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 DR이 대체 뭐야?

함 정리해 봤습니다. 서술체니까 반말했다고 욕하지 마세요 ^^
1. DR이 “Dynamic Range”를 뜻하는 것은 알만한 분들은 다 안다. 원래는 음향에서 써먹던 용어다. 오케스트라는 가장 작은 소리와 가장 큰 소리의 차이를 엄청나게 벌릴 수 있는데 비해 기타는 (전기 기타는 예외 ^^) 별 차이가 안 난다. 왕년에 기타 합주할 때 fortissimo 나오면 손톱이 부러져라 쳐도 별 큰 소리가 안나서 왕짜증 났다. 오케스트라는 DR이 크고 기타는 DR이 작다. 카메라에서는 “음량”을 “밝기”로 바꿔서 써먹고 있는거다.
2. 카메라는 어두움과 밝음을 구분하여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3. 만일 어떤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는데 어떤 밝기 이상으로 밝은 부분은 그냥 다 하얗게(하얀게 중요한 게 아니고 똑 같다는 게 중요하다) 나오고 그보다 반 이하로 어두운 부분은 전부 까맣게(마찬가지. 회색이라도 상관 없다) 나오는 카메라가 있다면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차이가 2배이다. 밝기 두 배, 즉 한 stop차이를 표현할 수 있으니 Dynamic Range를 1 이라고 한다. 1은 2의 1승이라는 뜻이다. DR이 2가 되면 밝기 차이가 2의 2승 = 4배가 된다. 왜 이렇게 쓰냐고? 숫자가 너무 커지니까 로그로 쓰는 거다. 그런 점에서 ISO100, 200, … 25600 이런 수치에 난 반감이 많다. 그러거나 말거나…
4. 하얀 색 밝기가 어찌하여 검은 것의 두 배 밖에 안되냐고? 앞에서 밝기가 2배 차이 난다고 말하는 것은 센서상의 이미지, 혹은 raw나 jpeg파일에서의 밝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피사체의 밝기를 말한다. 카메라에서는 2배 정확히 밝기가 차이 날 필요가 없다. 차이만 확실히 나면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카메라에서는 밝기가 2배라는 말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말이다. 이미지를 어떻게 렌더링 하느냐에 따라 그건 달라진다. 모니터로 볼 때 다르고 인쇄할 때 다르고 모니터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중요한 건 차이가 난다는 정보가 있냐 없냐이다.
5. 카메라가 구분할 수 있는 가장 밝은 피사체 밝기, 다시 말해서 클리핑이 일어나는 임계 점의 밝기를 기준으로 하여 이보다 1024배 어두운(즉, 1/1024 밝기) 피사체도 구분하여 담아낼 수 있다면 이 카메라는 DR 10 이라고 한다. 1번에서 말했듯이 DR 10은 "2의 10승 배"라는 뜻이다.
6. 어두운 것은 어느 카메라나 담을 수 있다. 4096배 어두운 부분을 완전 검정색으로 담았고 8192배 어두운 부분도 완전 검정색으로 담았다면 담기는 했지만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8192배 어두운 부분을 담았다고 해서 DR이 13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7. DR이 13이라고 주장하려면 밝은 부분에 비해서 4096배 어두운 부분과 8192배 어두운 부분이 "확실히 구분"이 되어야 한다.
8. 그런데 이게 노이즈가 하나도 없다면 (예를 들어 더 어두운 쪽은 값이 전부 1이고 덜 어두운 쪽은 값이 전부 2라면) 쉽게 구분이 되지만 노이즈가 작렬하면 어느게 더 어두운 것인지 분간이 잘 안 된다. 이걸 사람의 눈으로 "봤지, 봤지, 다르잖아?" 이러면 캐논하고 니콘하고 싸움 난다.
9. 싸움을 막고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규칙을 정해야 했다. DxO같은 기관은 젊잖게 이렇게 얘기한다. “야, 두 단계가 차이가 분명 있다고 우기려면 노이즈가 일정 이하가 되어야 해. 알았지? 노이즈는 그냥 수학적으로 SNR (Signal-to-Noise Ratio: 신호대 잡음비)로 계산하면 되니까 잔말하지 말어.”
10. 오늘은 이만, 다음에 측정 방법 등에 대해 정리해볼께요.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