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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더니

대학교 졸업 때까지 계속
미샤 비비에 로드샵 제일싼 틴트만 바르고 다니고
옷도 구질구질 10년된 옷 풀컬렉션으로 입고다녔거든여
주로 티나 맨투맨, 오래된 청바지에 야상...
관리를 안하니까 옷에 보풀이 있어도 그런갑다 구김이 있어도 그런갑다
교복하의는 닳고닳아 엉덩이가 반질반질 블링블링해졌는데 그땐 뭐가 이상한지 몰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울 따름ㅜㅜㅜ
참고로 오래 입던 청바지 중 하나는 부우우욱 엉덩이가 찢어졌어요...심지어 기모청바지.............
가족들도 영 꾸미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
엄마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 옷(.....)을 입는다든지 일년360일 쌩얼이고
6일은 에뛰드비비(7년전제조)+알수없는벽돌색립스틱(요번 벽돌유행불기전 벽돌유행하던 십몇년된것) 이런거 바르고 다니셨거든요
물론 엄마는 동안에 피부도 좋고 무지 예뻤지만
저도 보고 배운 거죠 뭐.....
립스틱 유통기한 너무 지났다고 뭐라 해도
냉동실에서 발견된 유통기한 10년 지난 음식도 먹는 엄마한테 먹힐 리가......
(왜 이러는 걸까요 대체ㅜㅜ.....)
아무튼 뷰티고 패션이고 관심도 없었고
옷은 한 일이년에 한번 지하철상가나 망해가는옷집에서 파는 삼천원 오천원짜리 티나 주워입고 다녔어요
집이 아주 가난한 것도 문제였지만 가난하다고 다 이러진 않거든여 그냥 저희집이 관심과 관리가 부족해서 그랬어요ㅜ
예쁜 옷이 없으니 있는 옷도 안 버리죠?
10년 넘은 옷이나 오래된 옷들 실밥나가고 보풀생긴 옷들 다 안 버리고 챙겨입고 그러고 다녔어요ㅜ
자취하면서 한 요 일년 간간히 화장품이랑 옷 길거리에서 산 게 전부.
그러다 최근에 미쳤는지 인터넷쇼핑에 빠졌습니다ㄷㄷㄷ
말 그대로 월급을 갈아넣었어요
월급의 일부 말고 진짜 전체, 그 이상이 날아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싸구려 좋아하는 그지감성은 안 사라져서 싼 걸로 가득샀는데도 돈이 숭숭 빠지더라고요 많이 사니까!
인터넷 옷은 구린 줄 알았는데 요샌 별로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제가 웬만하면 퀄리티 크게 안따져서 그런 것도 있을듯ㅎ
하여간 집이 옷으로 가득차고 발라본 적도 없는 립을 사고...
이젠 택배사 별로 택배아저씨 얼굴 구분이 가능해요ㄷㄷ
근데 행복해요
연애는 예나 지금이나 관심이 없어서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자기만족의 쇼핑이거든요??
어릴 땐 왜 꾸미는데 돈을 쓰는지 모르겠다,
그돈이면 게임에 지르겠다(.....) 했었는데
그냥 저한테 안 어울리더라도
예쁜 화장품을 사고 예쁜 옷을 사서 감상하고 입어보는 자체가 행복해요
지금까지 이렇게 절 위해 많은 돈을 쓴 적이 있나 싶어요ㅜ
하지만 어차피 결혼도 안 할 거고
좋은집에서 절약하고 아끼며 사느니
조그마하고 구린 집에서 살아도 외식도 하고 옷도 사면서 쓸거쓰고 사는 게 좋거든요
(김생민씨와 저는 마인드가 정반대!!)
특히 한국이 외모지상주의가 심하다 보니
새 옷 입고 새 립 바르고 나갔을 때 그냥 스스로 자존감이 업되는 기분이에요
직장에서 다른분들이 예쁘다고 해주면 그걸로 싱글벙글하고 그런 소소한 행복이 내일도 눈을 뜰 힘을 주는 것 같아요
배달 음식 먹으면서 새로 살 립제품 인터넷으로 둘러보다가
이런 것도 행복 아닌가 싶어 뻘글 써봤어요
모두 행복한 뷰티-패션 생활 하세요!
그리고 안 꾸미는 남자분들도 꼭 꾸며보세요
이성(혹은 동성)한테의 매력어필을 떠나서 본인의 행복과 자존감이 올라가요!
그럼 또 상대방한테도 매력적인 사람이 될 테니까요~

댓글
  • 정오팔 2017/10/04 22:54

    진짜 공감해요... 진짜 맘먹고 사는게 로드샵 립스틱이였던 시절이 저한테 있었구나 이글보면서 다시한번 떠올렸어요
    심지어 그립 안어울려서 친구한테 줘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지고있어도 안썼던거죠 ㅠㅠㅠ 뭐가 어울리는지도 몰랐고.
    올해 서서히 바뀌면서 뷰게를 들락거리던 날을 기점으로 백화점도 가기시작하고 저번주만해도 벌써 한가득 쓰고 온.....
    엄마랑 같이 백화점가서 막 구경하고 발라보고하는데 둘다 그래본적이 없어서 어색하더라구요 ㅠ 점원분 오시면 둘다 긴장...
    서서히 나아지는거겠죠! 작성자님 쓰신글에 정말 전적으로 동의해요! 남을 위해서 사는게 아니라 날 위해서 사는거라는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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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n 2017/10/04 23:26

