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육개장이에요.
좋아만 하지 끓일 줄은 몰랐어요.
몇년전 한국에서 어머니가 방문하셨어요.
남편을 통해 토란대 좀 구해다 주십사 부탁을 드렸더니...
아뿔싸... 이거 도대체 뭐에다 쓰려고 그러냐 하며
어머니가 알토란을 한 망태기나 가져다 주셨어요.
도대체 뭐에 쓸지는 저도 모르는 알토란 ㅠㅠ
흙이 묻어 토실토실 실한 놈들이
도대체 세관을 어떻게 통과했는지도 의문이에요.
아무튼 그때도 육개장이 먹고 싶었는데 할 줄은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먹고 싶으면 엄마한테 끓여달라고 해보라고 남편이 권했지만
우리 엄마도 아니고 남편의 엄마에게는 도무지 육개장 먹고 싶어요라고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연구하고 궁리해서 저는 육개장의 달인이 되었어요.
목마른 놈이 우물파는 거죠.
어머니에게 조르지 못한 점은 조금 서럽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 제가 궁리하기 시작하지 않았으면
지금도 저는 젤 좋아하는 음식을 제 손으로는 하지 못해서
매번 남에게 부탁하거나 사먹거나 할 운명이 되었을 것이므로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연구하기를 잘 했다고 믿어요.
저뿐 아니라 친구들도 제 육개장을 좋아해요.
멸치 육수 내리고, 건나물과 고기 각각 삶아 찢고 물기 짜서
매운 양념해서 달달 볶다 육수 넣어 한소끔 끓이는 복잡한 과정은
친구따라 인스턴트 팟을 사고서 졸업했어요.
물론 6쿼트짜리 인팟은 내겐 너무 작아요.
한 번 끓이면 곰솥 하나는 기본이니까...
고사리, 토란대 등의 건나물은 물 한 솥 잡아서 인스턴트 팟에서 manual 15분으로 끓이면 완전 부들부들 익어요.
멸치 육수도 soup 기능으로 하면 진하게 우러나요.
양지머리도 meat 기능으로 좍좍 찢어지도록 익혀요.
무, 파, 각종 버섯과 숙주는 데치지 말고 그냥 바로 끓는 국에 넣어도 돼요.
인팟으로 익힌 건나물은 꼭 짜고 고기는 죽죽 찢고 신선 야채와 고기 육수, 멸치 육수를 다 같이 곰솥에 부어요.
끓이면서 양념하면 끝!
이게 뭐가 간단하냐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물과 고기를 각각 따로 데치느라 불앞에 계속 서 있는 것보다는 놀다가 인팟 땡하면 와서 다 건져서 곰솥에서만 한 번 끓이면 되니까 이전 과정보다는 훨 간단해요.
곰솥으로 하나 끓여 다섯 집이 나누어 먹을 만한 양이에요.
남은 한 릇 데워서 입에 넣으려는 순간 애미야 젖줘라~ 하며 막내가 울었다는 건 함정 ㅠㅠ
https://cohabe.com/sisa/3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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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쩌러요
헛 인스턴트팟 뽐뿌왔어요!! 하지만 그걸 산다하더라도 작성자님의 금손은 저에게 없으니..ㅠㅠㅋㅋㅋㅋ 정말 맛있어보여요! 아가도 예뻐요♡
아이고 우리집그릇하고 접시가 같은거네요 ㅎㅎ
아기들의 센서는 참 정확하죠?ㅋㅋㅋㅋㅋㅋ
이제 좀 쉬려나 싶으면 애미야~~~~~~~~ㅋㅋㅋ
저도 육개장 좋아해용!!! 여기 한국에 육개장 체인점 있는데 나물은 적게 들어가고 파가 많이 들어간 육개장 파는데 맛있더라구용~ 전 직접 만들 용기가 안나서 항상 식당으로 고고ㅋ
우와 뭔가 도라에몽 도구같은건가요
인스턴트팟이 뭔지 몰라, 검색해봤네요. 전기 냄비 같은 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