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
훈련의 추억 (1): 어떤 연대 전술훈련 평가(上)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훈련에 대한 추억은 빠지지 않겠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높게 치는 훈련은 KCTC 훈련이지만, 이 훈련은 누구나 경험하지는 못하는 훈련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혹한기 훈련에서 많은 추억을 갖게 마련입니다. 제가 경험한 KCTC는 워낙 분량이 많아서 훗날 연재키로 하고, 지금은 먼저 연대 전술훈련평가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RCT, 연대 전술훈련 평가.
연대 전술훈련평가는 연대장의 능력평가로, 그동안 해온 부대 훈련 성과 및 연대장의 전술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입니다. 보통 쌍방훈련으로 평가를 받을 다른 연대와 함께 훈련을 진행하게 되고, 군단에서 훈련 일정이 잡히면 그에 맞춰 준비, 그리고 훈련이 시작되기 전날 군단에서 평가관들이 나와서 부대별로 평가관들이 배치된 후에 공격 방어순으로 실시합니다.
하지만,
장군이 되고 싶은 연대장님들이 그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훈련을 하고 싶지는 않겠지요?
게다가 쌍방훈련을 하는 연대장들은 대부분 동기뻘이기 때문에 서로 사전에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짜고치는 고스톱'이 시작됩니다. 작전과장들이 기본적인 작전안을 서로 주고받고, 그에 맞춰서 적당히 공방을 벌이면서 상호 전술능력을 엇비슷한 수준에서 평가를 받고, 나머지는 이제 세부 전투능력으로 우열을 가리자는 식이 됩니다.
즉, 본인들의 전술능력 평가는 비슷하게해서 서로 손해 없도록 하고, 예하부대들이 재주를 부리게 해서 누가 더 점수를 따게하느냐, 이런 평가로 가게 마련입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군단장님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사전 정보 교환할 틈도 없이 배치되거나 하기도 하지만, 평가관들도 귀찮기(...) 때문에, 묵인하고 기본적인 전술운용 과정만 보곤 하지요.
하지만 뭐, 신사협정 따위 깨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이제부터 시작될 이야기는 통수와 맞통수로 점철된 피의 연대전술훈련 이야기입니다.
군단예하 사단들은 보통 2개 사단은 라이벌 관계, 예비사단은 자기일도 바빠 신경 못쓰는 소닭같은 관계가 되게 마련입니다. 우리 사단도 옆에 있던 사단과 항상 으르렁거리고 있었지요. 바로 지난번 그 스페셜포스 사건때와 마찬가지로...
하지만 어느날 해당 사단 모 연대와 우리 연대가 10월 말, RCT가 잡혔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어차피 우리 대대는 KCTC 훈련에 참여하느라 한계치까지 훈련을 했으므로 추가로 더 훈련이 잡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느때처럼 연대 전술훈련 평가는 시작되었습니다.
10월 중순에서 말로 넘어가던 그날,
KCTC를 뛰고 온 우리 대대는 높아진 전투력을 체감하며 한량없이 여유가 넘치고 있었지만, 상대 연대는 우리 대대의 전투력에 대해 여러가지 소문을 들은데다, 바로 얼마전 군사령관이 높은 훈련 성과를 치하하러 방문까지 한 탓에 의기소침해있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연대장님은 우리 대대를 주공 및 주방어편성에 배치할 계획을 하셨고, 우리 대대원들은 그걸 당연히 여겼지요 물론 주공 및 주방어가 귀찮긴 하지만 짧고 굵게 끝나는 형태로 투입되기 때문에 어차피 이런 동네훈련 따위 가볍게 끝내고 쉬어주겠어! 라는 의욕 넘치는 대대가 되었습니다.(이런 사기고양 상태는 약 8개월간 유지되었다고 하더군요-전 훈련 3개월 뒤인 11월 말에 떠났습니다.)
그리고, 옆 사단과는 아랫 사람들은 으르렁거리는 사이였어도 높으신 양반들끼리는 역시 통하는게 통하는 거고, 게다가 우리 연대장과 그 연대장은 동기였습니다. 허허 웃으며 서로 짜고치는 고스톱을 시전했고, 그 결과 두 연대 작전과장은 이틀이 멀다하고 만나서 서로 안정적으로 전술평가를 받을 작전시간대와 일정을 조율하는데 바빴지요.
평가를 나올 군단 참모도 그 연대장들의 2년 선배였기 때문에 후배들끼리 그렇게 적당히 평가받기 위한 노력에 대해 딱히 개입하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연대 인사장교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그냥 '너무 대놓고 하지 마라'라는 정도의 주의만 줬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서로간의 조율이 끝난 건 훈련이 있기 3일전 금요일이었습니다.
연대장님은 전 연대 간부들을 모아놓고, 기본적인 작전안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내가 왠만하면 길어도 읽는 사람인데
군대 이야기 따위를 이렇게 길게 올리냐
미치겠다...인터넷 영향인지 요즘 인터넷에서 이렇게 긴글은 읽기가 곤욕 스러움
미치겠다...인터넷 영향인지 요즘 인터넷에서 이렇게 긴글은 읽기가 곤욕 스러움
내가 왠만하면 길어도 읽는 사람인데
군대 이야기 따위를 이렇게 길게 올리냐
난 길다고 못느꼈는데 긴가보네
난 이정도 글이면 맛깔나는데....
오 재미있네 ㅋㅋㅋㅋ 연대장정도 되면 저정도 능력은 기본으로 있어야 하나봄 ㅋㅋ
재밌는데 뭐 ㅎ
대단한 연대장이잖아...
오 맛깔나내 ㅋㅋㅋ연대장이 상남자넼ㅋㅋㅋㅋㅋㅋ 통수 맞으니까 작전으로 통수치는거 보소 ㅋㅋㅋㅋㅋ
글이 좀 길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네요 ㅎㅎ
POTG : 나를따르라!
난 재밌는데
재밌네ㅋㅋ
훈련 할때 병사입장에선 저런 작전내용을 모르니 하염없이 이동만 하다가 훈련 끝나서 족같았는데 작전사항이나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명령들을 알고 했으면 좀 달랐을거같음
재밋당
햐 머리 싸매고 30페이지짜리 작전을 새로 만들어 버리네ㅋㅋㅋㅋㅋ 적 입장에서는 개꿀잼몰카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