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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 한탄하며 혼술하는데 드는 생각..

제가 지금 혼자 살고 있는 집은 고양시에 있는 좀 외딴 시골집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본가죠..
돌아가신 아버지는 독재자 같은 분이셨습니다..
가족중에 누구라도 당신 얘기에 말대답 하면 결국에는 손이 올라가는 그런 분이셨죠
부부싸움에도 이 룰은 적용됐습니다..
어머니 때리는 아버지 말리다 저도 많이 맞았었습니다.
대학생이 돼서도.. 그리고 제가 취업후 회사 기숙사 들어가서 주말에 집에와도 여전히 아버지는 어머니랑 수틀리는게 있으면 술 드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대꾸하면 시부모 잡아먹은 X이라며 욕하고 결국 때리고.. 저도 말리다, 대들다 맞고..  그랬습니다..  
저나 여동생이 말로하시라.. 왜 때리시느냐..하면 당신 무시하고 어머니 편든다고 니들끼리 다 나가서 살아라.. 소리지르시고..
밤새도록 술드시고.. 내가 내 부모한테 잘못해서 지금 이런꼴 당한다며  울고.. 또 술 드시고.. 욕하고..
저야 주중에 회사 기숙사에 있으니까 그꼴 안보면 그만이지만
결국 여동생도 아버지한테 대들다 맞고 따로 나가서 살게되고 어머니는 아버지 술주정, 손지검 홀로 감내하시다 동생 집으로 피신하고..  
한동안 따로 지내시다 모질지 못한 어머니는 혼자 매일 술 먹고 대화상대라고는 이웃집 진돗개뿐인 아버지 불쌍하다고 집에 들어가시고.. 하는 패턴의 반복이었죠..
같은 일이 계속되자 어머니께서도 점점 아버지를 떠나있는 텀이 길어지면서..
힘든 노동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술에 더 의존하게 되셨고..
몇달뒤 이제 술 안먹고 달라지겠다는 호언장담?에 맘 약해지신 어머니는 다시 집에 들어가셨죠..
술을 안드신건 아니지만 많이 줄이셨고..어머니와도 잘 지내시고 술 드셔도 트러블 없이 잘 지내신.. 잠깐의 평화로웠던 시절이 왔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뒤.. 일 있으면 며칠씩 지방 내려가서 일해야하는 노동일 특성상 지방 내려가셨던 아버지가..이틀만에 몸이 안좋다며 올라오셨고.. 앓아 누우셨는데.. 동네 의원에서 주사맞고 약타다 드셔도 차도가 없고 병세가 더 악화돼 큰병원으로 옮겼는데.. 바로 중환자실 입원..
패혈증 이라더군요..  
근데 더한건.. 그렇게 매일 하루도 거르지않고 술 드신 결과였는지.. 간암 4기 판정
6개월 정도 남은것 같다는 의사의 말.. 실감이 안났죠..
어머니 때리고 할땐 속으로 원망도 정말 많이했고 저런 아버지라면 차라리 없는게 낫겠단 생각조차 들었지만
막상 점점 야위어가는 아버지를 보니.. 믿기 싫었지만.. 보내드릴 시간이 다가옴을 예감하기 시작했죠..
결국 의사선생님 말대로 판정받고 6개월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 손지검 못견디고 동생집, 저희집을 전전할때 해주신 얘기가 있습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살하셨다구요..
저희 조부모님들은 요새 표현으로 정말 까탈스런 시월드.. 시부모님이셨다고 합니다..
당시 원래 잘 살던 축에 들었던 큰집에서 모셨었는데.. 큰어머님과 싸우시고 지지리도 못살았던..
달동네살던 둘째 아들집(저희집)에 와 지내셨다고 합니다. 심성착한 저희 어머니가 지극정성으로 모셨음에도 뭔가 수틀리셨던 두 분은..  어린 며느리가 말대답 한번했다고 그 길로
집 나가서 농약드시고 생을 마감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9살 되던해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어릴적 기억으로  큰어머니와  싸우고 혈압으로 돌아가셨다라고 알고있었는데.. 실상은 목매달아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이런 스토리가 있다보니 친가쪽은 다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 장례식장에서도 막내인 작은 아버지는 큰집 사촌형한테 소리지르고.. 분위기 험악해지고 저를 따로불러 당신 어렸을때 큰어머니한테 괄시받았던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제 나이 갓불혹, 연연생인 여동생도 아직 미혼이고.. 40중반인 큰 집 사촌형도 노총각.. 작은집 첫째 사촌 여동생은 약혼자가 결혼 몇달 앞두고 자살..
저희 어머니께서 신세한탄 하실때면 집안이 화목하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돌아가시고.. 후손들 시집, 장가도 못가고 집안이잘 안되는 이유가 다 할머니 할아버지 자살로 생을 마감하셔서라며 눈물 지으십니다..
저도 아무도 없는 본가 집에서 혼술 하다보면 솔찍히.. 이 집에서 홀로 외로이 계시다 병키워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  저 결혼 하려다 실패한 일들.. 온갖 잡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또 그러다 문뜩 나도 이러다 외롭게 비극적으로 자살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다 내가 왜 이러지하며.. 정신차리고 문뜩 궁금증이 들어
포털에 "가족중에 자살" 이란 검색을 해보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한에 사무쳐서 자살하면 그 귀신은 사랑하는 가족곁에 맴돌지.
그리고 외로움에 사무침..
그래서 가족중에 멘탈약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있으면 곁에가서 막 속삭인대..
죽으면 모든게 편해. 모든거에서 벗어날수 있어..라고 자꾸 주입을 시킨대..

