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5시 반인데 우체국 가서 서류 보내고 퇴근하려고 조금 일찍 퇴근길에 나섰어요.
시골동네라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논밭을 옆에 낀 2차선 도로가 출퇴근 길인데요,
하.... 평소면 도로위에 로드킬 되어 있는 강아지, 청설모, 고양이 등등을 멀찌감치 시선을 돌리고 지나치는데
오늘 유독 딱 마주쳤어요.
애가 멀쩡해보이는데 캣초딩만한 아이가 누워있어서 에휴.. 이러는데
뭔가 눈에 밟히는 겁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한 20미터 쯤 떨어진 거리에 차를 세우고 다시 돌아보니 자세한 묘사는 생략 하겠습니다만 저 도로위에 더 누워있다간
고양이 몸이 더 훼손이 되겠구나.. 싶은 거에요 ㅠㅠㅠㅠㅠ
하아.....
다시 차를 돌려서 고양이 옆에 한 30미터 쯤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차에 있던 박스를 윗면을 두개 북북 찢어서 들고 고양이 등뒤로 갔습니다.
박스 면을 밑으로 넣고 망가진 얼굴 모습이 안보이게끔 위에도 박스로 가리고 들어 올리려는데
고양이가 아주 어린 아이는 아니였어서 박스 면에 쉬이 올라오지 않더라구요 ㅠ
어쩔 수 없이 맨손으로 박스위로 냥이 몸을 잡고 올렸는데, 아.... 몸이 아직 따뜻한겁니다 ㅠㅠㅠㅠㅠㅠ
하아....
등뒤는 땀이 주룩 주룩 흐르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ㅠㅠㅠㅠㅠㅠ
박스 종이위에 냥이를 올리고 위에 박스 종이를 가리고 들어서 풀숲사이에 묻어줬어요.
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제 인생 살면서 이렇게 등줄기에 땀이 주룩주룩나면서 긴장해보는 경험 탑쓰리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퇴사 이틀 전인데 마지막 무슨 세레모니를 이렇게 거창하게 하는지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그래도 글쓴님덕분에 아이가 더 아프지 않았을거에요... 대신 감사드립니다.
감사해요 저도 해봐서 결코 쉬운 일 아니란거 너무 잘알아요 감사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묘혼이 작성자님을 지켜줄거에요
감사하구 고마워여...ㅜㅜ아이는 좋은곳에서 이제는 저금통님께 감사하구있을꺼에여ㅜㅜ
쉽지않은 일인데ㅠ
용기내셨네요
무지개다리건너 고마워하고 있을거예요
하... 지나쳐버리고 나면 계속 생각나고 후회할 것 같아서 차에서 한 십오분 정도 고민하고 내려서 옮겨다 놨는데,
잘한일이다 싶긴 했는데, 밤에 자기 전에 생각 나더라고요...ㅠ 힘들었습니다
놀라셨겠어요 ㅠㅠ
덕분에 좋은곳 갔을꺼에요 좋은일 하신거니 마음 편히 가지시길...
ㅠㅜ
저라면 못했을거 같아요 정말 좋은일 하셨어요ㅜ
분명 고맙다고 했을 거에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편히 갑니다.. 하고..
저도 아직 몇개월 안 된 예쁜 아이가 주차장에 눈뜬채로 죽어있길래 옮겨서 묻어준 적 있어요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안쓰러워서..
생전 처음 느껴본 촉감 그리고 미안함에 땀 한바가지 쏟고 ㅠㅠ
다들 좋은 곳에 갔기를 ㅠㅠ
저 고양이 기르고 고양이 정말 좋아하는데
죽은 동물의 사체.... 전 용기 없었을 것 같아요...
대단하세요. 맘 따뜻하신 작성자님 오늘 편히 주무세요
감사합니다. 내일 행운 가득하시기를 :)
저는 강쥐만 키우지만. 저희집 바로 앞집이 길냥이들 캣맘 집이에요. 놀아주기도하고 물하고 밥은 노상 줍니다. 동네사람들도 그 집주인한테 뭐라고 안하는데 가끔 이상한 외지인이 와서 협박 같은걸 합니다. 대자보도 붙여놔요. [너같은 인간 때문에 도둑 고양이가 늘어나서 내가 피해는 본다]는 요지의 글이고 글 끝에는 반드시 [다 죽여버린다]라고 써요. 그게 몇년됐는데 어느날은 저희집에 쪽지를 써놨더라구요. [너는 개 키우니까 고양이 싫은꺼 아니냐. 왜 고양이 싸고 도는 집을 그냥 두고 보느냐]고 썼드라구요. 보자마자 떼고 보자마자 떼고 한 10번은 그런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봄에 바짝 마른 애기 고양이가 눈도 못 감고 죽은 채로 저희 집 앞에서 발견 됐습니다. 옆집 캣맘께서 그러는데 근방에서 못보던 아기래요. 누가 일부로 그랬다는건데...무섭고 열받고 ...그런데 애기는 불쌍해서 우리집 개린이가 쓰던 담요 빨아놓은게 있어서 그걸로 감싸서 개슨생한데 데려갔어요. 개슨생 한테 화장해 달라고.... 화장할때 담요랑 같이해달라고하고 돈내고 왔습니다. 비용은 캣맘네랑 우리집이랑 반반 냈는데 그러고 오니까 새삼 열받는거에요. 그집이랑 상의를 해서 누군지 알거 같은데 잡으면 혼자 해결하지 말고 두집이 공동으로 반 죽여버리자고 약속했습져. 그런데 지금껏 안나타 나네요. 잡히면 우리집 개린이 똥으로 울굴을 뭉개 줄껀데. 확마.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