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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딸) 괴문서) 그녀가 그를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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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노 다이아몬드와 그 트레이너는 중앙 트레센 졸업 직후 성대한 약혼식을 올렸다. 지나치게 이른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은 이마저도 곧바로 결혼식을 올리자는 다이아를 어르고 달래가며 겨우 타협한 것이었다.


“다이아쨩! 축하해! 드레스 너무 예쁘다!”

“기원! 아름다운 한 쌍의 미래에 축복을!”

다이아의 절친한 친구인 키타산 블랙과 트레센 이사장 아키카와 야요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하객들이 두 사람을 축복한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군.”

“언제 한 번 대접할 기회를.”

“좋네요. 보고만 있어도 영감이 떠올라요.”

“어머나, 정말 멋지시네요. 잠시 후에 시간 괜찮으시면 칵테일이나 한 잔…”

“저희 가문도 사토노 그룹과 여러 비즈니스를…”

“같은 체육인으로서 교류를…”

내각의 고위 공무원, 저명한 교수, 상승가도를 달리는 천재 미술가, 탑급 연예인, 재벌가 후계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이르기까지. TV에서나 겨우 보던 쟁쟁한 인물들이 몸소 행차해 축하의 말을 건네는 것을 보며 잔뜩 얼어붙고 마는 트레이너.


“잠깐 빠져나가서 쉴까요, 트레이너 님?”

다이아는 지나치게 긴장한 트레이너의 상태를 발빠르게 알아채고 함께 인파를 빠져나갔다.


“휴우, 고마워. 다이아. 숨 막혀서 죽는 줄 알았어.”

“후후, 당연한 일인걸요. 여기서 잠시 쉬고 돌아가도록 하죠.”

한적한 테라스의 벤치에 앉아 숨을 돌리는 두사람.


“....”

“왜 그러세요, 트레이너 님?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문득, 트레이너가 멍하니 다이아를 바라본다. 다이아는 가볍게 웃음지으며 그 시선의 이유를 물었다.


“아, 아니. 뭔가 실감이 안 나서…. 나 같은 평범한 놈이 다이아처럼 엄청난 우마무스메와 약혼을 한다는 게….”

트레이너가 조금 전 수많은 하객들을 보며 떠올린 의문을 입에 담는다. 서민 가정에서 태어나, 트레이너 자격시험을 턱걸이로 통과하고, 다이아와 나이차이도 적지 않게 나는 자신이 어떻게 이런 신부를 얻게 된 걸까?


“평범하긴요.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특별한 한 사람인걸요. 앞으로는 더욱 특별해질 거고요.”

다이아는 트레이너의 팔짱을 끼며 그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의문을 해소할 수는 없었다.


“다이아는 처음에 왜 날 지명한거야?

지금 나를 좋아하고 있는 건, 담당 트레이너로서 가까이 지내다가 좋은 점을 발견해서 그런 거라 치더라도…”

트레이너가 조심스레 말문을 연다. 이제 와서 묻는 것도 이상하지만, 머지 않아 부부가 될 사이인 이상 궁금증을 해소해 두는 것이 여러가지로 낫겠지.


“그 당시의 나는 이제 막 중앙 트레센에 채용됐을 뿐인 애송이였잖아. 실적도 없는 나를 왜 지명했는지 항상 궁금했어.

너라면 확실하게 실적이 입증된 베테랑 트레이너를 고를 수도 있었을텐데 말야.”

“트레이너 님을 뵙고 운명을 느꼈다… 라고 말씀드리면 납득하시기 어려우시겠죠?”

다이아는 팔짱을 풀고 바로 앉았다.


“제가 트레이너님을 스카우트했던 그 날의 레이스를 기억하고 계신가요?”

“물론 기억하지. 다이아가 참여한 레이스는 전부 기억하고 있어.”

트레이너는 다이아의 질문에 지체없이 답한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쁘네요. 그럼 제 레이스를 본 다른 트레이너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도 기억하시나요?”

“하나같이 명문가에 걸맞는 굉장한 달리기라고 했었지, 아마? 역시 사토노 가문의 영애라느니 하는 말도 했었고.”

트레이너가 그때의 광경을 떠올린다. 수십 명은 족히 되는 트레이너들이 다이아 한 명을 둘러싸고 말 한마디라도 덧붙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자신도 그 모습을 보고 사토노 가문의 위광을 몸소 깨달았을 정도였지.


