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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헬스 초보에게 드리는 긴 조언 4 - 보충제

헬스 초보를 위한 긴 조언 네 번째. 보충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불펜에는 당연히 저보다 오랜 경력, 더 큰 몸을 지닌 멋진 고수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 막 초보 딱지를 뗀 어줍잖은 동호인이 헬스 초보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일 뿐이니 좋게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편은 스크롤 압박이 매우 심하고 원론적인 이야기가 대다수니 관심 없으신 분들은 스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미디어에서 몸을 멋지게 만들고 유지하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치켜세우듯 조명하는 것도 그렇고 시대가 바뀌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조금만 부지런하면 예전에 비해 운동에 대한 여러가지 공부가 수월해지니 헬스장 문턱이라도 넘어 본 사람이 이제 성인 남성의 절반은 넘지 않나 싶습니다. 청년들의 경우는 비중이 더 높을 수도 있죠.
그 50%의 사람들 가운데 한 달 넘게 운동을 지속하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백질 보충제라는 게 있는데 한 번 먹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거나, 아무래도 먹지 않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겠지?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마 그 한 달 넘게 운동을 지속한 사람의 수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심지어 다이어트 중인 사람조차 근손실을 우려해서 단백질 보충제를 먹어야 한다고 믿는 경우도 많지요.
1. 그러면 단백질 보충제는 언제 먹는 게 좋은가.
1-1)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잘 알고 먹어야 해요.
사실 내가 먹고 만족하면 끝입니다. 다만 '자기 만족'보다 '몸의 변화'라는 결과를 보다 잘 이끌어 낼 타이밍이 있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도드라지게 올라가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효과를 보려면 잘 알고 먹어야 합니다.
성분 라벨을 보고 무엇이 들어있는지 이 단백질 보충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단백질이 아닌 다른 보충제더라도) 공부도 하고 어떤 점이 좋고 다른 제품과 차이는 무엇인지 알아야죠. 내 몸에 그 정도 공부도 없이 비싼 돈 주고 뭔가를 넣는 건 꽤 어리둥절한 일 아니겠습니까...
1-2) 정확한 자세와 성실한 훈련이 우선입니다.
헬스 초보에게 드리는 긴 조언 - 1, 2, 3 에서 계속 언급했듯이 영양, 휴식은 제.대.로 운동했을 때, 그 이후에나 챙기는 것이고
초보의 경우는 차츰 자세를 잡아가면서 헬스장의 모든 기구에 익숙해지고  덤벨, 바벨, 케이블, 밴드 등으로 내가 원하는 부위에 필요한 만큼 자극을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훈련의 맛을 알고 스케쥴을 직접 조정 해 가며 본격 성장기에 돌입하게 되는데요. 이 때가 바로 단백질을 더 넣어줘야 하는 시기입니다 (사실 이 때조차도 단백질보다 아미노산 계열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보지만요.)
1-3) 단계를 밟다 보면 타이밍은 옵니다.
