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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꿈이 잘 맞았던 우리 어머니

안녕하세요~ 어제 새벽에 쓴 글을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봐주시다니 그저 감격할 따름입니다ㅜ(재미없는 글 많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베스트에 올라있어 감동하여 살면서 신기했던 경험담 하나 더 풀어봅니다.
 
원래 귀신 본 얘기(제가 아니라 제 남친이 본 얘기ㅋㅋ)를 먼저 쓸까 하다가 그건 나중에 올리기로 하고..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와 관련된 얘기입니다.
 
편하게 쓸게요
 
 
 

이전 글에서 썼듯이 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모님께서 모두 돌아가심...
 
무남독녀 외동딸이었던 나는 엄마와 정말 세상 둘도 없는 친구였고 사이가 정말 좋았음
 
우리 엄마의 살아 생전 이야기임
 
인간은 육감이라는게 존재한다고 하잖아요?
 
저희 어머니는 그 육감이 굉장한 분이셨던 것 같음
 
난 단 1%도 없음.. 육감뿐만 아니라 그냥 눈치도 없고 둔하고 그럼.
 
별명도 넌씨눈임
 
넌 씨x눈치도없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우리 어머니가 귀신을 보거나 그런적은 한 번도 없으신데
 
정말 기가 막히게 꿈이 잘 들어맞았었음
 
그 일화를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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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20살때 편의점 알바를 잠깐 한 적이 있음
 
출근하려고 막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그러는거임
 
어젯밤에 꿈을 꿨는데 너가 자꾸만 엄청 칠흙같은 어둠속으로
 
불러도 불러도 들은체도 안하고 어둠속으로 들어가더라고....
 
저는 꿈 같은거 전혀 안 맞기에 그냥 "그래? "이러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출근을 했음
 
엄마도 딱히 뭐 그냥 본인이 꾼 꿈이 특이해서 얘기한거였지 별 생각 없으셨음
 
그렇게 출근을 하고, 한 시간쯤 일을 했을까...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픈거임
 
그런데 제가 어릴때부터 일주일에 두 세번은 체하고 그랬어서
 
이 정도 아픔은 굉장히 잘 참음
 
그 날도 또 체했나보다 하고 참고 근무를 계속 하는데
 
두 시간째 되니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아픈거임
 
그때부터 일이고 뭐고 아무생각도 안나고 식은땀 나고 정말 죽겠는거임
 
근데 사장님께는 도저히 전화를 못하겠고(사장님은 야간 근무이고 저랑 방금 막 교대하고 들어가서 주무실 시간..)
 
엄마 생각이 나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아프다고 했더니
 
우리 어무니... 바로 119 구급차를 부르심;;;
 
119 구급차가 와서 기다리니까 어쩔 수 없이 사장님께 전화해서
 
죄송한데 너무 아파서 오늘 일을 못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엄마랑 같이 구급차를 타고 큰 병원으로 갔음
 
저는 구급차 타고 가면서도 내가 아프긴 하지만 구급차 타고 갈 정도의 큰 병은 아닌것 같은데... 병원 갔는데 "그냥 배에 가스 차서 아픈거네요"라고 말
하면 어쩌지??와 같은 걱정을 하면서 병원으로 가고 있었음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가 딸이 아프다니까 너무 오버하시는 것 같은거임(엄마 사랑해요ㅠㅠ)
 
동네 병원 가도 되는데 큰 병원 가고.. 이렇게 요란하게 병원을 갔는데 별 거 아닐까봐 불안한 마음이었음
 
그런데 그러길 잘한것 같음. 맹장이었음
 
그것도 터지기 직전이었다고. 조금만 늦게 왔음 터졌다는거임;;
 
나중에 말씀하시길 엄마가 내가 아프다는 전화에 어젯밤 꿈이 오버랩되면서
 
심상치 않다는 생각에 구급차를 불렀다고 했음. 엄마 아니였음 큰 수술 했을지도 모름
 
 
 
 
 
2. 나는 혼자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했었음(부모님은 지방에 계셨음)
 
방학때에나 고향에 내려가니까, 보고싶은 마음에 엄마와 통화를 하루에도 기본 3번 이상씩은 했던것 같음
 
엄마 나 어디가~ 엄마 나 뭐 했다? 엄마 ~ 그냥 시시콜콜 맨날 통화했었음
 
그런데 그 날도 엄마가 지난 밤 꿈 얘기를 하는거임
 
갑자기 풉! 하고 웃으면서
 
"내가 어제 있잖아~ 너 꿈을 꿨는데 글쎄 너가 신발도 안 신고, 검은 양말만 신은체로 버스에 올라타지 뭐니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내가 한참을 웃었다ㅋㅋㅋ"
 
그래서 저는 또 "그래? 웃기네 ㅋㅋ"이러고 넘어갔음
 
그 때는 학교 바로 앞에 있던 호프집에서 서빙 알바를 했었는데
 
알바할때만 하더라도 매우 쌩쌩하고 건강했는데, 퇴근시간이 가까워질 무렵부터 갑자기 머리가 띵~하고 아픈거임
 
감기 증상처럼 띵~
 
항상 알바 마치고 사장님들하고 야식에 간단한(?) 반주를 하고 갔었는데
 
그날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야식도 안 먹고 그냥 퇴근함(새벽 1시 퇴근)
 
그런데.... 집에 도착하니 열이 나고, 몸살 기운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그 날 잠을 한 숨도 못잠
 
정말 이렇게 혼자 앓다가 죽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아팠음
 
새벽이라 병원도 못가겠고, 다음날 아침 되자마자 힘든 몸을 겨우 이끌고 병원으로 갔음
 
그랬더니... 신종플루 의심된다는 거임!
 
