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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가기 싫다.

출산전 아내는 많은 걱정을 했다.
애기 낳으면 시부모님 자주 오실텐데 불편할거 같다는..
한국 모든 고부관계가 그렇듯 우리집도 마찬가지다.
결혼전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다고 면전에서 못박은 시어머니와는 잦은 트러블이 있었고(대부분이 아랫사람은 당하는 입장이지만 어른입장에서는 본인이 참다 참다 한마디한다는 입장이겠지..?)
초보 남편들과 똑같이 중간 관리자 구실을 제대로 못한 나는 이래저래 폭발해서 이따위로할거면 연락하지말라고 질러버렸다. 고부끼리 화해는 했지만 앙금만 남은 그저그런 헬좃..아니 한국의 평범한 고부관계과 되버렸다.
서론이 길다..
쨋든 출산전 엄마와 자리를 마련해서 삼칠일은 지켰으면한다. 친척들에게 잘말해달라는 부탁과 자주 안오셨으면 좋겠다. 불편해서 그렇다는 말을 전달했고 좋게 좋게 마무리되었다.
출산후 3일 연달아 병실로 방문한 시어머니에게 불편함을 느낀 아내는 나에게 부탁했다. (물론 길게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1분이고 1시간이고 시어머니는 그냥 오시는게 불편하다. 이해한다.) 나는 다시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2주에 한번만 오셨으면 좋겠다. 오시면 아내가 누워있는것도 불편하고 걱정해서 하시는 좋은말씀도 불편하다. 집사람 성격이 예민하고 불편해해서 그렇다.
약간의 트러블은 있었지만 좋게 마무리되었고 나는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중간에서 잘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그제 2주만에 조리원에서 나와 아내는 쪽잠을 자며 고생하고 있다. 수요일 집에 잘 들어왔다고 연락을 드려 한차례 방문하셨는데 어제 걱정이되서 한번 더 오시려했나보다. 너무 힘이 들었던 집사람은 정중히 사양을 했고 정중히 장문의 문자를 보내드렸다. 맥락은 좋은 말씀, 걱정해주시는건 너무 감사하지만 제 성격이 예민해서 오시는게 불편하다. 그냥 고생했다 쉬어라. 라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아주 정중하게 작성했지만 당사자는 매우 화가 나셨다.
오늘 나에게 연락을 해서는 시어머니를 뭐로 본다고 무시한다고 퍼부으셨고 이제 다시는 찾아가지 않으마 자기의 선의가 무시당했다 결혼때 빌려준 (나는 은행에서 대출받으려 했지만 집안을 무시한다고 오히려 혼났던..) 돈 값으라 내년 3월에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통화는 끝났다.
물론 나는 사전에 말씀드리지 않았나 나쁜 뜻으로 말하는게 아니라 정중하게 부탁드린 문자가 아니냐고 말을 해서 불난집에 휘발유를 부었다.
아내가 잘못한건 없다. 그냥 본인의 생각을 정중하게 말했을 뿐이고 중간에서 내가 잘 못 처신했을 뿐이다.
엄마도 크게 엄청나게 잘못을 한건 없다. 본인은 챙겨준다고 선의를 베풀으려 한거고 아내는 그게 불편한거다. 이것도 역시 내가 잘 못 처신해서 이런 사태가 생긴거다. 
그래도 집에 들어가기 싫다. 시련당했던 느낌으로 거하게 소주나 마시고 싶다..만 그러질 못하니 글로 마음을 배출이라도 하려고 작성한다.
 