다른 방식으로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면 초보의 훈련은 본인에게는 안 쓰던 강도와 방식으로 움직이니 아프고 고통스럽겠지만 사실 일상적 체조를 같은 시간 수행한 것 보다 조금 더 자극이 간 수준입니다. 그래도 평소보다 더 움직였으니 배가 고프죠. 그러나 그렇게 시작해서 제대로 근육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정확한 자세를 익힌 사람이 점점 능력치가 올라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하게 되고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이제는 배가 고픈 게 아니라 근육이 고프게 됩니다. 근육이 고프다는 말... 아마 쇠질 경력 오래인 분들은 다들 이해하실 겁니다. 그 때 슬슬 단백질을 넣어주는 겁니다. 조급한 마음은 잠시 넣어 두세요.
1-4) 자극을 제대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번 더 다른 예를 들죠. 압박붕대를 세게 잡아당기면 섬유가 늘어나면서 바둑판처럼 선과 선이 만나 수 없이 많은 네모가 나타납니다. 다시 원위치 시키면 그 네모가 사라지면서 그냥 평평한 천과 같이 돌아갑니다.
100% 일치하는 예는 아니지만 훈련이 이와 같습니다.
완벽한 이완을 해서 압박붕대의 섬유들이 늘어나듯 근육에 생채기를 주고 강한 수축을 해서 원래의 붕대 조직보다 더 조이듯 근육을 수축합니다. 그렇게 훈련을 하다보면 근육도 살짝 늘어나 압박붕대처럼 평평하고 잘 짜여진 조직이 아닌, 여러 갈래의 실이 늘어나 곳곳에 실이 교차하며 만드는 헐거운 네모가 생기죠. 이 때 훌륭한 영양섭취를 통해 그 헐거워진 실을 더 두텁게 만들어 빈 네모를 채우고 늘어진 붕대를 다시 팽팽하게 만드는 것이 훈련과 영양섭취 그리고 회복 후 성장의 원리와 비슷합니다.
그렇게 헐거워진 붕대가 되듯 근육에 생채기를 줄 수 있는 훈련을 강도 높게 지속하는 것이 가능할 때가 단백질이든, 그 밖의 보충제든 식사 이외의 것을 먹어주는 타이밍입니다.
2. 왜 처음부터 단백질 보충제를 먹을 필요가 없나?
2-1)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심하게 적응, 적응, 적응합니다. 근력 운동을 자주 하지 않았던 사람은 그야말로 걷기, 움직이기 등의 일상적인 근육 사용에 최적화 되어 있고 근력 운동을 시작해서 어지간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평소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무시무시하게 노력합니다.
초보가 운동을 하면 해당 근육에 혈액이 몰리고 어느 정도의 자극을 통해 잠시 펌핑이 되겠지만(나만 볼 수 있는 수준이고 타인이 나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입니다.)  근성장에 필요한 수준의 자극이 아니라면 귀신같이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대로 복귀합니다. 이럴 때 먹는 단백질 보충제는 그냥 심심해서 먹는 간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성장할 근거가 없는데 단백질을 넣었다고 성장한다면 열심히 체조하고 소고기 많이 먹어도 근육이 마구 성장하겠죠.
제 지난 글 1,2,3에서부터 계속 지겹게 말씀 드리지만 좋은 자세를 익혀서 부상 없이 훈련하면서 차츰 내 한계를 조금씩 극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정확한 자세를 통한 자극입니다. 그걸 모르고 그냥 나 오늘 몇 회, 몇 세트 다 채웠더니 몸도 피곤하고 자극도 된 것 같고 이만하면 충분하겠지? 하는 시기에 보충제를 드시는 건 금전적 여유가 많은 분께도 권장하지 않습니다.
'아직 잘 모르니 그냥 열심히 하자'는 시기를 지나 '이제 내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할 때까지 일반식만 하셔도 충분합니다. 운동하지 않았던 지난 날 지금까지 해 오신 식사 가지고 평소에 근손실 없으셨죠? 되려 일반식에서조차 필요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계셨을 지 모릅니다. 단백질 부족? 안심하셔도 될 것 같아요.
2-2) 내 몸이 단백질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평균적 체격인 사람이든, 마른 사람이든, 비만인 사람이든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사람과 아닌 사람의 소화효율은 다릅니다. 선천적으로 다르기도 하지만 후천적 생활방식으로 인한 차이가 대부분입니다.
