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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보험심사제는 문케어에 필수입니다. 심평원, 건보 더 열심히 일하세요.

문케어의 기본적인 취지는 누가 감히 부정할 수 있을까요. 저도 적극 동감합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의사분들과 마찬가지로 현실과의 괴리감때문에
현재로서도 세계 어느 나라랑 비교해봐도 굉장히 훌륭한.. 의료 제도를 망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큽니다.


하여간 어쨌든 문케어는 어떤 형태로든 시행 될겁니다.

그게 시행 되더라도 절대 의료인으로서 떠맡고 싶지 않은 내용은
건강보험 및 심평원에서 정한 적정 의료 경계에 대한 책임입니다.
그런데.. 문케어에서 모든 진료를 건강보험에서 지원 받는 급여화 하겠다는게 당췌 왜 무서울까요?
모든 의료행위를 보장하니 두려울게 없어야 하지 않나? 싶으실 겁니다.

모든 진료가 급여화 된다 해서 건강보험에서 모두 다 적정 의료라고 인정 하지 않아요. 
인간의 건강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어서, 모든 의료행위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려면 온 지구 자원 다 쏟아 부어도 모자랄 겁니다.

'건강보험' - 개념적으로, 이상적으로 보면, 건강에 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 지원을 받기 위한 제도입니다.
그런데 말씀 드린대로 세상 만사 자원의 한계가 있다보니 마냥 다 지원해주지는 않습니다.
의학적으로 평가 해서 병의 깊이에 비해 너무 과한 지원을 받았다면, 환수를 해야지요. 그게 '삭감'의 원래 기본 개념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심평원에서 행하는 '삭감'은 
의사가 돈 벌어먹으려고 과잉진료 과잉검사를 해대는것을 컨트롤 하는 수단이라고 그들이 스스로 말하고, 
이에, 모든 '삭감'은 의사에게서 환수해 가는것에 더해 경우에 따라 벌금까지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보험 기준은 건강보험, 심평원에서 마음대로 정해놨지만, 
정작 그 기준에 대한 의학적, 경제적 책임을 의사들이 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주는 범위의 진료를 할 때 의사는 더 바짝 긴장합니다.
그 '삭감'의 기준에 들어가면 환자에게 더 많은 진료 검사를 해놓고도 더 손해를 보게 되거든요.
거기다 훨씬 더 큰 이유는 건강보험에서 말하는 '병의 깊이에 비해 너무 과한 진료' , 이른바 '삭감'에 대한 기준이 
여태 배워온 것, 의학 교과서, 세계적인 치료방침 등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들이 많거든요.
실제 따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아~ 이건 삭감, 이건 삭감 아님'

심평원에서 '삭감!' 라고 외치는 순간 환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진료 혜택을 받았는데, 과잉 진료라고 심평원에서 의사한테 돈 까지 뺏어다 줍니다.
이런 홍길동이 다 있나 싶을겁니다. 
어쩔 수 없이 의학적 지식의 불균형이 너무나 크므로.. 대부분의 환자는 그 과정을 '의사가 돈에 눈이 멀었네' 라고 해석하기 쉽상입니다.


의사는 교과서 대로, 열심히 환자 봤더니, 내돈 쥐어줘 가며 환자 치료해주고 욕 까지 얻어 먹습니다.

아.. 정말정말 이건 넌저리 납니다. 절대절대 떠맡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과잉진료에 대한 견제 장치는 필요합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시스템을 악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구성원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현재 심평원은 초과 업무 달성 하고 있습니다... 심평원 구성원은 초과 업무에 대해 실적 보너스로 보상도 얻게 되지요!


현재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고, 이런 모순을 어떻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전보험심사 입니다.

현재는 기본적으로 모든 급여 진료를, 보험이 된다는 가정하에 진료하고, 환자에게서는 총진료비의 일부만 받고,
사후에 심평원에서 그 의료행위의 정당성을 평가해서 합격하면, 보험공단에게서 나머지 진료비를 받게 됩니다.

이게 진짜 '삭감'이 될까 안될까? 는 서프라이즈~ 나중에 알 수 밖에 없습니다.
따로 요청을 해도 절대 미리 못 알려주겠답니다. 

제발 미리 좀 심사해서 알려주세요.

'삭감' 보너스 실적에만 열올리지 마시고, 사전 심사 하면서 일 좀 열심히 해주세요.

사전심사 청구된 의료행위가 보험 보장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서 '삭감'이 예상된다면, 
제발 미리 알려줘서 '삭감'이 의사가 과잉진료한게 아닌 보험 보장범위의 문제라고 알리십시오.
그리고 그렇게 하면 원천적으로 과잉진료 자체가 불가능해지니 얼마나 더 좋습니까.

심평원에서 정한 보험 보장범위에 대한 책임은 심평원이 지세요. 모조리 의사에게 과잉진료로 뒤집어 씌우지 말고요.




하.. 다 적어 놓고 다시 보니 심평원에 대한 적개심이 제가 감당할 한계를 넘었나 봅니다. 참 저도 못났네요 못났어.. 한참 멀었어요..

하여간, 모든 의료행위에 대해 사전심사를 원하는건 아닙니다. 그랬다가는 우리나라도 무상 의료 하는 나라들 처럼.
MRI 3개월, 골절 의심되서 찍은 엑스레이 판독은 뼈가 다 붙을 시기인 2개월 뒤에! 이렇게 될거 같습니다.