댓글
  • 하루언니 2017/09/29 13:00

    어머니가 잘못하신게 없는게 아니라 분명하게 있는 거죠.
    당장 아이낳은 당사자인 며느리의 불편함보다 당신이 손주보고 싶은 욕심을 우선하고 그게 맘대로 되지 않자
    아들에게 험한 소리 하시잖아요.
    아들 입장에서 어머니가 감정상하신 게 분명한 걸 지켜보는게 그리고 감정 상해하실 게 분명한 말을 해야 하는게 불편하고 힘든거 충분히 이해해요.
    아들이 아니라 자식입장에서야 부모님 감정 살펴드리는게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때로는 부모님 뜻이나 감정에 반하는 일이라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도 잘 아시리라 생각해요.
    결혼 생활이란게 당장 결판이 나는 일이 아닌 만큼 좀 더 길게 보고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잡아두는게 앞으로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자식이어도 성인이 되어서 자기 삶을 꾸리기 시작하면 더이상 당신 맘에 맞 춰 휘두르려 해선 안되요.
    (성인이 아니어도 당신 맘대로 휘두르려 해선 안되긴 하지만요....)
    당신 욕심보다 자식 내외 행복 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위해 양보해야 하는 게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기회로 삼으세요.
    무조건 어른들이 양보해야 한다 그런말이 아니라 누가 봐도 분명하게 지켜야 하는 선안에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거든요.
    너무 자책하고 맘 아파하지 마시고 부부 두사람 맘 도닥이며 굳건하게 지키세요.
    이제 막 조리원 퇴소하고 혼자 아이 케어 하기 시작한 애기 엄마 얼마나 정신없겠어요.
    산모 맘 편하게 해주는게 아이에게도 아이 아빠에게도 제일 좋은 일인대 어머니도 당장은 처음 겪어보는 반응에 격하게 반응하셨지만
    시간 지나서 아들 내외 손주와 함께 찾아뵙고 여전히 존중해드리고 사랑한다는거 전하면 풀어지시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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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띰홀뜬 2017/09/29 13:18

    댓글 쓰기 조심스럽지만
    선의는 상대가 원할때 베풀어야 선의라고 생각해요.
    같은 며느리입장이라고 편든다고 하면 어쩔수없지만
    출산하고 몸이 조금이라도 회복되기 전까지는
    진짜 마음,정신까지도 힘들었어요.
    그냥 내가 내가 아니에요.
    지나고 나면 내가 왜그랬지 할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인생 통틀어 최고치였어요.
    중간에서 노력하시는 부분 힘드신건 알겠지만
    아기가 통잠자고 몸도 회복되면 괜찮아질꺼예요.
    아기 이뻐해주고 사랑해주는거
    싫다는 아기엄마는 없을거예요.
    글쓴분이 시련 당한것 만큼 집에 가기싫다고
    여기 글이라도 쓸수있을때 아내분은
    잠도 못자고 밥도 못챙겨 먹고 화장실도 제때 못가고
    일반적인 욕구도 충족 안되는 시기라는거ㅜㅜ
    마음 힘들다고 아기놔두고 집밖도 못나가고
    술도 못먹는 시기라는것만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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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성적인비글 2017/09/29 14:14

    막 격의 없고 눈치 없이 이어졌던 고부관계도 아니었는데
    손주 보고싶고 며느리 궁금한 마음 2주나 참았고 친척에게도 전했고 퇴원했다는 소식에 급방문도 아니고 언질했더니
    댓바람에(아무리 정중했어도) 까이면(?) 누가 좋은 마음이 들까요?
    지금은 며느리 입장이지만 시어머니가 되서 내 아들이 저러고 나온다면 저도 저런 반응 나올거 같습니다.
    물론 편하고 좋을수만도 없고 예민한 아내의 기질과 상황을 인정한대도
    시모가 몇날 몇일 있다 가는것도 아니고 길어야 한시간 앉았다 가는데
    좀 매몰차고 야박하다고 느껴집니다.
    저희 아들 초3이고 난산에 제왕절개한 누워있는 산모두고 '참을성이 없어서' 운운한 시모도
    어쨌건 그집 아들이랑 계속 살고 얼굴보고 살아야 하니 여러수 접고 살았습니다.
    접고 살고 지고 살고만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회복할 수 있다면 그 노력은 최선으로 하고
    일단 돈은 갚으세요. 그걸로 두고두고 책 잡히고 휘둘리지 마시고...
    아이 낳고 좋은 소리만 들어도 아쉬운 나날에 마음 무거우시겠습니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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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매력님 2017/09/29 14:33