식사가 불규칙하고 수면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식사량의 변화가 끼니마다 심한 사람은 장도 튼튼하지 않겠죠. (극한의 운동량을 가진 사람들은 이 마저도 잠재울 수 있지만요.)
이러면 장기간 꾸준하게 운동하면서 소화를 잘 시키고 흡수를 잘 하며 잘 쉬고 잘 성장하는 체질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올바르게 훈련하고 식사 잘 챙기고 그러면 당연히 운동과 관련된 실력도 늘고 몸도 조금씩 틀이 잡히겠지만 소화, 흡수하는 능력도 신체리듬도 일관되게 바뀝니다. 이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해도 그닥 효과가 없습니다. 유당 관련일 수도 있지만 제거한 단백질을 먹어도 매 번 설사나 장이 불편한 사람이 많죠.
비싼 응가하고 장기를 괜한 피로에 노출시키고 거기에 효과도 못 보는 경우가 됩니다.
꾸준한 훈련으로 몸의 각 도로를 정비, 확장해서 차들이 잘 달리고 빠르게 움직여 지체, 정체가 없는 도로와 같을 때 좋은 차량으로 변신해서 엔진오일도 합성유로 넣어보고 고급휘발유도 넣는 것입니다.
초보 때부터 보충제를 먹겠다는 것은 경차 또는 25톤 트럭으로 지금부터 합성유 넣고 고급유 주유했으니 고급 세단의 성능을 '기대'하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대부분 이상 실현과 아주 먼 거리에서 씁쓸한 현실로 남게 됩니다. 이것저것 보충제 뚜껑 좀 따 보다가 운동도 관두고 몸도 변화가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거든요.
2-3) 근손실을 막아라?
살이 찔 때의 과정을 보면 필요 이상의 열량을 가진 음식물을 몸에 넣고 소비하고 배출하거나 저장합니다. 그런데 누구나 처음부터 그렇게 고열량을 전부 소화하고 남는 걸 저장하지 않습니다.
젊고 어릴 때의 대사량이 높기도 하지만 그 때는 어지간히 먹어서는 쉽게 살이 찌지 않습니다. 전부 다 소화하지는 못하고 어느 정도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몸은 어지간하면 전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엄청나게 애를 쓰기 때문에 운동을 어느 정도 해도 몸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과 같이 처음엔 아무리 먹어도 쉽게 살이 찌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 몸이 고열량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모든 소화 흡수 저장 방식이 고열량에 맞춰지기 때문에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나고 이는 마찬가지로 한 번 그렇게 되면 다시 바꾸는 게 무척 힘들고 어렵사리 체중을 빼도 그냥 먹지 않고 빼기 때문에 계속 덜 먹는 극강의 의지가 없으면 고열량에 적응한 몸은 이내 급속도로 체중을 원위치 시킵니다.
그러므로 살이 찐 사람이 다이어트를 할 때 근력운동이 답이라는 건 그 사람을 반은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감량을 위한 식사가 먼저고 소소한 운동을 통해 체질을 활기있게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이렇게 차츰 줄여가다가 저항선에 부딪히면 그 때 괜찮은 트레이너와 그 저항선을 강하게 돌파하거나 아니면 거기를 저지선 삼아 근력운동을 확 늘려가면서 식사와 운동량의 변화를 주고 몸을 바꾸는 거죠.
이런 방식은 전혀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살이 찌면 근육량도 조금씩 늘겠죠. 그런데 살을 뺄 때 그 불어난 근육량은 유지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요. 단련이 안된 근육으로 엄청난 지방과 함께 조금씩 쌓인 근육량은 의미가 없습니다. 빌더가 벌크업 후 컷팅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살이 찔 때 따라붙은 근육량 따위는 그냥 신경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당연하게도 단백질 보충제를 이럴 때 먹으면 살 잘 빠지지 않습니다.
