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있는
시드니 항은
세계적인 미항(美港)으로 손꼽혔다.
특히
이 항구의 입구는
험준한 사암 곶이 주변을 압도하는데,
바로 이곳을 통해
대형 크루즈배가
드넓은 태평양에 나갈 수 있었다.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시드니 자연항에
거대한 크루즈가
예인선의 안내를 받으며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바로
잊지 못할 사건과 추억을 경험하고 돌아온
‘콩코드 크루즈’였다.
현재 시드니 항에는
수 십대의 차량들과
많은 사람들이 얽히고설킨 채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입항하고 있는
‘콩코드 크루즈’를 맞이하기 위한
응급대원들과
경찰
그리고
각종 매스컴 취재진들이었다.
추가적으로
여러 군 수사관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SUV차들도
속속 도착한 상태였다.
이번 ‘아부사야프’ 테러 사건 조사를 위해 도착한 인물들로
은밀히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두가
‘콩코드 크루즈’가 입항하기 전
‘아부사야프’ 테러 사건에 대해
미리 연락을 받았거나
사전에 그 정보를 입수해 몰린 사람들이었다.
잠시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콩코드 크루즈’가
시드니 항에 입항을 완료했다.
곧바로
육지에 대기하고 있던 관계자들이
크루즈와 항구사이에
이동식 계단을 설치했다.
그러자
크루즈 안에 있던
수많은 승객들이
시끌벅적하게 하선을 시작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
응급 구조대와
경찰
그리고
각종 매스컴 취재진들이
하선하는 승객들에게 경쟁하듯 몰려들었다.
‘콩코드 크루즈’에서 발생한
사건과 사연을 확인함과 동시에
혹시 있을지 모를 환자들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승객들의 입에서 경험했던 사건과
영웅의 이야기가
하나둘씩 터져 나왔다.
특히 정체불명의 동양인 소문은
가득이나 취재거리가 없었던
각 기자들에게 환장을 하며 달려들 정도로
훌륭한 먹거리를 제공했다.
그렇게
언제나 평온함을 유지했었던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시드니 항은
한 동양인 덕분에
때 아닌 소란이 일어나고 말았다.
한편
그 소란의 주인공인
잇토키와 카이토는
객실에서
교복 대신
새 옷을 갈아입으며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갈아입고 있는 옷은
운동화와 흰 셔츠
그리고
검은색 면바지였다.
전부 마론이 구해다 준 것들 이었다.
잇토키와 카이토는
이 ‘콩코드 크루즈’를 떠나게 되면,
루시와 함께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훈련캠프’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번 작전의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훈련을 바로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잠시 후,
잇토키와 카이토가 있는 객실에
마론이 찾아왔다.
“준비는?”
“다 끝냈습니다.”
“그래?
그럼 출발하지. 따라오게.”
마론은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과 함께
객실을 나와 어디론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마론과
두 사람은
관계자용 엘리베이터에 탑승했고,
이곳 최상층인 6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이 셋이 가고 있는 방향은
현재 승객들이 하선하고 있는 출구 쪽이 아니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마론과
그 둘이 도착해 내린 장소는
바로 ‘콩코드 크루즈’ 최상층 외부 간판인
헬기 착륙장이었다.
그곳에는
조금 전에 도착한 헬기가
프로펠러를 가동시킨 채 대기 하고 있었다.
루시가 ‘VVIP’ 자격으로
마론에게 부탁하여
‘콩코드크루즈’관리 회사인
‘카니발 해운 연합(Carnival Corporation & plc)’에서 지원 받은 헬기였다.
현재 시드니 항에 진을 치고 있는
수많은 기자들과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함이었고,
이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뒤이어 도착한
루시와 아델리아
그리고
레이첼이
서로 손을 잡으며
마론과
그 둘이 있는곳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곧
이 둘을 발견한
루시가
아델리아를 레이첼에게 맡긴 후
마론에게 웃으며 다가왔다.
“덕분에 이번 여행은 즐거웠어요.
그리고
은혜는 잊지 않을 게요.
정말 고마웠어요.
마론.”
“저야 말로 영광이었습니다.
루시.”
마론과 루시는
서로 감사의 포옹을 나누었다.
이어서 마론은
아델리아의
깜찍한 입맞춤과 동시에
레이첼의
무뚝뚝한 고개인사를 받았다.
“사쿠라바 잇토키 군.
마론과 인사 나누고 오세요.
저희는
먼저 헬기에 탑승해 기다리고 있을게요.”
루시는
그 말을 끝으로
아델리아와 레이첼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을 헤치며 헬기에 탑승했다.
마론은
그 세 명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잇토키에게 고개를 돌렸다.
“솔직히 자네와 하고픈 말이 많네만.
시간과 상황이 허락해 주지 않는군.
그리고
이번 의뢰비
만 달러는
자네가 알려준 계좌에 입금 시켰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너무 적은 의뢰비더군.
그래서 말인데.
내가 아까 해준 말 잊지 말게.”
마론은
잇토키가 알려준 비밀계좌에
만 달러를
미리 입금해주었다.
그러나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승객의 목숨을 구해준 값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그 때문에
마론은
‘만약 사쿠라바 잇토키와
쿠로바 카이토가 콩코드 크루즈를 이용하게 된다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그 둘에게
‘영원히 ‘VVIP’이상으로 대접해 주겠다‘고
약속까지 한 상태였다.
마론은
잠시 잇토키의 눈을 바라보았다.
처음 봤을 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뭔가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마론은
그런 잇토키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며
마지막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구해줘서 고맙네,
잇토키 군.
늘 가는 길에 축복이 함께 하길 빌겠네.”
“절 바다에서 구조해주셨잖아요.
마론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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