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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걸까...

너는 과거의 내가 아니야.. 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상처입은 내 과거가 달라지진 않아.
그 때의 내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너에 말에 내가 화내거나 슬퍼하는 건.. 너의 행동은 그 때의 너와 변한 게 없어서라는 생각은 조금도 못하는 걸까, 넌.
물론 시작은 아주 사소했어.
난 어머님이 차례를 주관할 때 너가 내 옆에서 계란이라도 풀고 있어야 한다고 했고
그 때의 넌 그럼 앞으로 본인이 근무인 날에도 혼자 차례 지내고 오라고 했지
내가 왜 혼자 그래야 하냐고 했을때 
"아이씨 지가 먼저 장난 쳐놓고 예민하게 왜 그래"
라는 너의 말
난 장난도 아니었고 또 상처만 가득남는다
 
 결혼 직전에 기억나?
늘 추석연휴에 생일인 우리 엄마아빠가 맘에 걸려서
설날엔 시댁 먼저, 추석엔 친정 좀 먼저 다녀오면 안 되냐고 했을 때
너가 회사사람들한테 이해가 안 가서 물어봤더니 미친거 아니냐고 했다던 말을 전했었지
난 이해가 안 갔어.  시댁에 손도 벌리지 않고 각자 힘으로 결혼한 우리가 ..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걸까
아니 좋아 그럴 수 있는데.. 
엄마 생일 때 시댁과 여행가서 앉아있는 내 마음 정도는 헤아릴 수 있지 않아..?
나도 어머님 아버님이 즐거워 하시는 모습 보니 기분 좋았어.
근데 그래도 내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을텐데 왜 너는 그게 당연하고, 뾰로퉁해 하는 내가 이해가 안 가는 걸까
혹시 우리 집이 못나서일까...
그러니 상견례 때 어머님이 아들 키우느라 일억은 들었으니 아무것도 못해주겠다고 당당히 말하신걸까
우린 같은 학교 같은 직업인데 다만 우리집 상황 때문에 나 혼자 공부해온 것 뿐인데
우리 엄마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려서 어찌나 울었던지
아직도 너 눈치를 얼마나 보는지
 내가 상견례 끝나고 내내 울면서 올 때 넌 나에게 화냈었지? 뭐가 그렇게 서럽냐고. 그냥 우리엄마는 솔직한 사람이라고
내가 그 때 그만뒀어야 했을까. 
우리 엄마아빠는 일억 들여 날 키우지 않았어도 나 충분히 잘 자랐는데.. 너랑 같은 학교 더 좋은 직장 잘 다니고 있는데
그런 말 듣고 모두 상처만 받고
난 결혼을 왜 진행한걸꺼 
 
집은 바라지도 않았어 정말. 반반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사실 난 학자금도 낀 상태로 결혼하니.. 이런 날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예단 바라시는 어머님이 서운하다고 내가 말했을 때
너희 집은 뭘 해올 수 있냐고.. 너네 집이 해올 수 있음 우리라고 안해줬겠냐고 그런 소리 내뱉었을 때 그 때 그만둘걸. 
딸한테 못해준 게 너무 많은 우리 엄마아빠는 근데 어떻게든 혼수채워줬는데
그 때 그만두려고 했을 때
왜 우리 엄마가 이걸 알아서.
우리집이 못나서 그런거냐고 서럽게 울면서 쓰러져서
엄마 입원한 병원에 달려가서
그런거 아니라고 우리 행복하게 결혼할거라고
내가 왜 다독였을까
 결혼식 끝나고 축의금 시댁에서 가져가서 서운하다고.. 우리 이제 우리힘으로 집도 사야 하지 않겠냐고 내가 말했을 때
물론 어머님이 식대 카드 현금 얘기하면서 결혼식 날 우릴 세워놓고 뭐라고 하던 기억이 너무 화가나서.. 우리 엄마아빠 이모들 그거 보고 억장이 무너져하길래 내가 앙칼지게 말하긴 했지
근데 그 때 너는 왜 우리집을 친부모처럼 생각하지 않냐고
받으려고 하지 말고 어른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라고
그러는 나는 판검사도 아닌가 뭐가 그렇게 잘났냐고
막말했을 때
그 때 그만둘걸
난 그 사랑 그 지원 내가 받아본 적도 없고 그런거없이도 더 인정받고 살아왔는데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했는지
연고도 없는 곳에 너 하나 보고 여기까지 와서..
난 직장까지 육아휴직 하나 보고 바꿔가며
그런소리를 들어야 했는지
내가 이 때의 얘기들을 하면
넌 내가 예민한 거다
혹은 그 때의 내가 아니다
라고 하지.
지금도
내가 예민한 거 맞고 쓸데없이 기억력 좋은 것도 맞아 
왜 상처준 사람은 전혀 기억도 못하는데
내가 이렇게 울고 있어도
넌 티비를 보며 웃고 있는데
쓸데없이 예민한 나는 너무 지치고 그만두고 싶다.
베란다 창틀을 부여잡으며 그냥 다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가여워 