그때가 우리나라에 막 신종플루가 유행이어서 뉴스에서 사람이 죽네 어쩌네 난리도 아니었을 때임
 
근데 내가 그 신종플루에 걸린거임; 나중에 검은 양말 신은 꿈을 찾아보니 양말 신은 사람이 아플 꿈이었음
 
매번 이렇게 맞추는게 너무 신기함
 
신종플루는 타미플루 먹으니까 바로 안 아팠음ㅋㅋ
 
 
 
 

3. 이번엔 좀 무서운 꿈임...
 
우리 어머니는 원래 건강하셨는데 암에 걸리셔서 투병 생활 3년 정도 하시다 돌아가셨음..
 
암 중에서도 예후가 안 좋은 암에 걸리셔서 고생을 많이 하시다 돌아가심..
 
엄마가 돌아가시기 6개월?? 전부터 악몽에 많이 시달리셨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꿈이 있음
 
엄마가 비명을 지르면서 깨신적이 있음
 
꿈에서 엄청 까만 사람이.. 그냥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온통 까맣다고만 했음
 
까만 갓을 쓰고,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다고 함.
 
그 사람이 엄마 목에 밧줄을 턱 걸더니,
 
그대로 엄마를 산으로 끌고 갔다는거임
 
숨이 턱턱 막히고, 그 사람이 힘이 너무 쎄서 계속 끌려가기만 했다고..
 
나중에 찾아보니 죽음과 관련된 꿈이었음...
 

 
그리고 돌아가시기 한 달 전쯤에는 꿈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나왔다고 했음..
 
우리 외할아버지 국가유공자임. 젊었을 때 월남전 참전하셨었음
 
 
꿈에서 누가 문을 두드리길래 엄마가 집 문을 열어보니
 
외할아버지가 옛날 군복을 입고 총을 메고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서 계셨다고 함.
 
꿈에 돌아가신 조상이 나오는 꿈은 매우 좋은 꿈이거나 매우 안 좋은 꿈이라고 함..
 
이 꿈 얘기 하시고 한 달 못 넘기시고 돌아가셨음..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더 쓰고 싶은데 지금부터 대청소를 해야해서...ㅠㅠ
 
이번 글도 반응이 좋으면 다음에는 남친이 봤다는 귀신 얘기를 올려드릴게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댓글
  • lapin 2017/09/09 17:18

    따님이 아플 때마다 꿈에서 미리 보이셨다니..
    정말정말 따님을 사랑하는 어머님이셨던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아기인 딸이 있는데, 잘 키워서 작성자님처럼 친구같은 모녀사이가 되고싶네요.

    (wlIxRa)

  • 동2 2017/09/10 11:18

    아.. 뭔가 슬프기도 하고 ㅠ
    사이가 좋았다는거에서 부럽기도 하고.....
    저는 사이가 안좋거든요.....

    (wlIxRa)

  • 레모네이드★ 2017/09/11 00:08

    '와 잘읽었습니다~~어머님 대단하셔요~~

    (wlIxRa)

  • jiwoniya87 2017/09/11 00:26

    어머니아 따님을 정말 많이 사랑하셨던 것 같네요.
    저희 어머니도 얼마전까지
    암투병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생전에 꿈도 잘 맞추시고, 그런쪽으로 예민한 감각을 타고나신 분이셨어요..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네요..

    (wlIxRa)

  • 복실♥ 2017/09/11 00:37

    지금은 하늘에서 분명 따님을 지켜주고 계실거예요

    (wlIxRa)

  • staccato 2017/09/11 00:44

    우리어머니도 묘한 꿈을 잘꾸셨어요
    너무 오래전이야기라 정확히 기억나는건 하나네요
    밤에 얼굴이 없는 할머니가 엄마가 덮던 이불속 명주솜을 말없이 자꾸 뜯어가더래요
    엄마가 놀라서  이불을 잡아당겼더니 껍데기만 딸려와서 꿈에서도 내솜ㅠ내솜ㅠ 했는데
    당직 서던 아버지가 새벽에 달려와 통장을 다 달라고 했답니다
    부하가 시쳇말로 깐족거리며 시비 걸다가 아버지 약을 올리면서 노름판에 끌여들였대요
    평소 노름은 커녕 화투도 안잡던 분이 그날 뭐가 씌였다며 부하들 월급을 죄다 날리셨다고
    그돈 급하게 메꾼다고 적금 다 해약크리 ㅠ

    (wlIxRa)

  • 싱크로 2017/09/11 01:10

    꿈에 돌아가신 조상님이 나올 때 좋은 꿈, 나쁜 꿈 구별하는 방법은 어떤 모습으로 오시느냐 라고 알고 있어요. 예를들어 돌아가시던 즈음의 평소모습(나이나 외모 등)이라면 좋은꿈. 웃으신다면 좋은 일이 생길 꿈, 화내신다면 안 좋은 일에 대한
    경고 등. 반대로 젊으실 때의 모습이라던가 얼굴은 그대로인데 처음보는 옷(헌옷이든 새옷이든), 옷은 평소 옷인데 묘하거나 이상한 미소를 짓는다거나 아무튼 평소같지 않은 모습이라면 안좋은 꿈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안좋은 꿈은 조금. 저는 편이라 꿈자리 안좋으면 그렇게 하루종일 불안하더라구요.

    (wlIxRa)

(wlIx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