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말 줏대없는 인간인가 봅니다.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메인 렌즈는 loxia 2/50 입니다.
가볍고, 작고, 화질 좋고,,, 다 좋은데 수동이죠. 최근까지는 불편해도 다른 장점때문에 참을만 하다 생각하다 추석 연휴동안 가족 사진을 찍는데, 도저히 돌아다니는 가족 얼굴에다는 촛점을 못 맞추겠더라구요.
점점 진행되던 노안이 드디어 포텐을 터트린거죠. ㅠㅠ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생각해서 자주 가는 매장 사장님에게 렌즈를 팔고 50mm대 렌즈를 고르려는데 언제나처럼 딜레마가 저를 괴롭히더군요. 50.4는 너무 비싸면서 크고 무겁고, 55.8은 그렇지 않아도 꽉차는 50미리 화각에서 5미리가 더 붙어서 적응이 쉽지 않을 것 같고,,, 거기에다 처음에 샀을 때는 물건이 없어서 웃돈 얹어서 130만원 주고 샀던 loxia렌즈가 중고 매입가는 65만원.
매장에서 한 두시간은 서서 줏대없이 고민만 했다가 결국에는 50.4 너로 정했다(그리고, 통장 잔고는 가망없는 수준으로 마이너스).
그러나,,,, 매장에선 그럭저럭 들고 다닐만하다 느꼈는데 집 근처 돌아다니면서 몇 장 찍어보니 왜 이렇게 크고 무거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50.4 산 다음날 사장님에게 팔았던 loxia 다시 내가 사겠다고,,, 근데 지금까지 50.4를 안샀던게 돈이 부족해서 못지르다가 이거 파는 김에 질러보자 그랬던건데, 그럼 지금까지 내가 했던 삽질은 뭐였을까,,, 그냥 장비병 말기증상인거죠 뭐.
어제는 정말 나란 인간이 이렇게 줏대없을 수도 있는거구나,,, 통감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오늘부턴 조신하게 추석동안 찍어놓은 사진들 보정 못한거나 열심히 작업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