    지금 딱 저희 상황이네요.
    역아라 제왕절개로 1주일 입원
    조리원 2주
    지난주 금요일 집에 왔어요
    집에 와서 오후까지는 뭐 무난했어요~
    완모하고 싶어서 수유콜 열심히 다닌덕분인지
    근데 밤부터 새벽내내 아침까지
    정말 지옥을봤죠...
    엉엉 울었어요
    당장 힘들어서가 아니라
    이걸 언제까지 겪어야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잠도 못자고 밥은커녕 화장실도 못갔죠
    신랑이 아무리 도왼줘도 안되는게 있으니까요
    그 날 시댁식구들 아기 보러오신다고
    제가 너무힘들다
    다음에 봤음좋겠다
    (평소 시누들 자주모이심 한달에 많게는 두세번
    한번은 무조건오심)

    끝내 오셨어요
    잠깐 보면되는걸 못오게 하셨다고
    서운하다 그러는거아니다 하셨죠
    (평소 사이 좋았어요 정말로
    같이 여행도 많이다니고
    밤새 술마시고 코드가 잘 맞거든요)
    근데요
    그 잠깐 5분이든 10분이든
    저한테는
    꿀잠을 잘수도있고 밥을 먹을수도있고
    편하게 볼 일을 볼수도 있는  시간이예요
    저도 출산전 신랑이랑 많이 얘기했어요
    너무 자주 안오셨음 좋겠다
    적어도 아기가 통잠 자주고
    내가 적응할때까지는 배려받고싶다
    신랑도 당연하지 했지만
    그래도 자기식구가 서운해하니
    맘이 좋지는않았을거예요
    님 마음 시닥식구들 마음
    어떤지 알아요
    근데 진짜진짜
    시댁식구들이라서 그러는게 아니예요
    저희집이었음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냈을거예요
    와이프분이랑 아기가
    수유텀도 맞춰지고
    적응 할 때까지 배려해주세요 제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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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틴로즈 2017/09/29 14:36

    입원실 3번방문부터 허허허....;;
    작성자님도 아내분도 잘못한게 없어요 어르신들은 (시어머니들) 다 그런가봐요.
    100일도 안됐는데 뭘 자꾸 찾아온대... 정말 순수하게 아기봐주고 산모배려해주고 쉬게해줄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오히려 아기 뺏고 못생긴건 너닮았다 이지랄 안하면 다행.. 에휴
    여력된다면 얼른 돈 갚으시고 시원하게 하실 말들 하셨으면... 위로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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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뤼팍 2017/09/29 18:10

    지금 제 처지랑 비슷하시군요
    허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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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유 2017/09/29 21:56

    댓글로 알았는데 시어머니가 두명.. ? 어머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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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집강순이 2017/09/29 22:14

    누구를 위한 선의 인지요?
    시부모님께선 아들내외를 쥐고 흔들려고 대출받은것에대해 뭐라고 하신것같네요..
    돈 다드리고 맘편하게 대출받아서 사세요
    중립적으러 쓰실려고 노력하신것같은데
    너무나 시부모님 시선이네요
    한가지만 명심하세요
    아내는 본인이 직접선탠하고 만든 가족입니다.
    더 노력하셔야 유지가 된다는 말입니다.
    아직도 부모님 품의 자식이 편하신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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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엉차는냉침 2017/09/29 22:22

    이제부터 중간역할 잘하시면 되겠네요
    서로 무슨이유로 스트레스 받는지 잘 알지만 난 착한아들 남편으로 남기고싶다
    ㄴㄴ  한쪽에서만 서세요  엄마편을 들지 아내편을 들지
    그리고 자식이기는 부모없다고  아내편 들어도 엄마는 무조거아들편 입니다 또한 내 자식이라서 용서하는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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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언니 2017/09/29 22:31

