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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했다. 글 작성자 입니다.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따듯하고 심심한 위로의 말에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저도 앞으로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제 할 일도 없겠다 뭘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이혼 이후 당분간의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올려 부정기 연재할 생각입니다. 저는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중이니까여 깔깔
그 날 이후
나는 방을 보고 계약을 마쳤다. 원룸이지만 투룸같은 크기에 방 또한 굉장히 깔끔했다. 바퀴벌레도 나오지 않았다. 세가 조금 비싸긴 했지만 그동안 들어간 교통비며 경조사비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였기에 나는 '그럽시다!' 하고 계약을 하게 되었다.
"방 잘 보고 왔어?"
짐을 싸던 전 와이프 현 망할년은 제법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나에게 방을 잘 보고 왔냐고 물었다. 하지만 방을 보고 난 뒤 사람들과 만나 미친듯이 술을 쳐먹은데다가 며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버스를 탔다가 세바퀴나 돌아버리고 오후 열한시 반이나 되어서 귀가한 탓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나는,
"아이고 별걸 다 걱정하세요. 너는 니 남친하고 통화나 계속 씨부리세요."
라고 답했다. 그런 내 모습이 생소했는지 현 망할년은 사람이 못돼게 변했다고 말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잠을 자려다 말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누가 나를 이따위로 만들었는데!!"
나는 잠들었고 다음날 모르는 척 씻고 출근하려는 찰나였다.
문제는 현 망할년이 돈이 없다며 만원만 달라고 했던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자존심이니 뭐니 하면서 돈 못벌어온다고 깔아뭉개더니 돈나올 구석 없어지니까 만원만 달라고 말꼬리를 흐리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지 남자놈하고 뒹구느라 돈 다쓰고 다닌 모양이지. 난 웃으며
"ㅋㅋ 얼마?"
하고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키보드 위에 올려놓았다.
내 연봉의 앞자리는 3에서 왔다갔다 한다. 많은 돈도 아니지만 적은 돈도 아니다. 빚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살면 중형차를 끌어도 납득할만 하다. 그런데 넌 앞으로 어쩔래? 아무래도 그 죽고 못사는 남자가 돈까지 커버쳐주지는 않는 모양이다.
뭐 아무래도 좋다. 나는 퇴근 후에 마트에 들러 새집에 놓을 가재도구를 좀 살 예정이고 현 망할년은 만원이든 뭐든 써서 뭐라도 쳐먹겠지. 나는 헹켈 포스타 칼세트를 살 생각을 하며 행복감에 빠져들었다.
후에 언급하겠지만 나는 요리를 매우 좋아한다. 자체적으로 회뜨는거랑 아구찜 빼고는 다 할 줄 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밥은 항상 내가 차렸고 설거지도 내 몫이였다. 칼세트를 사는 상상을 하며 행복했던 것은 그런 점이였다. 이제 온전히 내가 원하는 음식을 '나를위해'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였다. 이사 첫날인 이번주 토요일엔 뭘 해먹을까. 현 망할년은 편의점 도시락이나 사먹겠지. 웃음이 나왔다. 이혼한지 한달도 안된 시점이였다.

댓글
  • 크다말어왜 2017/10/17 08:38

    행복합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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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둥이애비 2017/10/17 08:48

    이혼하고 아직 같이 계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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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1킨매니아 2017/10/17 08:52

    행복했던 글 많이쓰신분인데.. 안타깝네요
    더 좋은분 만나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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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야쏘지마 2017/10/17 08:53

    지나간 시간은 아깝고 되돌릴 수 없지만 남은 시간들은 하고 싶은거 하시고 좋은 사람 만나고 그러시면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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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쫗아 2017/10/17 08:55

    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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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남자 2017/10/17 08:56

    이사후 사용할것은 이사하고 사시는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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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크마스터@ 2017/10/17 08:57

    요리게시판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DSLR 카메라도 입문하셔서 맛깔난 사진도 찍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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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아빠 2017/10/17 09:01

    바보시네요.  그러지마세요. 그러지말걸 이란 후회만 남습니다.
    안보고 안듣는게 최선이더군요.
    생채기 만들지 마세요. . 뭐 저도 못그랬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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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우별 2017/10/17 09:02

    이혼했는데 왜 같이 살아요??
    딴놈이랑 뒹굴고 지낼곳이 없어서 그런가요?? 추잡하네
    집은 여자테 넘겨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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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구속 2017/10/17 09:07

    이혼하기전날 배틀그라운드하시다가 다음날 바로 이혼하시고 방도구하시고 짧은시간안에 와이프 바람피신것도 잡으시고..
    많은 일이있엇나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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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빅터스 2017/10/17 09:13

    힘내세요
    당신같은 명품을 놓친 그여자가 불쌍하네요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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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ngpops19 2017/10/17 09:26

    헹켈 good 입니다
    나를 위한 요리 많이 하시고
    맘좀 추스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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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yess 2017/10/17 09:26

    아...저는 만원이 왜 이렇게 아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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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노가시라 2017/10/17 09:28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직 미혼이지만 결혼할 여친이 국제선 승무원이라 장거리 노선으로 비행갔을때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다는....
    하지만 뭐 아직 사랑이 식고 그런건 아닙니다. ㅎㅎ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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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벽 2017/10/17 09:29

    추천드리려 로그인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신다는 점이 저랑 같네요 남은 생 행복하시길 바래요. 자기를 위해, 좋은 사람을 위해 요리하며 행복해하시는 모습 자주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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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란? 2017/10/17 09:31

