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에 사는 여자입니다
여기 언니들은 한국사람 머리를 잘 못만집니다
살다보니 한인타운이 멀어서 아는집도 없고..
저는 그냥 머리 안자릅니다
때는 이년전 여름. 이직을 위한 인터뷰 때문에 큰도시에 가는데
알고지내던 분과 겸사겸사 하여 차를 한잔 하기로 합니다.
저는 그분께 흑심이 가득했던 상태라 가슴이 둑흔듁훈
거울을 보니까 머리를 자른지 삼년이 넘어갑니다
당시 추리닝입고 연구실 다닐때거든요.
물어물어 친구의 어머니가 20년간 다닌 미용실이 있는데
한인타운 안의 한국인 미용사분이라는 거에요.
미리 예약을 하고 목욕재계도 하고(?왜)..
차를몰고 큰도시에 갔습니다.
약속시간까지 한시간 남기고 미용실에 도착했어요.
정신을 차릴수 없었던 그날의 썰은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일단 들어가니 사장님이 한국인 할머니 머리를 자르고 계셨고 할머니 남편되는 백인 할아버지가 뻘쭘하게 서계셨어요. 인테리어는 80년대 말 90년대 초 한국을 연상시키는 유서깊은 미용실 같았어요.
쇼파가 하나뿐이었는데 할머니 핸드백이 있어서 저도 할아버지 옆에가서 섰어요. 이제부터 모든 대화는 한국말 입니다.
"여보 가방좀 치워 아가씨 앉게"
"오케이" (할아버지 알아들으신걸까...?)
"괜찮아요"
"아니야 앉어 앉어" (할아버지 계속 서계심 ㅠ)
"감사합니다"
"손님 금방 끝나니까 좀만 기다려요~" (원장님)
두분이 하시던 수다 (나물을 어떻게 삶아야 하는지, 누가 어디가 아프다던지..) 끝나니 관심은 자연히 저에게로 돌아갔어요. 어떻게 알고 왔는지, 어디사는지, 직업이 뭔지, 나이는 얼마인지, 전공은 뭔지 등등.. 저도 수다떠는거 좋아해서 다 말씀 드리고 하하호호 했지요.
"무슨일로 멀리서 올라왔어?"
"오늘 이직 인터뷰도 있고.. 선도 보려구요"
(썸타는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몰라서 선본다고 함)
미용실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게 느껴졌어요.
"뭐하는 사람인데? 미국 사람? 그래 미국사람이 밥도 안차려줘도 되고~ 좋은면 확 좋다고 말해야혀, 안그러면 미국애들이 채간단 말이여" (불편 금지 x 할머니시잖아요ㅎ)
"아.. ㅎㅎㅎㅎㅎ네.... 저는 좋은데 그분은 미적지근 하시네요"
"좋으면 좋다고 확실히 말을 해야지.. 어~ 왜그럴까~ 엄마들이 좋아하게 조신해가지고 좋아할텐데" (원장님)
"ㅎㅎㅎㅎ아... 그러게요. 저도 속타네요"
이때 원장님이 깜빡이 없이 훅 날리시네요.
"하긴.. 엄마랑 사귀는게 아니지"
"ㅠㅠㅠㅠㅠㅠ 그러게요"
침묵...
할머니 가시고 각종 연애의 기술을 말로 배우며
어머니들이 좋아하게 생긴 작성자는 사기가 매우 떨어졌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드라이 해줄테니까 선 잘보고 와~"
펀치를 강하게 날리셨지만 고통은 저를 강하게 만들뿐..
공짜로 드라이도 해주시고 머리도 이쁘게 잘라주셔서 팁도 든든히 드렸어요.
히잇 그리고 선보러 감..
.
ㅋ
ㅋ
ㅋ카페까지 가는데 넘나 설래고
초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머릿결 날리며
넘나 설랬음. 지금도 생각남.
이직에는 성공했으나
맞선 자리에는 어머니가 아니라 아드님이 나온 관계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미용실 다시안감ㅠ
https://cohabe.com/sisa/36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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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쏠 남자분들께 팁을 좀 드리자면
이글에서 알수있듯이 소개팅 같은거 할때는 어머니를 꼭 모시고가세요
그럼 화이팅!
와 반전을 기대했지만 이런 반전일 줄이야 ㅋㅋㅋㅋ
저는 중국식으로 긴머리 자르는걸 상상하구 들왔어용. 머리를 뻣뻣하게 자른다고 해야하나...
좀전에 번호따인 글보고 이글을 보니 좀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다
한인미용실들은 인테리어에서 늘 머뭇거리게 되요... 진짜 90년대 인테리어라는..ㅠㅠ 근데 또 들어가면 그렇게 연예인들 담당했다는 사진들 엄청 많음.... -.-혼란혼란
휴 제목보고 머리 대박 이상하게 잘라서 망한 스토리인가 했는데 다행히도 아무일도 없었네요 ^*^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예요^*^
사이다 게시판으로 가주세요
안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