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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내내 간택송 부르던 아가냥이

비가 많이 내리던 지난 여름, 엄마냥이와 두 아가냥이가 집 창문 바로 앞에 화단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어요.
예쁘고 애잔한 마음에 쫓지 못하고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둔 동거가 시작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냥이가 자취를 감추었어요.   
아가냥이가 석달쯤 되어서 독립을 시킨 건지
길에서 고단한 삶을 끝낸건지 알 수 없지만
아가냥이 둘은 여전히 자주 화단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풀 숲에 숨기도 좋고 나무 스크래쳐도 있고 좋은 서식지가 되었죠. 
  
어린 것이 안쓰러워 집에 기거하는 뚱냥이 사료를 간간히 나누어 주었어요. 주에 한 두번쯤이나 되려나...
그럼 앙냥냥 하면서 잘 먹는 것이 기특하였는데.....
오늘 사단이 납니다.
오랜만에 왔길래 몇개 나누어준 고양이 멸치를 먹고 나서는 엄청 마음에 들었나봐요 ㅠㅠㅠㅠ
두 시간 동안 삐용삐용 울어재끼는데 집 주인님은 비상사태가 되고ㅠㅠ 
어린 것은 성묘 둘이 내려다보며 하악질을 해대는데도 냥썅마이웨이 ㅠㅠ
지금 집에 도저히 세마리는 감당이 되질 않아서
저리가 쉭쉭 하고 위협도 해보고 나가서 발도 굴러보고 해도 요지부동이예요.
오히려 저리가! 하면서 손을 휘저으니 잡으려고 되려 짬푸를 합니다. 결국 타는 속으로 간택송을 듣고만 있었네요.
딱 창문 하나 사이의 평온한 동거가 좋았는데,
어린 것이 너무 애타게 간택송을 불러서 ㅠㅠ 마음이 산란하네요. 
더 해줄게 없으니 모른 척 하는 것이 맞겠지요.
부디 녀석이 더 좋은 집사를 간택하기를, 길에 있더라도 겨울까지 잘 넘길 수 있기를 마음으로 바래봅니다. 
  

댓글
  • 050505 2017/09/06 01:00

    곧 쌀쌀해지는데 안에 있는 냥이들 보면 정말 들어가고 싶겠어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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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초에오징어 2017/09/06 07:24

    저 눈빛을 보면서 발을 굴렀을 작성자님의 심정..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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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모ㅇ동 2017/09/06 09:07

    저 포즈와 눈빛에도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은 작성자님은 단호박 그 자체네요ㅕ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같았으면..이미 침대에서 발라당하고 놀고 잇었을텐데..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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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린검사 2017/09/06 09:39

    어지간히 맘에 들었나봐요 ...돌멩위 사진이 아련 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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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adowBoxer 2017/09/06 10:28

    마지막 사진이 참 애잔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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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이맘마냥 2017/09/06 11:00

    아니면.  님께서 예쁜 냥이들의 집사를 구할수있게 도와주는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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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pholic 2017/09/06 11:02

    우와~~ 엄청 미묘네요..
    길에서 흔히 보는 고양이가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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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드림 2017/09/06 11:08

    왜그러셨어요...
    특정 장소에서 길냥이들 간식 주는건 괜찮겠지만
    작성자 집앞에서 주면 계속 와요 그럼 마음 아프고 계속 주게 되고 그럼 또 걱정되고
    전 그래서 14년차 집사지만 집근처 길냥이는 쳐다도 안봅니다 괜히 저 따라오고 정들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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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까뻔쩍외계 2017/09/06 11:09

    제 거주지랑 근무지 주변에 길냥이 들이 많은데...그래서 저는 거들떠도 안봐요 ㅠㅠ
    애들한테 미안하지만... 책임 못질거면 정기적으로 밥주지 마세요 ㅠㅠ 맘 안파도 어쩔수 없어요...
    가끔.. 일년에 두어번... 진짜 마른 냥이가 보이면 사료 한가득 일회성으로 주고 말지...정기적으로 주면 애들도 똑똑해서 밥나오는곳인지 알더라구요 ㅠㅠㅠ 에궁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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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상종자 2017/09/06 11:11

    제가 보기에도 '딱 창문 하나 사이의 평온한 동거'가 제일 좋아 보입니다. 님이 지금 데리고 계시는 고양이를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가장 중요하죠. 저 애들은 저 애들 삶이 있고 님도 님의 생활이 있습니다.
    키우라는 뉘앙스 팍팍 풍기는 댓글로 부담 주는 사람이 보이는데.. 그렇게 애잔하면 직접 가서 데려오시던가 폰으로 손가락 놀리면서 왜 자꾸 부담주는 건지?
    내가 보기엔 길냥이한테 화단 내주고 먹을 거주고, 작성자만큼 해 주는 사람도 얼마 없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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