다이어트 중인데 식사 대신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고 싶은데 어떠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데 단언하건데 더 배고프고 괴롭습니다.
나는 식간에 단백질 보충하기가 힘들어서 단백질 보충제를 먹고 싶은데 어떠냐고 초보 분들이 정말 많이 물어보시는데 지금 수준에서는 식간에 보충 안 해도 된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통하지 않습니다.
2-4) 우리는 보디빌더가 아닙니다.
분할, 훈련방식, 영양섭취, 휴식에 관해 우리는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정보의 대부분은 이미 '몸을 만든 자'로부터 기인합니다.
정확한 자세와 훈련, 식사법, 보충제 사용, 수면 관련 정보 등은 바람직한 근성장을 위해 꼭 접해야 하는 정보지만 가려서 보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몸을 크게 만든 사람은 수 년간 체득한 자신만의 요령과 기술이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보고 배우며 정확하게 바르게 훈련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단백질을 체중(0.001%)의 두 배 160g을 섭취하더라. 그러니 나도 그렇게 먹겠다'가 아닙니다. 우리는 완성 단계에 접어든 보디빌더가 아니니까요.
먹는 것과 쉬는 것은 차차 신경쓰셔도 됩니다.
3. 그럼 어떤 보충제를 언제 먹어야 하나요?
(여기서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3-1) 보충제는 무척 다양합니다.
단백질 보충제, 크레아틴, 글루타민, 종합비타민, BCAA, 여타의 아미노산, 오메가3, 소화효소, 유산균, 항산화제, 부스터, 혈관확장제, ZMA, 아스파틱산, 관절 영양제, 간 보호제 등... 뭐 그 이외에도 더 많이 열거할 수도 있죠.
다 보충을 해 주면 조금이나마 좋은 건 맞습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몸을 활기있게 만들고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있으며 소화와 흡수가 용이한 몸이 되어서 몸에 구석구석 좋은 도로를 놓거나 확장해서 정체가 없는 고속도로 같은 상태여야 이게 다 효과가 조금이라도 있습니다.
최소 6개월은 꾸준히 훈련에 임하시고 내 몸이 이제 힘도 붙고 눈으로 봐도 꽤 변화가 있다 싶을 때 그러니까 스스로 거울을 보고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이 정도면 나 많이 변했구나' 싶을 때 보충제를 드세요.
3-2) 몸에 틀이 잡히면 BCAA를 권장합니다.
하나하나 효능을 설명하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지니 다들 이 정도는 아신다는 전제 하에 저는 초보 분들에게 단백질보다 BCAA를 권장하는 편입니다. 되려 몸의 틀이 잡혀가는 분들에게 단백질 보충제는 나중에 선택하더라도 BCAA는 지금 섭취하시라고 합니다. 특히 새벽에 운동하느라 탄수화물 섭취 시간이 애매한 분들에게는 꼭 필요합니다. 강도 높게 다이어트 하는 분들에게도 꽤 유용하고요. 단백질이 근손실을 막아주는 게 아니라 되려 이 BCAA가 운동하는 도중, 이후 근육무리에 먼저 작용해서 쓰이기 때문에 근손실을 억제합니다.
3-3) 크레아틴과 글루타민은
훈련 루틴을 바꿔가면서 자극을 달리 할 줄 알고 생활 환경이 휴일, 야근 등으로 종종 변화할 때마다 운동 스케쥴을 유동적으로 관리하는 등 궤도에 오른 분이라면야 드시든 말든 (이미 드셔보셨을 확률이 95%겠죠) 개인 선택이고요. 초보 딱지를 떼고 본격 훈련에 임하는 분이라면 전 이 두 가지를 운동 경력 1년은 넘어야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먹을 단계가 되면 단백질도 함께 먹는 게 좋고 (이미 드시고 계시겠죠) 이 두 가지를 먹지 않더라도 이 때부터는 남의 추천이 아니라 내게 맞는 단백질 보충제를 찾아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일반식에 닭가슴살, 달걀 만으로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남의 경험담도 참고해야겠지만 내게 잘 맞는 보충제가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저를 예로 들면 어릴 땐 옵*멈 사의 제품들을 선호했지만 부상을 당하고 재활 이후에 다시 시작할 때는 나* 무맛을 오래 먹다가 지금은 다른 걸 먹습니다.
