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금수저입니다.

최근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딴 세상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 자수성가로 크게 성공했다고해서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똑같은 전략, 똑같은 노력을 했어도 99명이 실패하고 1명이 성공하는 시스템에서 내가 했으니 다른 사람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신화나 마찬가지죠.
저도 어렸을 때 무척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그게 한이 되셔서 자식들만은 교육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이었죠.
항상 하시던 말씀이 사람은 쌀과 간장만 있으면 굶지않고 살 수 있다였어요.
당신이 그렇게 드시면서 자식들을 가르치셨죠.
그 덕분에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4년제 대학을 나왔고,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장을 다니는 소소한 성공을 했네요.
그렇다고 억대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균보다 조금 더 받는 직장을 다니는 것 뿐이지만요.
하지만 제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럴 여유도 그럴 용기도 없었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소시민이죠.
그냥 짤리지 않고, 월급 제 때 나오는 직장을 갖는 것이 성공이 되버린 사회.
이런 사회에서 자신이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다른 사람에게 대리 만족 또는 좌절과 질투심을 줄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99명이 죽고 1명이 살아남는 사회에서 누가 용기를 쉽게 낼 수 있을까요?
도박과 같은 일이죠.
물론 그 한 사람의 용기를 칭찬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서 끝입니다.
자수성가 비율이 높은 나라는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사회적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이거나
경제붐을 타고 있는 나라이죠.
우리나라는 이제 경제붐을 타고 자수성가하기는 쉽지 않고
사회적 시스템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그걸 이루지 못하고 소수 재벌 독식 구조이니,
가장 큰 성공이 말단이나마 그 재벌 그룹의 일원이 되는 길이죠.
요즘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대충 먹고 살만한 나도 부럽던데
그런 방법이 있으니 남들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요.
정말 내일 먹을게 아니라 오늘 저녁에 먹을 걸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 사람들에게는 꿈조차 사치가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