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머드코어 포앤서.
대부분의 인류는 오염된 지상에서 하늘로 도망치고, 세계는 전쟁을 반복하며 죽어가는 상태.
전장을 헤쳐나아가는 주인공에게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1번 세상이 죽어감에도 현재를 유지한 채 그저 하늘의 요람에서 꿈을 꾸거나.
2번 현실을 마주하며 하늘의 인류를 오염된 지상으로 강제로 끌어내리거나.
선택지에 따라 주인공은 두 해답 중 하나에 도달할 수 있는데,
거기서 세 번째 해답이 등장한다.
올드킹: 1번이든 2번이든 결국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결과를 내는 건 똑같다.
서서히 죽어가든, 좀 더 빠르게 죽어가든의 차이일 뿐이야.
그럼 지금 당장 다 죽여도 되지 않아?
혁명이란 그런 거잖아?
주인공: (솔깃) (납득)
그렇게 진행되는 제 3의 길 올드킹 루트.
수많은 인류가 거주하는 크레이들을 습격하여 추락시키고 인류 1억을 학살하는데 성공한다.
온갖 이해관계가 얽혀 다투던 세력들이 이 미친 짓에 놀라 바로 동맹을 맺고, 진짜 나머지 인류도 학살하려고 하는 올드킹과 주인공을 제거하려 달려온다.
그렇게 시작된 아머드코어 사상 최흉 난이도의 미션, ‘아르테리아 카팔스 점령전’
무려 세계관 최강자 1위부터 4위까지(하드모드에선 +@) 진심 어린 살의로 죽이려 드는 끝내주는 미션이다.
이 미션 시작할 때 나오는 회화가 있는데, 이제껏 해온 모든 아머드코어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고 마음에 드는 회화였다.
릴리엄 월콧: 당신들은 여기서 끝장내도록 하겠습니다. 이유는 알고 계시겠죠?
(네놈들 한 미친 짓 때문에 우리가 직접 죽이려 왔다)
로디: 뭐, 그런거다. 어차피 확신범이잖아? 말해봐야 소용 없지.
(이렇게 되리라는 걸 알고도 저질렀잖아? 그냥 받아들여)
오츠달바: 결국 짐승들이다. 사람의 말을 이해할 리 없지.
(저 새끼들이 제정신이겠냐? 말할 시간도 아까우니 얼른 죽여버리자고.)
여기까지만 들으면 인류를 학살한 괴물들을 벌하려 온 심판자들이라는 느낌이지만,
다음에 이어진 올드킹의 말은 그들을 괴물에서 심판자들에게 정당성을 묻는 또 다른 심판자로 격상시켜 버린다.
올드킹: 전쟁 장사치들이 잘난 척은……. 골라서 죽이는 게 그렇게 대단하냐?
자신들을 심판하러 온 자들은 세계의 구원자가 아닌, 그저 돈을 받으며 사람들을 죽이려 다니던 장사치들이다.
설령 올드킹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달성하려는 해답이 1번이든 2번이든 결국 사람들은 죽어나간다.
무고한 이들을 죽이는 건 네놈들이나 나나 똑같은데 뭐 그리 잘난 척이냐며 꼬집는 게 이 게임 스토리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게임은 올드킹을 마냥 긍정하지도 않는다.
그건 뒤에 이어진 마무리 말이 증명했다.
윈 D 패션: 너무 죽인다고, 네놈들은.
그 말은 군중 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구분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평등하게 몰살할 뿐인 올드킹을 꼬집는다.
정의의 반대는 악이 아니라 또 다른 정의라고 했던가.
이곳에 완전한 악은 없었다.
각자 자신이 내린 정답을 위해 싸울 뿐이다.
게임 타이틀인 ‘포 앤서’처럼.
그것이 드러나는 이 짧은 회화를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이 싸움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은 역사상 가장 많은 인류를 죽인 ‘인류종의 천적’이 된다.
그가 내린 답이 정답이었기에 이런 결말을 맞이한 게 아니다.
그저 정답을 관철시킬 수 있는 강함을 가진 게 주인공 뿐이었기에 이런 결말을 맞이하였다.
과연 그가 내린 답으로 충분했는가?
어딘가 더 나은 답이 있지 않았을까?
포앤서 마지막 미션은 최흉 난이도의 미션이자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미션이었다.
그래서 내가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포앤서를 좋아하나 보다.
그러니까 포앤서 리메이크 좀 해줘!!!
난 언제든 지갑 열 준비가 되어 있다!!!
Zzang Dol
2024/10/24 14:32
포엔서 하다가 어려워서 접었는데
이번거 해보고 자신감 얻어서 다시 해볼라고 찾아봤는데 방법이 없엉
시디 구하는거 말고는 방법이 안보임 ㅠ
㈜ 기륜㉿
2024/10/24 14:32
??: ㅎㅎ ㅈㅅ ㅋㅋ!;;
초코치즈햄버거
2024/10/24 14:32
아래짤로봇 멋지다곤 생각했는데
아머드코어 로봇이었구나
6입문이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