    어짜피 이리된거 냉정하게 사세요.
    작성자님 행복만 위한길 찾으시고요.
    동정도 하지마세요.
    쓰레기통 뒤져봐야 쓰레기뿐 입니다.
    개버릇은 바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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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 2017/10/17 09:37

    바람난 상대가 결혼해주고 용돈도 줘야되는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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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레옼잠 2017/10/17 09:42

    스크랩+추천+....그리고 저의 사랑입니다!
    추천 100개 박고싶다!!!!!!!!!!!!!!!!!!!!!!!!!!!!!!!!!!!!!!!!!!!!!!!!!!!!!!!!!!!!!!!
    연재 기대하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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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훼 2017/10/17 09:42

    추천드립니다!! 다시 행복해져라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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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밥통 2017/10/17 09:48

    정모가 금지된 커뮤라서 이럴땐 좀 아쉽습니다.
    만나서 술 한잔 사드리고 싶어요.
    제 마음의 술 한 잔 따라드립니다~
    이건 위로의 잔이 아니라, 건투를 기원하는 축운의 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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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뢀을탁치다 2017/10/17 09:50

    웃는 시간이 많아질것것같네요 나를 위한 내 삶을 살길바랍니다
    누구하고 비교될것도 없이 님은 이제 행복해질 사람입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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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가다김모씨 2017/10/17 10:04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전 확실하다고 생각하는건데....
    그 상대 남자놈 분명히 전와이프가 남의사람이라 아무때나 만날수도 없고 언제나 내맘대로 할수없기때문에 더 신경써진....그니까 남의떡이 커보인것일뿐일것입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심드렁해지고 이별권고 당할듯....
    남의 아내를 빼앗은놈이 애정에 대해 정상적인 사고를 할리가 없고.....
    머잖아 연락올겁니다 확실히 찍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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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캣추 2017/10/17 10:12

    냉정해지시라 어쩌라하시는데...
    사실 당사자로써 그렇게하기 굉장히 어렵고 힘들어요.
    전 그냥 작성자님 감정 있는그대로 상대에게 다 토해내시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상대가 잘못한거잖아요 내가 잘못한거 찾아봐야 코때지파다 들킨거 수준아닌가요?
    냉정찾고 버텨봐야...조금 멋있어보일지 몰라도 내감정 추스리기 더어려워요. 그냥 추접하고 더러워보여도 잘못을 저지른사람에게 내감정다 뱉어버리면 오히려 속이 편안해지더라구요. 그사람도 내마음속에 더 잘잊혀지고...
    제경험상 그랬네요. 이혼하면 끝인것같아도 몇년은 좀 힘들고 아파요. 잘이겨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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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오줌못가리지 2017/10/17 10:18

    오유 가입하고 첫 댓글이네요
    비슷한 상황을 한번 겪어봐서 느끼는건데 이런 상황은 노답이죠
    이제 행복하실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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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흠미 2017/10/17 10:18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사람으로써(전처바람) 대충 심정은 이해가됩니다. 한달 되셧다하니 지금 참 혼란스러우시죠..이게 밎나싶기도하고 내가 뭘 그렇게 질못했나 싶기도하고 전처가 밉기도하고. 제가 극복한 방법은 다른 여성분 얼른 찾아보세요. 세상은 넓고 나랑 맞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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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목에빨간줄 2017/10/17 10:28

    힘내세요!!!! 아니 힘내란말도 웃기다
    아니아니 잘하고계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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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물범뀨 2017/10/17 10:30

    이런곳에 이런글 ... 후기? 뭐 이런글 쓰시는것 자체가 미련이 많이 남아서 그런것같아요.
    그냥 원래 쓰셨던 그런글 위주로 쓰시고 이런글은 좀 자제하심이 본인이 견디는데도 좋을듯하네요...
    글쓸때 마냥 쓰는게 아니라 과거를 곱씹으면서 있던일을 쓰는거니깐.. 일기의 순기능이긴하지만...
    이런 일을 적는건 겉으로 나 괜찮아 잘지내 하면서 스스로 과장을 하는 일종의 방어기재 같아요
    모쪼록 빨리 회복하셔서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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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semuse 2017/10/17 10:33

    다 떨쳐 버리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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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매거진 2017/10/17 10:38

    조금만 아파하시고 작성자님보다 작성자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며 20년후에는 의리로 ㅋㅋㅋ 똘똘뭉친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잘살고있는 작성자님이 상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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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해요냉 2017/10/17 10:48

    전 아내년은 얼마나 완벽한 남자를 만났길래 돈 만원이 없어 전남편에게 꿔가게 만드는건지 ㅋㅋㅋ.. 지 여친이 전남편이랑 이혼 후에도 같이 사는디도 신경 안쓰이나봅니다. 정말로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면 당장 델꼬 나올텐디 ㅋㅋ. 저년은 지가 상처주고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놓고도 어쩜 저리 뻔뻔하게 말을걸고 돈을 빌려가는지... 보면 볼 수록 잘 헤어졌단 생각이듭니다.
    당장은 무너진 세상 밑에 깔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지만 , 무너진 잔해를 천천히 치우고 다시 세상을 바라보면 여태까지 작성자님의 세상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멋진 세상이 보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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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UKASE 2017/10/17 10:57

    저도 이혼하고 연봉 두배로 뛰어서 십년 끌던 빚도 세 달만에 다 갚고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살고 있어요!! 처음만 힘들지 너무 좋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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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늅타입 2017/10/17 11:03

    만원을 놓아두다뇨.... 민사 하셨지요? 제발 합의했다고 안하셧으면 바람난년놈들은 피말려죽여야함 이혼했으니 남의 인생 조져놧으면 비인갱도 조지는것도 알게해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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