댓글
  • 워너비해피 2017/10/03 22:28

    마음이 많이 답답하고 아프시겠어요...기운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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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므샤아 2017/10/03 22:54

    핫토리님은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에요
    예민하신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사랑받을만한분이에요
    기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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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G♡ 2017/10/03 23:15

    따뜻한 핫초코 한잔 대접하면서 토닥토닥하고싶어요 ㅠㅠ 절대 예민한거 아니예요. 지금까지 잘 버텨오셨어요!
    윗 분 말씀대로 소중한 존재이시란걸 잊지마시고 기운내세요
    더이상 마음 안다치게, 회복되는 일만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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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큼자몽 2017/10/03 23:56

    결혼 전에도 숱한 신호들이 있었네요.
    나열하신 일화 하나하나가 다 너무 속상하네요.
    이번 추석은 또 어떻게 보내고 있으신지 염려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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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기씨 2017/10/04 00:09

    지금이라도 본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주세요
    마음 다치는 일이 너무 많았네요...
    무시당하지 마시고 강해지세요
    어떤 결론을 내려도 님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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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모나 2017/10/04 00:21

    확실한 건, 한쪽만 노력하면 지쳐요. 해도 안된다고 느끼면, 빨리 빠져나오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혼 직전에도, 그 전 상견례에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해서 진행한 거 아니었어요???
    지금 안 늦었어요. 아닌 건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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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토끼 2017/10/04 00:22

    그 사인들이 지금에야 보이듯,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어떤지 찬찬히 봐야 보일수도 있을거에요.
    자신이 느꼈던 불편함과 부당함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더 예민하고 말고의 문제를 떠나서 우선 나 스스로 그것이 그럴만하다고 여겨야해요.
    그 후에서야 혹시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가 서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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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설려나? 2017/10/04 00:40

    생각보다  포기하면 편해지는 일들이 많아요 돌싱 흠도아니고 요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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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아갈꼬야 2017/10/04 01:02

    작성자님 힘내세요. 토닥토닥
    현재는 과거의 연장일 뿐이고, 그 숱한 신호들은 단지 놓쳐버린 버스일까요.
    이런 현재가 또 쌓여서 미래를 만들고, 지금 이순간도 놓치고 있는 신호가 있지 않을까요.
    징그럽게 오래사는 백세 시대에 지금껏 살아온 몇년보다 남아있는 수십년이 넘을 수 없는 벽 같아서 숨이 막힙니다. 제 이야기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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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grimas 2017/10/04 01:08

    앞으로는 참지말고 받아주지말고 일일이 따지세요. 지금의 속마음처럼. 그리고 남편분은 아마 지금까지 모든것을 자기 유리하게 합리화시켰듯 모든 것을 그렇게 할거예요. 논리로 혹은 어거지로라도 싸울 생각이 없다면 이 결혼은 답이 없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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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스코 2017/10/04 01:13

    대체 왜 결혼한건지 의문이...
    애가있나요? 왜 같이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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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Sora 2017/10/04 01:29

    지옥에서 그만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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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아라병아리 2017/10/04 01:34

    더 늦어지기 전에... 빠져나오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꼭 행복해지시길 바라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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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불에눕자 2017/10/04 01:41

    사랑은 함께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거예요. 부디 자신을 망치는 사람과, 나를 별로이게 만드는 사람과의 관계를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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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접란 2017/10/04 01:42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그저 어깨를 안아드리고 같이 울어드리고 싶네요..
    저도 오늘 시댁때문에 크게 울어버렸어요..
    앞이 깜깜하고 탈출구라고는 모두가 아는 방법 그 하나인데 딸아이보고 또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저.. 마음속의 칼날을 갈아봅니다.
    내가 언제까지나 약자로만 남지는 않으리라..
    명절이 참 고되네요...
    님도.. 저도.. 기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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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55 2017/10/04 02:15

    살아갈 날이 남았다면 늦지 않은 겁니다. 생각이 들었을 때 실천한다면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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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멸렬 2017/10/04 03:05

    토닥토닥... 글쓴님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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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torney 2017/10/04 03:24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무슨 선택을 하든 이번에는 오로지 자신의 행복과 미래만을 위한 선택을 하시길. 당신을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당신의 행복을 바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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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I름없음 2017/10/04 03:36

    식상한 말이지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답니다. 긴 인생의 안목에서 볼때 평생을 그 사람과 함께 갈수 있을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셨음 해요.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치유를 해주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과거의 상처로 인해 치유를 해주는 사람을 만나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있어요. 헤어지는게 불효인거같죠? 절대 아니에요 귀하게 자란딸이 그런 대접 받고 사는게 불효에요
    어떤 길을 걷게되시든 지금 보다 더 평안한길 걸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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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JA 2017/10/04 03:37