    왘ㅋㅋ 진짜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더니 어마어마하게 쓰셧네요 ㅋㅋㅋ 저도 작성자님만큼은 아니지만 화장 늦게 시작한편이에요 한 대학교 2학년즈음 ㅋㅋ 지금은 어머니가 제발 화장품좀 다 쓰고 사라고 그러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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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랭쿠키개조아 2017/10/04 23:29

    공감합니다!!!! 일단 꾸미는거는 두가지 요소로 영향을 받는 듯!! 1.가정환경-엄마나 언니가 잘꾸미면 보고배움, 잘안꾸미는것도 닮게되서 이런 가정환경이 나의 분위기나 스타일관을 좌우함 2.돈-돈이 있어야 새로운 시도도하고 나에게 맞는걸 찾게됨. 가정환경으로 만들어진 밑바탕에서 돈과 시간 등등 투자가 있어야 감각이 생김......돈이 가장큰듯 돈만 많으면 부담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니까 나중에 믹스매치도하고 발전하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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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ims3 2017/10/04 23:30

    맞아요 인간은 소비의 동물인가보다 싶기도 한게 작은거라도 지르면 지를때의 쾌감이 있어요.
    딱히 쓸모없고 그런건데도 사실 실생활에 꼭 필요해서 사는건 그런 쾌감을 별로 못 주고요
    특히 별 쓸모없고  예쁘기만 한 애들 지를때 쾌감이 커요ㅋㅋㅋㅋ
    액세서리, 색조화장품 이런애들 지르면 그 순간 잠깐이나마 기분 좋아지고 리프레싱 되는 그런게 있어요ㅋㅋㅋㅋ
    근데 화장품은 사놓으면 쓰니까 그리고 예쁜 화장품은 보고 있으면 기분 좋으니까 지르세요!!!ㅋㅋㅋㅋㅋ
    그렇게 지르다보면 나한테 뭐가 맞는지 내 취향은 뭔지도 알 수 있을거에요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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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율쿵 2017/10/04 23:58

    저도 성인이 되고 뷰티에 더 관심갖게된 뷰징어인데)(!!
    저는 아직 학생이라 많은돈을쓸수있는 코덕은 아니지만 종종 얼마안되는 돈을 쓰면서 느끼는 행복이 자존감을 높여주고 그 행복이 그 돈에 해당하는 몇배의 만족감을 느끼게해주는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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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넬뉨쒸 2017/10/05 00:07

    조아여 다같이 지르는거죠!!!
    한번뿐인 인생 나를 위해 살아야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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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bododo 2017/10/05 00:38

    저는 로드샵 제품만 쓰다가 올해 슈에무라 강남핑크로 시작해서 단델리온, 나스 블러셔들.. , 맥 립스틱들이 하나하나 늘어나고 있어요ㅋㅋㅋ 소셜 최저가로 찾아서 미친듯이 질렀더니 등급이 금방 vip가 되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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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기과잉 2017/10/05 02:46

    브랜드마다 신상나오는거 다 줄줄꿰며 드릉드릉해서 사모으고 ..백화점1층이 젤 기분좋고 ..
    그렇게 카드사 vip클래스가 되었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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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요하니 2017/10/05 02:53

    제가 다 뿌듯 ^^ 잘 꾸미면 그 날 하루 기분이 다 좋더라구요^^ 뷰게나 패게에서 인증샷 기대해 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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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뻐큐머겅 2017/10/05 11:33

    어디선가 봤었는데 어릴 때 절약하고 잘 안쓰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커서 본인이 직접 돈을 벌게 됐을 때 주체하지 못하고 지르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ㅜㅜ 저두 그래요ㅜㅜㅜㅜ저도 비싼건 못지르는데 싼거 많이 지르며 쾌감을 느끼는... 근데 정말 많이 질러서 남는돈이 없는... 이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지 하면서 죄책감을 덜고 있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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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k 2017/10/05 12:57

    입구는 활짝 출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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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미니 2017/10/05 13:03

    평범한 글 같은데
    군더더기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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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ldentoki 2017/10/05 13:10

    저도 대학생때 안꾸미고다녔는데 지금은 화장도 늘고 나이는 먹고 더 살도쪘지만 지금 더 예쁘게하고다녀요!대학생 예쁠때 안꾸민게 한이지만 뭐랄까 화장법도 모르고(눈이 속쌍커풀이라 화장법이 남들과 좀 다름)옷도 맨날 청바지에 싼 후드티 맨날 과제하느라 쌩얼.안경시력도 나빠서 렌즈도 써클렌즈는 추천제품이 한가지밖에 없어요.여러가지 일들을 통해(아는 지인이 되게뭐라함. 전남친이 꾸미고다니라고 꾸사리등등)지금은 로망이었던 블라우스에 치마 실컷입고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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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냥 2017/10/05 13:25

    저는 우리집에서 어릴때부터 별종취급당해서..
    엄마도 크게 안꾸미시고 언니는 누가봐도 범생이에
    꾸미는건 1도 모르는 스탈인데 저는 어릴때부터
    옷이 맘에 안들면 유치원 안가고 땡깡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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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가멍 2017/10/05 14:05

    전혀 관심없다가
    모야 나도 이정도로 괜찮아져 라는 발견하면 살것들이 우두두두두두두두두
    사고사고 또사도 모자르고
    다음시즌 보면 색이 다르고
    꾸질보다는 훨씬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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