    산후우울증 안오게 잘 케어해 주세요..와이프분도 몇번씩 고민해서 얘기하시는 거예요. 정말루 씻지도 먹지도 싸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젖만드는 기계인가 싶고 애기가 이쁘다가 밉다가 내가 밉다가 아주 롤러코스터입니다. 아무 표정없이 눈물만 하루종일 흘리라면 줄줄 흘러요. 저는 살짝 왔었지만 사춘기때 감정기복 저리가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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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딴거음서 2017/09/29 22:55

    얼른 돈부터 갚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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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기과잉 2017/09/29 23:13

    엄마가 불편한데 아기 남편 모두 다 불편하고 행복해질 수 없어요 . 그거 명심하시고 어머니께도 단호하게 대처하시기를.
    엄마기분좋으라고 우리 부부 가족이 힘들길 원하냐구요. 좋아서 사랑해서 하는 표현들이 늘 옳고 좋지않다는걸 어른들도  인정하셔야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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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cat없어 2017/09/29 23:20

    남편분은 집에 들어가기 싫죠?
    아내분은 집을 나가버리고 싶어도
    아기가 눈에 밟혀서
    아기에 매여 있어서 못나가요.
    베란다에서 뛰어내릴까?
    아니야 내 새끼 두고 죽으면 안되지
    이 두 생각 사이에서
    하루 종일 다투고 있을 수도 있고요.
    과장같나요?
    신문기사에 나오는 얘기가
    다들 자기 이야기는 아닐꺼라고 생각하죠..
    집에 일찍일찍 들어가서
    아기도 돌보고 아내도 보살펴주세요.
    아내를 위한 무조건적인 헌신이 필요한 시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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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앙aa 2017/09/29 23:33

    글 읽기만해도 스트레스받네요
    입원실 3번방문부터가 답안나오네요
    제왕이었음 6박7일입원기간중 반을방문한거고
    자분이었음 매일 출근도장찍어준거고
    시어머니방문이유가 손주때문이라시면
    손주봐줄테니 넌 들어가서 자거라 정도의케어나
    손주보고있어라 배고프지?하고 한상차려주는거외의 방문은 배려아니라고 생각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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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이는동동 2017/09/30 01:45

    못된 시어머니에 피하고싶어하는 남편에 하......지금 와이프분이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도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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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luga 2017/09/30 02:17

    남편분은 스스로 중간에서 잘 했지만 ㅠㅠ
    이 사달이 났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시는 것이 글에 묻어나옵니다.
    작성자님 ㅠㅠ
    집에서 뛰쳐나가고 싶어도 어린 아기 때문에 못나가실 아내분을 생각하세요
    그리고 시어머니 매우 유난이신 거 맞아요 ㅠㅠ
    진짜 친어머니들도 요즘은 슬슬 며느리에게 못되게 하면 내 아들이 고생한다고 참는 분위기인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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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학여우 2017/09/30 02:57

    아내분은 '집에 들어가기 싫다'라는 고민조차 하지 못할 상황인데요... 제가 아내라면 제목만 봐도 좀 상처받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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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밀리에 2017/09/30 04:54

    윗 댓글들로 충분히 어머니 잘못하신점 느꼈을 것 같고 앞으로 와이프 잘 챙겨주세요 아이 낳은 직후부터 100일까지는 진짜 베란다만 보면 뛰어내리고 싶고 애 우는 소리만 들리면 온 동네 떠나가라 악을 쓰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입니다. 원하고 계획해서 가진 아이라고 해서 육아 스트레스가 적은건 절대 아니랍니다 호르몬 영향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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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만두 2017/09/30 05:22

    ... 마음이 적적하네요
    뭐라고 조언을 드리기가 어렵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부모자식관계건 부부관계던 고부관계던
    하하호호 웃을수있는 미래가 있길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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