“트레이너 님은 어떻게 말했는지… 기억하세요?”

다이아가 트레이너의 손에 깍지를 끼며 물었다. 트레이너는 손을 움찔 떨면서도 수줍게 다이아의 손을 마주잡았다.


“기억…하지. 그래서 궁금하다는 거야. 빈말로도 좋은 얘기는 안 했었으니까.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 긴장을 풀고 속도를 늦춘 거랑, 다른 주자들을 살피는데 소홀한 것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만 했잖아. 그런 습관을 놔두었다간 이후의 레이스에서 결정적인 패인이 되고 말 거라고.”

트레이너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인파를 뚫고 다가가 다짜고짜 그런 말을 내뱉어 버렸던 그 때의 부끄러운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 초짜 트레이너로서 열의가 지나쳤던 걸까? 하지만 그 당시의 자신은 눈부신 재능의 원석이 가진 결점을 지적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앗, 죄,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넘게 그만...!

한발 늦게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러버렸는지를 자각하고, 주위의 분위기가 더없이 싸늘해졌음을 느꼈을 때,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자리를 피하려고 한 그 때.


-채용이에요! 당신을 제 트레이너 님으로 채용하겠어요!

다이아는 환히 웃으며 그리 선언했다. 그 뒤로 어찌어찌 일이 잘 풀려 G1 2승이라는 쾌거를 이루긴 했지만, 그 때 자신이 선택된 이유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후후, 맞아요. 그랬죠. 그 자리의 모든 트레이너들이 절 치켜세우고 떠받들며 칭찬할 때, 오로지 트레이너 님만이 제게 쓴 소리를 해주셨어요.”

다이아가 그날의 풍경을 떠올리며 웃음소리를 흘린다. 


“사실은, 바로 그게 이유였답니다.”

“응? 더 이해가 안가는데.”

다이아의 대답에 트레이너의 의문이 한층 더 깊어진다. 초면에 대뜸 지적질을 해 대는 트레이너라서 채용을 했다니?


“조금 저 정확히는, 그 자리의 모두가 절 ‘사토노’로 보고 있을 때… 트레이너 님만이 저를 ‘다이아몬드’로 봐 주셨으니까요.

거대한 다국적 기업-‘사토노’의 완벽한 영애가 아닌, 아직 미숙하고 배움이 필요한 한 명의 우마무스메-‘다이아몬드’로 봐 주셨기 때문에 트레이너 님을 채용한 거에요.”

다이아가 트레이너와 맞잡은 손을 조금 더 힘주어 잡는다.


“사토노 가문에 닿기 위한 연줄,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 더 큰 커리어를 위한 발판 취급하는 트레이너들과, 지도해야 할 한 명의 우마무스메로 봐 주는 트레이너.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너무 당연하지 않나요?”

“...그게 다야? 겨우 그런 이유 때문에 그 자리의 수많은 베테랑 트레이너를 내치고 검증되지도 않은 초짜 트레이너를 채용한 거라고?”

트레이너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되묻는다. 이제껏 자신이 채용된 이유는 정치적, 사업적인 방면으로 무언가 복잡한 이유가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는데, 단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니.


“네에. 그게 다예요. 겨우 그런 이유로 트레이너 님을 선택한 거에요.”

다이아는, 트레이너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며 그의 가슴팍에 볼을 부볐다. 이 남자가 자신의 것이라며 냄새를 묻히듯.


“하지만 그 ‘겨우’가 저에게는 전부였어요. 그뿐이에요.”

트레이너의 품에 안긴 다이아가 트레이너를 올려다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다이아. 나를 선택해 줘서. 별달리 잘난 것도 없는 내가 널 만난건 평생의 행운이야.”

다이아의 그런 미소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쑥스러워진다. 트레이너는 볼을 긁적이며 다이아를 마주안고 그리 말했다.


“잘난 것이 없다니요. 트레이너 님이 얼마나 매력 있으신 분인데요.”

다이아가 트레이너의 품에 더욱 깊이 파고들며 온몸으로 체온을 나눈다. 귓가에 들리는 트레이너의 거센 심장박동과 코를 간질이는 그의 체향이 그저 황홀해,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고 바랄 정도였다.


“아, 여기 있으셨군요! 한참 찾았어요. 잠깐 둘이서 칵테일 한잔…”

그때, 트레이너의 배후에서 누군가 반가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조금 전 트레이너에게 추파를 던졌던 연예인이었다.


“힉!”