댓글
  • 불멸으-여인 2017/10/27 00:19

    슬퍼요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작성자님 맘 꼭 잘 추스리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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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양토끼 2017/10/27 00:46

    글쓴  님과 가족분들  모두 맘 고생
    많으셧겠네요,,제가 직접 느끼고 살아보진
    않았어도 글로 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것 같아요,,
    하지만  님  절대 나쁜 생각하시지 마세요.
    세상  어느 가정도  그작은 창문까지
    열어보면 다 사연이 없는집이 없는것 같아요.
    댓글 잘 달지않는데 마음이 쓰여 올립니다.
    힘내시구요  님에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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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m무성♡마약 2017/10/27 05:14

    하..
    정말 얼마나 힘드시고 정신적으로 지치셨을지 상상도안가네요.
    괜찮으신지요.. 부디 힘내세요
    그리고
    과거를 너무 연관지여서 생각하지마세요
    과거는 과거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세요
    앞으로 무슨일이생겨도 과거의 어떤 사건과는 연관짓지 않으셨음좋겠습니다.
    설렬 현실이 아니라해도 무언가를 상상할수록 그건 무섭도록 현실에 가까워집니다
    과거에 조부모님이 이러이러해서 지금도 이러이러하지않을까
    이런생각은 이제 제발 접으시고
    그냥 현실만 생각하십시오
    그게 힘들테지만 의식적으로 생각을 잘라버리세요
    과거가 떠오르고 현실과 인과관계처럼 여겨질때마다 스스로 부정하고 딱 잘라버리는 생각연습부터 하시면좋겠습니다.
    제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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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몬로 2017/10/27 07:44