3-4) 나머지는 정말 개인의 취사선택입니다.
실제 몸에 미치는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꽤 걸릴 수 있고 효과를 보지 못 할 수도 있으니 누가 봐도 오!! 운동 많이 하셨군요~ 할 때까지는 위에서 언급한 단백질 보충제, BCAA 조금 더 보태서 크레아틴, 글루타민 까지면 충분하고요. 오메가3나 비타민 정도까지는 챙기셔도 좋습니다.
거기서 더 높은 경지에 가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공부를 충분히 하시고 드세요. 대충 후기 읽는 것, 블로그 몇 번 보는 게 아니라 언제 먹어야 하는지 내가 다루는 보충제들과 겹치지는 않는지, 어느 시간에 먹는 게 좋은지 그 시간도 다른 보충제와 겹치지는 않는지... 먹어 보고 쉬어 보고 등등요.
저는 현재 일반식 이외에 BCAA, 단백질 보충제만 먹고 있습니다만 어릴 때 몬*터마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부스터, 단백질, 아미노산, 그 밖의 제품들을 브랜드 별로 다양하게 접해보고 2달 간격으로 제품 바꿔가며 테스트도 해 보고 뭐가 내게 맞는지 뭐가 안 맞는지 참 열심히도 찾았더랬습니다.
다음은 어린 시절 제가 가장 몸이 좋았을 때
하루에 접하던 보충제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AAKG, 크레아틴, 시트룰린, BCAA, 그 밖의  아미노 계열 보충제들, 단백질 보충제(wpi. 카제인), 글루타민, 종합비타민, 아르기닌, 유산균, 베타알라닌, 오메가3, ZMA, 클리어머슬 등...거기에 부스터류도 적잖게 경험했습니다.
어떠세요? 3시간마다 식사를 하다 지쳐서 소화효소까지도 고민했었고 돈도 꽤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무척 바빴고 뭐든지 훈련과 관련해서 생각을 했죠.
결과요? 보충제 때문에 부상을 당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피로한 일상에 더해지는 과중한 쇠질에 지쳐 결국 어깨를 다치고 3년 간 재활을 하고 마흔 즈음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한 번 지난 길이라 더 수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마음을 비우고 자세를 끊임없이 신경쓰고 정교하고 날카롭게 자극을 주려고 애쓰니 신기하게 더 젊은 육체로 수많은 보충제와 함께 하던 지난 날에 비해서 성장 속도가 그닥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이가 들어 회복이 느린 점, 대신 조급함은 사라지고 여유가 생긴 점 등이 있겠네요.
다시 언급하지만 지금 보충제는 BCAA와 단백질만 먹습니다. 그래도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죠. 심지어 한 달은 단백질 보충제를 먹은 후 끊고 한 달은 닭가슴살이나 달걀, 정도만 먹는데 정말 충분합니다.
부스터 역시 평생 먹을 것 아니면 자제하세요. 조금 몸에 활기가 떨어지는 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날 보조 역할로 사용하는 것이지 매일 먹을 필요가 별로 없습니다. 의존성 생기기 시작하면 부스터 없이 훈련 못 합니다. 내 몸 내 리듬 그대로를 가지고 하는 훈련이 정말 내게 도움이 되는 겁니다. 그래도 드시고 싶다면 복합 부스터보다 AAKG+모노크레아틴+시트룰린 정도를 운동 30분 전 드시면 좋습니다. (개인 견해일 뿐입니다.)
4. 약물은 절대 하지 마시길...