모든 의료행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요청 하는 건에 대해서는 사전심사가 이루어졌으면 하고,

이 점은 반드시 문케어 시행 전에 의료계에서 적극 주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 조이엔젤이 2017/08/24 22:45

    사실, 의사로서 이 부분이 참 어렵습니다.
    분명히 급여 기준에 맞춰서 청구해도 갑자기 삭감이 날아옵니다.
    근데, 그게 어제한 진료에 대한 벌금이라면, 오늘부터 고치면 될텐데,  6개월, 1년후에 날아오면 감당이 안됩니다.
    급여 기준도 고무줄이고, 가끔 오래된 것을 소급해서 한판에 날아오기도 하니...
    삭감 보너스 이야기 들으면 화딱지가 나는게 사실입니다.

    (ZpJEdj)

  • 우아악 2017/08/25 01:16

    전 심평원과 건강보험 공단을 믿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럴 듯하게 의사들을 설득한 후에는 나중 언제든 필요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이 기준을 바꿀테니까요. 뭔가 큰 틀이 변하지 않는 한, 여태까지 해왔던 행태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좀 극단적이지만, 차라리 영국처럼 의사들의 공무원화가 나은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ZpJEdj)

  • Move_On 2017/08/25 11:38

    심평원이고 건보이고, 둘 다 과잉진료를 막고, 의료비 감소만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에 너무 심한 악행들을 해왔습니다.
    자신들이 일을 더 열심히 하면 해결 할 수 있는 일도 의사에게 모두 다 떠넘겨왔고, 일반 국민들은 전혀 그런 내용을 알지 못합니다.
    정말 현재의 심평원은 의료계 적폐입니다.

    (ZpJEdj)

  • 마음을들어요 2017/08/27 01:38

    맞습니다. 차라리 병원마다 심평원 직원 파견와서 일일이 이건 삭감되는 거니까 하지 말라고 하면 차라리 속 편하겠습니다. 환자들한테는 당신도 치료 받고 싶다고 하고 나도 해주고 싶지만 심평원에서 안된단다. 가서 직접 따지십시오, 하고 말입니다. 임상 시험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하고 심지어 의학 교과서에 효과 있다고 해도 심평원에서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건데요... 환자는 우선 검사 받고 차료 받아서 나은 다음에, 과잉 진료라면서 삭감하는 거 진짜 비겁합니다. 차라리 다른 논문이나 교과서라도 가져와서 당신이 잘못 진료했다고 하면 억울하지나 않지...... 대통령이 바뀐다고 기존 심평원이 바뀌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문케어의 궁극적인 방향을 의심하는 것보다 그것을 시행하는 실무자를 전혀 못 믿겠습니다. 비리 학교에서 폭력 교사들한테 두들겨 맞으면서 지냈는데 교장 선생님이 좋은 분으로 바뀌긴 했는데 기존 교사는 그대로인 느낌? 근데 좋은 교장 선생님이 자신이 앞으로 잘할테니 믿어달라며 교학 관계 개선을 위해 폭력 교사들과 수련회 계획하고, 만약 교사가 때리면 어떻게 하냐고 하니 절대 그런 일 없다고만 하고 대책은 안 알려주는 느낌입니다...ㅎㅎ
    최소한 생명에 필수적인 처치, 추후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응급으로 심사해서 삭감 여부를 고지해 주면 좋겠습니다. 환자는 일단 살려서 원망은 안 사고, 의사는 적폐니까?? 두들겨 패는 건 너무 비겁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환자가 원하는 검사나 약을 이용하지 못할 때, 엄한 원망 의사가 사게 하지 말고, 직접 심평원에 전화해서 왜 그 약을 못 쓰고, 그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없는지 답변해주는 콜센터 좀 개설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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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햇병아리 2017/08/27 02:06

    심사평가원이니까 평가를 해야하는데 꼬투리 잡아서 깍으면 잘했다고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만들어놓았으니..... 문재인 케어가 부를 참상은 의사보다 국민에게 더욱 클것입니다. 감기 5분진료한다고 욕했던 시절이 그리울 겁니다. 감기 진료 하나받는데도 5주가 걸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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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꺄르르꺄르르 2017/08/27 02:48

    심사를 하고 벌을 주는 국가기관이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는데 음..  제 경험상 그런 능력은 물론이고 정책에 따른 영향파악이나 판단력이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그쪽은 "그게 법이다" 한마디만 하면 됩니다만 그로 인해 의료인이나 환자가 받는 피해는 엄청날 것입니다. 그러한 기관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론화된 검증도 필요하고 이로 인한 환자의 손해도 크게 알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 '평가기관'이라는 이름에 비해 가장 능력없고 책임안지는 집단이었습니다. 최근 공무원 상대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를 많이 들은지라 댓글이 과했습니다만 .. 반대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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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ItBetter 2017/08/27 09:41

    기준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그때그때 묻지마 삭감'은 엄청난 위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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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사람될게 2017/08/28 11:13

    심평원 건정심......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의료계와 중환들에게 근혜 같은 존재/악의 축입니다.
    단어만 봐도 괜히 혈압오르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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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알바 2017/08/28 11:14

    심평원은 진짜 바닥부터 싹 다 갈아엎어야 합니다. 심평원이 정상적인 진료에 대해 정상적인 보장만 해줘도 급여화 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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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알바 2017/08/28 11:15

    심평원 직원들 가장 열받는 부분은 그러고서 지들이나 지들 가족은 와서 보험기준 안되도 다 해달라고 한다는거죠. 제정신 아닌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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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녕미 2017/08/28 11:21

    고무줄 방식 진짜 무제있고 일더 더럽게 느리게 하죠. 바로바로 실시간으로 최소 일주일단위로 삭감 고지는 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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