    아이가 생기고 난 뒤에는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에 끝냈어야 했다고 또 후회하지 않을까요? 늦지 않았어요. 불행한 결혼 한 번 으로 인생을 끝내기엔 너무 길고 창창한 미래가 남아있지 않나요? 잘못된 남자와 결혼했다고 인정하세요. 실패한 결혼이라고 인정하세요. 잘못된 것 아니다, 실패한 것 아닐거다 하며 계속 세월을 보낸거잖아요.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늘 성공만 하나요. 한낱 실패한 결혼일뿐이지 실패한 인생이 아닙니다. 늦지 않았으니 새로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용기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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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게이블스 2017/10/04 04:25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 하셨는지 알 것 같애요..마음고생 많으셨어요. 곁에 있을 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상처주는 말들만 하는 남편, 시어머니 정말 어리석네요.
    그런데 사람이란 참 안바뀌더라구요 큰 일을 겪어서 다시 삶을 얻은것처럼 되지 않는 한 생각이 바뀌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공감해달라고 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거에요. 특히 시어머니가 상견례 자리에서 그런식으로 이야기하는 분이라면 남편도 자라오면서 어머니의 사고방식 말투 비슷하게 체득했을거에요.
    이혼할 마음이
    없으시다면 부부상담 한번 받아보시는게 좋을 것 같애요. 남편도 제 삼자를 통해 본인을 돌아보면 공감해줄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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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쥬최강콩새 2017/10/04 04:38

    진짜 너무 미칠것 같이 힘드시면요... 나오셔야 해요.
    인생은 적어도 80까지인데 40년 가까이 함께하는거 쉽지 않아요. 도망칠 수 있는 체력과 스스로 벌 수 있는 직장 있을때 나오세요 제발. 부모님이 그렇게 살라고 고이 키워주신거 아니잖아요... 나도 우리집에서 자랑스러운 딸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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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밀락 2017/10/04 05:03

    내려오며 한문장 한문장 넘어갈때마다 읽는 제가다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그저 위로의 말씀말고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이런 글 올라오면 쉽게 이혼해라 어쩌라 이런 댓글들이 달리곤 하는데, 제삼자 입장에서 그런 어줍잖은 조언 드리는게 도리어 더 안될일 같고...
    힘내시고, 어떤 결론을 내리시든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 자신을 위한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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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_Eyes 2017/10/04 05:10

    경우없는 시부모만 그렇다 해도  남편이 제정신 박힌 사람이면 참아보라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게 아니네요... ㅠㅠ 인생 길다면 매우 깁니다... 늦지 않았으니 현명한 선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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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사용중이래 2017/10/04 06:50

    나를 더 이해해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는 사람이 내생각을 해주지도않는것 같아서 더 서럽고 화가나지요ㅠㅠ.. 충분히 이해가 가요 예민한게 아니라 당연한거지요 예민하다 생각지마요..때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말을해야 해결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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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부리네 2017/10/04 06:51

    아휴...아침부터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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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질문질2 2017/10/04 07:10

    아우... 속상하네요..
    암만 시댁이 개떡같아도 남편이 정상이면 살만할텐데...
    남편분은... 하아...
    토닥토닥... 그래도 힘내야지 어쩌겠습니까...
    아기가 있으니 아기만 보고...
    ㅜㅜ
    저도 애엄마라 막 헤어지라고 못쓰겠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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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냐옹이는냐옹 2017/10/04 07:10

    몸만 늙은 애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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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번데기 2017/10/04 07:37

    고따구면 애생기면 더 못빠져나와요
    좋은시댁님편도 얼마나 많은데요
    아직안늦었어요
    좋은학교 좋은직장 뭐가부족해서 부모님 가슴아프게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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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garita 2017/10/04 07:47

    남편분 그런 모습들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면..정말 속터지시겠어요ㅜㅜ그런데 왜 본인을 학대하려하세요 그러지마세요ㅜㅜ그 각오로 남편에게 할말 못할말 다해버리세요 솔직한(?)어머니 아래 큰 아들이니 그정도는 익숙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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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롯이눈팅 2017/10/04 07:49

    너 자신의 감정을 믿으세요
    감정은 가장 훌륭한 자기 방어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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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거품 2017/10/04 07:50

    받은거 없고 뭐든 반반했으면 헤어지기도 쉽겠네요.
    과거에도 상처가 가득하고
    지금도 상처가 가득한데
    미래라고 밝을까요?...
    나중에 애 안고 울고 있고 남편은 tv보고 자빠져 있으면 지금 열배는 서럽습니다.
    잘 생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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