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 :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는 거야

현재 F1 그리드 내 최고령 드라이버이자

2005~6년 2연속으로 르노에게 챔피언을 안겨준 스페인이 낳은 최고의 F1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

그가 F1 최고의 명문팀 스쿠데리아 페라리에서 뛰던 2014년

그가 탔던 차량은 F1 역사상 최대의 규정변경이 실시된 2014 시즌을 맞이해 페라리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레이스카인 F14T였고

페라리가 당시 가지고 있던 최고의 레이싱 엔지니어들을 동원해서 만든 이 차는

쓰레기였다

다들 규정변경 때문에 빅팀 하위팀 할 것 없이 허우적대던 시절이었다고 해도 F14T는 이게 페라리가 만든 차가 맞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멸적인 성능을 보여줬고

결국 메르세데스와 무려 500점을 뒤쳐지면서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4등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며 페라리가 만든 최악의 레이스카로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6년 뒤에 더 한 놈이 나와서 이 칭호를 물려주긴 했다만

결국 여기 계속 붙어있다간 답이 없다고 판단한 알론소는 2015년 레드불의 제바스티안 베텔이 페라리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잽싸게 과거에 뛰었던 팀 맥라렌으로 탈출했다

당시 맥라렌은 7년 만에 엔진 공급사로 복귀한 혼다와 손을 잡고 레이스카를 만들고 있었고

과거 이 둘의 조합이 그야말로 F1을 정복했던 지라(1988년 16전 15승)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이 2015년 출격할 맥라렌의 레이스카 MP4-30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차량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F14T가 선녀로 보일 정도로 상상 이상으로 저열한 성능을 자랑한 MP4-30의 힘에 힘입어

맥라렌은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9위라는 팀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오죽하면 처참한 차량 성능에 절망한 알론소는 일본 그랑프리에서 대놓고 위의 GP2(현재 F2라고 불리는 F1 주니어 선수들의 대회) 엔진이라고 디스했을 정도

이후로도 맥라렌은 엔진을 르노로 바꾸고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알론소는 2018년 1차 은퇴를 선언했을 정도였으니 저 2년 간의 불운이 알론소에게 제대로 안 좋은 쪽으로 작용한 셈

F1에서 훌륭한 선수가 똥차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지만 팀을 옮겼음에도 연속으로 두 번 만나는 건 진짜 전례가 없는 경우라 F1 팬들 사이에서도 자주 회자되곤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