단백질과 부스터로 시작해서 많은 보충제를 겪다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사람이 가는 코스가 바로 약물입니다. (물론 이미 완성형 몸이지만 대회 준비하고 경쟁에 놓인 사람들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옥시, 아나바, 디볼, 티볼 등의 경구제를 비롯해서 스테로이드 계열 주사제 등 여러가지 약물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많은 사용법과 케어법이 오래 전부터 발전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상상 외로 많은 일반인이 사용합니다.
시간을 두고 내 몸을 건강하게 하고 또 보기 좋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마치 게임에서 치트키를 쓰듯 이런 약물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요?
운동 초보 중 약에 손대는 사람은  제대로 운동을 할 줄 모르고 그냥 열심히 했는데 발전이 없다고 변명하다가 몸 잘 만든 사람을 전부 약쟁이처럼 보는 과정을 거쳐 나도 약 해서 몸 만들겠다 테크를 탑니다.
수준급 스테로이드 관련 주사제 정도를 접하지 않으면 이런 분들은 약에서조차 경구제 몇 번 건드리다가 역시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하니 발전이 없어 금세 또 관두니까 어찌 보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냥 매번 뭔가 요행만 바라고 치팅에만 눈 돌리고 힘들면 관두고 그렇게 끝나고 남는 건 없습니다.
제가 가르친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을 둘 봤습니다만 말을 나눠 보면 매사에 불만, 남탓이고 심지어 본인이 근육이 안생기는 체질이라고 어이없는 말을 하기 일쑤였고 결국 어디서 구했는지 아나바를 가지고 왔더군요. 이후로 마음을 접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만 요즘도 가끔 헬스장에서 보이는데 몸은 그대로 입니다.
중수 이상 중에서는 쇠질의 끝을 보고 싶은 사람이 약에 많이 의존합니다. 어느 정도 남 부럽지 않은 몸을 만들었지만 가끔 보이는 절대자 급의 몸이 큰 사람을 보면 아득한 기분이 들죠. 얼마나 힘들고 고된 과정을 겪었는지 훤히 보입니다. 그러면 심하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건 무섭고 보충제처럼 특별한 케어가 필요 없는 약은 없을까 기웃거립니다.
다 욕심 때문입니다.
건강하고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한 과정일 뿐인데 그 과정이 내 생각보다 느리기 때문이고요. 내 눈으로 빨리 변화를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쇠질은 허세를 부리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적어도 3년은 애쓰고 노력을 온전히 부어야 잔이 서서히 채워지는 오랜 인내와 극기가 필요한 분야고요.
제대로 해당 훈련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만 있다면 이렇게 5년 차 10년 차 이렇게 내공이 쌓인 몸은 격이 다릅니다. 5년 10년 곁에 두고 즐겁게 하세요.
약에 관심을 거두시는 게 좋습니다. 약 파는 이들, 내가 해 봤는데 괜찮더라는 이들, 누구도 나의 건강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당장 내일 내 신장과 췌장 그리고 간, 분비체계가 멍들고 상처받을 수 있어요. 나만 아닐 것 같죠? 나는 잠깐 6주만 사용하고 말 거니까 괜찮을 것 같죠? 남들도 다 하고 메뉴얼을 제대로 따랐으니 괜찮을 것 같죠?
보충제도 이것저것 공부하고 사용하고 단백질도 먹어보다가 바꿔보기도 하고 천천히 재미있게 하세요.
욕심은 조금만...
정석과 같은 자세, 성실한 훈련, 그 사이에 깃드는 작은 만족들이 모여 초보를 큰 몸으로 데려가 줍니다.
쇠질에 지름길은 없습니다. 다만 빨리 걷는 요령이 있을 뿐이고 보충제는 그저 거들 뿐입니다.
너무 길고 실속은 없지만 아이 키우는 전업주부 남성 입장에서 더 다루기가 힘드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곰이군곰 2017/09/09 08:08

