족하다보니 이걸 발의할 것인지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렇게 고심하다 용기를 내서 보좌진을 믿고 발의를 했는데 큰 반응이 없습니다.
그럼 이후로는 해당 의원실 내에서 게임법에 계속 관심을 두고 연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제가 처음 일하기 시작했던 12년 전에 비하면 게임을 잘 모르는 보좌관이나 선임비서관 선에서 커트되는 경우는 많이 줄었지만 난이도가 조금 낮아졌지 여전히 이래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게이머들에게 의미있는 법안이 나왔을 때 그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앞선 상황에서 자기 이름과 대표발의한 법안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으로 언급되면, 그 의원님은 법안 실무작업을 담당했던 보좌진을 신뢰하고 더 하라고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게임에 관심있는 비서관들이 늘면서 이런 성공사례가 국회 내에서 퍼지고(그렇잖아도 소문 진짜 빠른 곳입니다), 게임법과 정책에 관심을 두는 의원실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법안 통과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지난 2022년 말 확률형 아이템 확률공개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도, 게이머들의 관심이 임계점을 넘어서 이뤄진 일입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여러 의원실들이 좋은 게임정책 경쟁을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최종 목표입니다.
자신이 주도해서 법안이나 정책을 만들어보는 경험만 조금 쌓인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후배들은 많으니까요.
제2, 제3을 넘어 게임 전문 보좌관이라는 말이 유니크한 호칭이 아니게 되는 때가 꼭 왔으면 합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현재 게임 전문 보좌관으로 잘 알려진 이도경보좌관 저격 절대 아닙니다.
저에게는 좋은 친구고, 저는 그 친구가 한 일에 비해 외부에서는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법안의 경우에는 제정안 혹은 개정안의 내용이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원문 그대로 공개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제가 소개드릴 법안들은 여야 구분 없이 '제가 평가한 주관적인 잣대에 근거해' 일정 점수 이상을 기록한 좋은 법안입니다.
따로 순위나 점수를 공개하지도 않을 예정입니다.
소개드리는 순서가 앞일수록 더 좋은 법이다 이런 의미 아니에요.
굳이 따지자면 그냥 제 눈에 띄거나 기억나는 순서입니다.
해당 법안이 조금이라도 주목을 받고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소개하는 내용이지, 이걸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시라는 의미가 절대 아닙니다.

객관적인 글을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제 평가가 들어가는 시점에서 이미 주관이 섞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종의 평론이라고 생각하시고 앞서 강조드린 바와 같이 법안 원문을 본인이 직접 읽고 결정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이 부분은 특히 강조드리고 싶은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돌아다니는 이슈 요약글들 중에 명백하게 특정한 의도로 해석되게끔 원 텍스트를 가공하고 심지어는 왜곡하거나 허위 사실을 섞었음에도 객관적인 분석인 것처럼 포지셔닝하려 드는 기만글들을 저도 많이 봐왔던지라, 관심이 드는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문을 찾아보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좋은 법안 소개 시리즈는 제가 재취직되기 전까지 부정기적으로 내킬 때마다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해당 시리즈의 재배포는 매우 환영합니다.






PS 혹시 맘스터치 코롯토 하루카(저)로 무츠키 교환하실 분 있으시면 쪽지 좀 주세요.

본문 퍼가시더라도 이건 퍼가지 말아주시고(...)

댓글
  • 말랑말랑우라라 2024/11/16 16:25

    "본문 퍼가시더라도 이건 퍼가지 말아주시고"

  • 楯山文乃 2024/11/16 16:31

    반드시 원문을 찾아보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라는거, 참 좋은 말이네요

  • 전기모기채 2024/11/16 16:28

    무츠키 좋아하시는구나

  • 루리웹-2356372521 2024/11/16 16:29

    선생님들의 약속


  • 말랑말랑우라라
    2024/11/16 16:25

    "본문 퍼가시더라도 이건 퍼가지 말아주시고"

    (kCBMtY)


  • 루리웹-2356372521
    2024/11/16 16:29

    선생님들의 약속

    (kCBMtY)


  • Insanus
    2024/11/16 16:31

    응~ 어림없죠~ 통채로 블록잡고 복붙하기~

    (kCBMtY)


  • 전기모기채
    2024/11/16 16:28

    무츠키 좋아하시는구나

    (kCBMtY)


  • 루리웹-2356372521
    2024/11/16 16:29

    아루 카요코는 있고 하루카만 두개라서요

    (kCBMtY)


  • Insanus
    2024/11/16 16:32

    갈!!! 이런 상황에서는 더 사먹어서 두 세트를 완성하는 것이 컬렉터의 기본 소양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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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楯山文乃
    2024/11/16 16:31

    반드시 원문을 찾아보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라는거, 참 좋은 말이네요

    (kCBM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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