    삶이 저랑 많이  비슷하십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술로 당신의 인생과 가족의 삶을 파탄지경까지 이르게 하셨습니다. 물론  팔순을 바라보는 지금도 간간히 술을 드시고 어머니를 괴롭히시거나 동네에서 얼굴 붉힐일을 만들고 다니십니다. 저도 낼모래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장가도 못가고 그렇다고 모아놓은 재산도 없으며 지금은 변변한 직장마저도 없습니다.  각자 구구절절 곡절없는 인생이 없겠냐만은,  저도 나같은 인생은 없겠구나하고 신세한탄만 하고 산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집안을 망친 술을 내가 배워버린탓에 마흔 살 넘어까지 정신못차리고 살았더랬고 한강가서 참 많이도 울었드랬습니다.
    그런데 살아지더군요..어떻게든 살아집니다. 말로 하는 도움은 힘든사람에겐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걸 알지만 힘내보시라고 이렇게 몇 자 적어놓습니다.몇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보기로 작정한 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도 변변찮은 삶이지만 질긴목숨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님의 어머님께서 살아계신동안에는 자진할 생각은 접어두시고 살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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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물고기 2017/10/27 07:52

    그래서 자살예방센터에 자살유가족 모임이 있고 유가족 에세이를 내고 합니다. 자살자가 나온 가정에서 또다른 자살자가 나오니까요. 마치 자살한 사람이
    자신의 고통을 산사람에게 전가하고 가버린것같이 괴로워요.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이라면 절대 죽으면 편하다고 자살을 권하지 않을 것입니다. 약해지고 슬퍼진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일 뿐이지요. 너무 아픈생각 많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곁에 있던 사람이 자살하는 건 너무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충분히 슬퍼하고 아파하시고나서 잘 일어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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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겨찾기(A) 2017/10/27 08:02

    전 이런 집안에 시집와서요. 그 집안이나 자식들, 위로 올라가서는 돌아가신 어른들 모습들 쭉 들어왔거든요. 제 3자로 보면서 느낀게 있는데요.
    소름돋는다 싶은 것이,
    어떠한 인과로 모질게 돌아가신 분이 계시거나 부모를 홀대하거나(자식세대 말고 그 윗 어른들 기준임)  윗세대를  원망한다 혹은 원망살 짓을 했다 싶으면 그거 그 자식들이 업보 다 물려받더라고요.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ㅡ 실화입니다.. 참고만하세요
    아버지돌아가시고 장례식장 3일장 치르기도전에 재산 빼돌린 장남은 5년만에 가진 귀한 여아가 태어나고 몇년안되서 안구암? 영영 앞을 못 보게됨. 수술은 수술대로 돈 탕진했는데 그때 같은 형제들이나 어머니 원망 받아가며 재산 빼돌린 거랑 비슷한 금액이였음.
    자식 하나가 너무 아파서 전답을 다 팔았지만 결국 죽음. 근데 그걸 딸 하나가 모질게 싫어한 나머지 모른척함.  엄마가 늙어 기댈곳 없을때 엄마는  구걸하다시피 해서 겨우 딸네 집 옆방에 살았음.
    보일러도 잘안되고 곰팡내나는 지하실방. 그리고 돌아가실때까지도 엄마를 들러보지 않음.
    그러다 사망하시고  이 따님이 자식이 셋인데 하나는 독신, 둘은 이유없는 불임임. 부모 홀대하다 본인은 정작 자식 대가 끊김.  셋다 아들인데 무슨 의민지 아시겠져.
    그 외에도 정말많은데...  암튼 느낀건 그거임.
    원망하며 살지말고,  뭔가 안풀린다 싶거든  어른들 묘지찾아가 술이라도 한잔 올리고 .... 부모업보를 내가 다 받는구나 인지하는게 좋음.  어른들 제사라도 단촐하게 지내주거나 절에가서 공양해주고 좋은 일 하나라도 베푸는게 좋음.  이게 인과가 이렇게 돌아옴.   베풀며 착하게 살라는 것이 본인에게 득은 아니지만 결국 자식들에게 인과가 되어 돌아옴. 특히 원망하지 않는것도 포함.
    님이 이토록 힘든것도 님 탓이 아님. 님 부모 혹은 더 윗세대에서 저지른 과업이 정작 자살로 인해 그 세대가 없애야할 업보를 채 지우지 못한 것이  자식세대인 님에게 다시  업보로 돌아온거란 생각이 듬...  그건 님 잘못도 아니고.  이를테면 처자식 아끼지 않는 님 아버지의 업보가 결국 본인 삶을 앞당긴 것처럼..
    아무튼 님은 님 잘못도 아닌 일로 많은게 꼬여있을거에요.  이상하게 안되는 일도 많고.  하지만 힘내고하나씩 풀어나갔으면 좋겠어요.  이 생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고생하는 분들에게 음료수 하나 건네는 것도 하나씩 업보 청산하는 것이기도해요.  베풀고 덕 쌓으세요.  하나씩. 줄이다보면 ..  가벼워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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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야 2017/10/27 09:03