트레이너가 뒤를 돌아보는 것보다, 그의 몸에 가려져 있던 다이아가 고개를 내미는 것이 조금 더 빨랐다. 다이아는 살기를 담아 제 주제도 모르는 도둑고양이를 째릿 노려보며 소리 없이 경고했다.


“...카, 칵테일 한 잔 하자고 해놓고 왜 밖에 나가신 거에요? 그, 그, 금방 갈게요!”

성체 우마무스메의 진심어린 위협에 지레 겁먹은 그녀는 다른 사람과 통화 중이었던 척하며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우리한테 한 말이 아니었구나. 깜짝 놀랐네.”

“...그러게요.”

다이아가 순식간에 표정을 풀고 다시 미소를 짓는다. 조금 전 지어보였던 얼굴은 트레이너에게 도저히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이었으니까.


‘아직도 트레이너 님을 넘보는 암캐들이 너무 많아. 이래서 서둘러 결혼하려고 한 건데….’


허둥지둥 도망치는 발칙한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다이아가 이를 간다. 약혼을 축하해야 할 하객 주제에 주제도 모르고 끼어들려 하다니. 가문의 힘을 총 동원해 이 세상에서 삭제해버리고픈 충동이 든다. 정식으로 결혼해 부부가 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방해꾼들이 나타날까 생각하면 벌써부터 속이 쓰려온다.


“....”

“...왜 그러시나요? 트레이너 님.”

트레이너가 다시 한 번 다이아를 빤히 바라본다. 조금 전 속으로 떠올린 살벌한 감정을 읽어내기라도 한 것일까? 다이아의 마음 한켠에 불안이 싹튼다.


“아니, 새삼 다이아가 엄청 예쁘다 싶어서. 저 사람도 연예인인 만큼 나쁘지 않은 외모지만, 역시 다이아와는 비교도 할 수 없구나.”

“...헤?”

갑작스레 훅 들어오는 트레이너의 칭찬에 다이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다. 


‘트, 트레이너 님도 참…. 가끔 자각 없이 이런 식으로 당황시키신다니까…. 싫지는 않지만.’

순간 머릿속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듯한 행복감이 다이아를 사로잡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폭발할 것처럼 일렁이던 살기가 눈녹듯이 사라진다. 넘치는 기쁨에 귀와 꼬리가 통제를 잃고 제멋대로 파닥여 도저히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 그만 돌아갈까요. 다른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테니까.”

“물론이지. 내가 에스코트해줄게.”

트레이너가 다이아의 말을 듣고서는 벌떡 일어서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다이아는 기쁨으로 떨려오는 손을 마주 내밀어 그의 손 위에 얹었다. 굳고 거친, 하지만 무엇보다도 따스한 그의 손이 주는 온기가 그저 기꺼워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괜한 걱정이었네. 트레이너 님…아니, 서방님께서 되먹지 않은 여자들에게 마음이 흔들리실 리가 없는데.

뭐, 기분은 풀렸으니까 아까의 그 발칙한 년은 한 번 봐주도록 할까.’

다이아가 사뿐사뿐 트레이너를 따라 걷는다. 오늘 하는 것이 결혼이 아닌 약혼이라는 것에 대한 불만은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다.


‘...가만, 임신하면 결혼 날짜를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기회를 봐서 서방님을 덮쳐야겠어. 아직 기회가 있지 않을까 착각하는 것들도 내가 임신하고 난 다음에는 마음을 접겠지.’

‘왠지 춥네. 아까까지도 따뜻했는데.’

다이아가 속으로 꾸미는 흉계 탓에 오싹한 한기가 느껴진다. 트레이너는 그 오싹함의 근원이 자신의 한 걸음 뒤에서 걷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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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 성분이 부족한 것 같아서 뒷부분에 조금 첨가했음


다이아 외모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댓글
  • KaidoHKS 2024/10/19 14:21

    조만간 큰 사고 칠 다이아......맛있습니다


  • KaidoHKS
    2024/10/19 14:21

    조만간 큰 사고 칠 다이아......맛있습니다

    (btFSjm)


  • 카니에타
    2024/10/19 22:39

    괴문서라고 해서 꼭 그런 내용을 넣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잘 봤어요!

    (btFSjm)


  • 오메가님의 발닦개가되고싶어
    2024/10/19 22:42

    (사실 핑계고 그냥 내가 넣고싶어서 넣었음)

    (btFSjm)

(btFSj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