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를 키워야 되는 이유

우리 가족은 삼층 짜리 주택에서 2층에 전세들어 살고 있음.

오늘 새벽에 집에서 자고 있는데 우리 집 댕댕이가 막 꼭두새벽부터 닭모가지를 삶아먹은 마냥 우렁차게 짖더라고.

그래서 일어나서 녀석 엉덩이 한번 때려주고 다시 이불 아래로 어기적 어기적 기어들어가려 했지. 

근데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막 매캐한 냄새가 나는거야.

뭔가 싶어 다시 앉았더니 마침 밖에서 불이라는 소리가 들리더라.

알고보니 일층 주인 댁 화장실 향초가 엎질러지면서 불이 났던 거야. 

마침 주인댁은 가족 대부분이 본가에 가고, 십대 딸이랑 막 전역한 아들만 남아있었는데 불이 나자 경황이 없어서 윗층의 사람들에게 불났다고 알려주지 못했더라고.

문을 열자마자 아랫층에서 매캐한 연기가 올라오는게 보여서 돈이나 가구 같은 거 챙길 새도 없이 몸하고 댕댕이만 빠져나왔다.

다행히 소방관이 재빨리 도착해서 인명피해도 없었고 불이 2층까지는 번지지 않았음. 덕택에 집 컴퓨터로 글 써올리는 거고.

아무튼 댕댕이를 키워라. 잘 길든 댕댕이는 너의 목숨을 구해줄 수 있다.

오늘 최고의 댕댕이

유머에 올리는 이유는 아직 살아있다는게 즐거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