    성격이나 특이사항이 유전자로 계승되는바 유전자의 힘 아닐까요?
    업보나 운명 ...으로 보기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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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좋아 2017/10/27 09:46

    길게적었는데 지우고 다시씁니다.
    힘내세요. 술은 절제하시고 ㅠㅠ
    넘들도 다 힘들게 살더라구요 ㅠㅠ
    여건이 되신다면 애완동물같은것도 고려해보세요. 정서적으로 좋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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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fafa 2017/10/27 12:22

    살아생전에도 못되게 굴고 괴롭히다가
    본인 수틀려서 스스로 죽어놓고
    뭐가 억울해서
    죽어서까지 자식 손자 가족들 앞길까지 망치냐고
    망할것들 나는 니 자손 안 할거니 꺼져라.
    라고 늘 속으로 외치시면서..
    잘 사세요.
    행복하게 살기위해 행복을 쫓으세요.
    거창하고 큰 행복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작고 소소한 즐거움들을 찾아 향유하고 작은 인연들을 만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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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이에티케 2017/10/27 12:27

    어머님이 참.. 고생많으시네요ㅜㅜㅠㅠ
    한이 많으실것같아요.
    남은 어머니 잘 보듬어드리고 위로 많이 해드리세요.
    그렇게 덕을 쌓고 남은 생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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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종일해요 2017/10/27 12:29

    안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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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커플 2017/10/27 12:42

    조상귀가 참 무섭습니다. 귀신 중에 제일 악한 귀신이 조상귀고 아래 자손들 못살게 군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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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둥이♡ 2017/10/27 12:51

    참 안타깝네요....
    제 이야기 한번 해볼게요
    저는 5살인가 6살때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큰 지병은 없으셨다는데 갑자기 돌아가셨죠
    그때 부터 시작이였던거 같아요
    7살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한 2년 있다가 큰 삼촌 돌아가시고
    또 한 2년 정도 있다가 막내 삼촌 돌아가시고 다들 지병은 없으셨어요
    그리고 몇년뒤에 이모랑 외삼촌 돌아가셨는데 그 두분은  지병이 있으셔서 돌아가셨고
    나이 들고 사회생활 시작 할 무렵 친한 고딩 친구 자살 휴....
    직장생활하면서 막 친해질려고 했던 형 사고사
    친하진 않았지만 형 한명도 지병으로 사망...
    직장생활 같이 했던 여직원 갑작스레 입원 후 사망
    예전에 같이 일했던 형 일하다가 사고로 사망
    3년전에 친구 하나 7살 된 딸래미랑 와이프 놔두고 급사...
    저는 내년에 마흔이 되어가는데 이 나이 되도록 저 같은 상황이 많을려나?
    흔치 않은거 같은데..
    흠 암튼 어릴때부터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어요
    왜 내 주위에는 죽음이 많은걸까?라고
    그리고 한동안 나의 존재 자체가 죽음을 부르는건가라고
    생각도 많이 해봤습니다
    지금은 나이도 먹고해서 그런갑다 하는데
    저 당시엔 참 멘붕 많이 왔었죠
    작성자님 앞길에도 부디 좋은일 만 있고
    저의 앞길에도 제 주변에 안 좋은 일 안 일어 나길 바래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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