    잘쓰신거 같아요.
    보태자면 보충제는 신장이나 간에 무리를 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드시는것이 좋습니다.

    (uMxpZo)

  • GTROOQ 2017/09/09 08:08

    정성글 잘 봤습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uMxpZo)

  • 이거굵네요 2017/09/09 08:09

    글 잘 읽었습니다. 평소 단백질 보충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식이 됩니다.
    그리고 단백질 보충제 중 당분이 없는 단백질 보충제는 없나요?
    시중에 파는 단백질 보충제를 보니 당분이 없는 것을 못 봤네요.

    (uMxpZo)

  • Shiori★ 2017/09/09 08:12

    곰이군곰// 맞습니다. 몸상태를 개선하고 운동하고 하루를 잘 보내는 몸상태가 된 후에 챙기는 게 단백질 보충제죠. 저 역시 단백질 보충제를 차츰 줄여서 이제 한 달 걸러 한 달만 먹지만 더 줄일 계획입니다.

    (uMxpZo)

  • Shiori★ 2017/09/09 08:13

    GTROOQ// 옙. 주말입니다. 기분 좋게 보내시길 바라요!!

    (uMxpZo)

  • Shiori★ 2017/09/09 08:14

    이거굵네요// 당분이 없거나 미량이 포함된 단백질 보충제도 많습니다. 다만 맛이 없을 뿐이고 맛이 없으니 인기가 없지요. 보충제 파는 곳에서 꼼꼼히 성분표 보시고 선택하세요.

    (uMxpZo)

  • 리나시멘토 2017/09/09 08:33

    시오리님 글 언제 올라오나 매일 기다렸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려요.
    저는 운동 시작한지 딱 7개월 되는 초보입니다.
    27년간 단 한번도 운동을 한적이 없어서 지금도 벤치는 양쪽에 10kg끼우고 팔 후들후들하면서 겨우 합니다ㅋㅋㅋ
    처음엔 빈봉도 힘겨워했는데 이정도도 환골탈태라고 생각하면서 합니다. 진전은 더뎌도...
    근데 이제 운동하는 습관은 잡혔는데 항상 운동 끝나면 배가 고파서 폭식하기 일쑤입니다ㅜㅜ
    예전엔 꾸준히 운동하는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건줄 알았는데 이젠 먹는거 참는게 젤 힘듭니다ㅜㅜ

    (uMxpZo)

  • 리나시멘토 2017/09/09 08:35

    폭식하고나면 느껴지는 그 자괴감이 너무 괴롭습니다...
    근데 그 자괴감도 본능은 못이기나봐요...그러고 운동하면 또먹습니다...ㅋㅋㅋㅋ어째야 될지 모르겠어요ㅠㅠㅋㅋ

    (uMxpZo)

  • 카를로브 2017/09/09 08:36

    잘 봤습니다.
    10여년 전에 180에 57이었던 몸을
    탄수화물, 단백질만으로 70대 까지 만들고
    육아때문에 10년 넘어 쉬고 있는 데
    (대신 농구는 꾸준하게)
    그래도 정석(?)대로 운동한 덕분에
    몸무게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몸이 마른 게 고민이었는 데
    꾸준함이 역시 좋은 결과를 낳더군요.
    저는 옵x멈 갓만 이용했습니다.
    휴일 시간대가 그래서 좋은 글이 뭍히네요.
    낮시간에 한번 재업해주세요.

    (uMxpZo)

  • Shiori★ 2017/09/09 08:44

    리나시멘토// 하하 저도 그 마음 이해합니다. 요즘도 새벽 훈련 끝나면 대접으로 한 가득 국수나 밥을 먹어요.
    그래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습관이 딱 붙으셨으니 가끔 적게 먹자 하고 참는 날 하루 씩만 만들어주면 충분해요. 일주일에 하루만 폭식하자가 아닌 일주일에 하루만 덜 먹자요. 지금 막 몸 상태가 좋아지시느라 몸이 엄청나게 음식을 갈구하는 것 같으니 가끔 좀 덜 드시면 잘 되겠어요.
    그리고 10KG 봉이면 어떤가요~ 제대로 후들후들 한 번이 50KG휙휙 보다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천천히 가시면 좋은 결과 나올 겁니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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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ori★ 2017/09/09 08:50

    카를로브// 체중이 일관되게 유지가 가능한 분들은 운동을 쉬어도 리듬을 잃지 않는 분들이죠. 제 사부님도 그런 분인데요 전직 보디빌더셨고 경력도 화려했죠. 그런데 그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몸은 엄청나게 큰데 일주일에 하루, 바쁘실 때는 한 달에 하루 헬스장 오시는 게 전부임에도 체격, 체중에는 변화가 없어요.
    카를로브님도 아마 오랜 기간 제대로 훈련하신 것이 몸에 배고 이후에도 농구같은 스포츠도 즐기시고 식사나 휴식 리듬도 본인이 잘 관리하시니 가능하실 것 같아요.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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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령뇽 2017/09/09 09:00

    안녕하세요 잘 읽고 있습니다 매번 감사합니다 :) 전 20살때부터 피티를 받고, 받다가 포기하고 포기하고 하다가 27살 직전 6개월 피티 받을때 처음으로 몸 만드는데 성공하고 취업을 했는데, 취업후에 살이 98키로 까지 찌면서 (5년간 천천히 찌게 되었습니다) 성인병등이 많이 와서 작년 1월부터 다시 피티 30세션을 두번 받고 꾸준히 운동만 신경쓰면서 7월초에 체지방 7프로로 사진도 찍고 어디서든 몸 좋다는 말들으면서 다이어트엔 성공 했습니다. 트레이너 제안도 여러번 받았고요. 저도 운동이 너무 좋고 나름 자부심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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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령뇽 2017/09/09 09:04

    5월 정도부터 아프던 어깨가 너무 아파져서 중량은 버리고 자극위주로 훈련했는데 7월말부터 너무 심하게 아파서 쉬면서 신나게 먹고(다이어트 식단을 1년반 해오다보니 넘 좋네요ㅠㅠ)병원다니고 있는데 인대 부분파열이더라고요. 운동을 쉬어야한다는데, 참 답답합니다ㅠㅠ 대체 얼마나 쉬어야하는걸지... 근육이 바로 없어질것 같진 않지만 불안하고 답답합니다. 이럴때는 진짜 얼마나 쉬어야할지ㅠㅠ 어떤식으로 운동을 해야할지 조언이 필요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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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2017/09/09 09:25

    시오리님덕에 저도 몰랐던부분 많이 알아갑니다!!(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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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ori★ 2017/09/09 10:09

    도령뇽// 저도 어깨 견봉 심한 염증 그리고 회전근과 견갑 부근에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아예 팔을 들지 못했었고요.
    유명한 병원도 가고 재활훈련도 하고 도수치료, 물리치료 안 받은 게 없을 지경이었고 좀 나으면 다시 헬스장 가고 또 다치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그러다 좀 나았다 싶을 때 정신 못 차리고 또 헬스장에 다녔는데 그 때 즈음에 운 좋게 지금의 사부님들을 사석에서 만났어요.
    그 때부터 재활을 겸해서 모든 기구, 소도구와 프리웨이트 전부 다시 배웠습니다. 저도 나름 운동 오래했다 싶었는데 전국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빌더 출신 사부님에게 지도를 받으니 정말 제가 해 왔던 운동이 부끄럽더라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고요.
    사부님 두 분 중 한 분이 빌더 관두고 미국 유학 가셔서 재활 공부 하다 오신 분이어서 한 분은 본 훈련, 한 분은 재활 이렇게 봐 주셔서 정말 운이 좋았고요.
    재활 담당하신 사부님 말씀만 전하자면 어깨 부상은 쉬는 게 원칙이고 당연히 병원이 우선이며 대신 다른 신체부위의 리듬이 무너지지 않게 아프지 않은 수준의 기본적 운동은 해줘야 한다. 이러셨습니다. 꼭 나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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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ori★ 2017/09/09 10:12

    봉준호// 감독님 왜 이러십니까. 제가 봤을 때 감독님은 내츄럴로는 한계치까지 이미 올라가신 분이고 저는 이제 시작하는 수준입니다. 항상 존중하고 감탄하고 있어요.
    더불어 결혼생활에 만복이 깃들기를 바라고 있고요. 격려 말씀이라 여기고 댓글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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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토레로 2017/09/09 10:50

    Shiori★님// 정확한 자세나 설명이 있어 참고할만한 유튜브, 블로그 , 혹은 책을 추천해주시면 안될까요? 문외한이라 너무나 방대한 자료가 있어 어느것을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어떤 설명이 맞는지도 모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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