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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애들과 여행가서 외롭습니다.

아내가 처가집 친척... 중 여자들끼리만 단체로 2박 3일 시골로 여행을 갔습니다.


애들은 아직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같이 데리고 갔죠.

덕택에 금요일부터 2박 3일 독수공방 신세입니다.

평상시에 아내와 애들 칫솔로 가득 차 있던 세면컵에 덩그러니 제 칫솔만 남아 있으니 뭔가 허~ 하네요.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금요일 밤에 혼자 극장을 가서 덩X르크를 봤습니다.

불 꺼져 있고 아무도 반겨 주는 이 없는 집에 와서 캔맥주나 따면서 TV를 봤습니다. 

눈 옆으로 물이 흐릅니다. 아마 아내와 아이들을 보고 싶어 흘린 눈물인 것 같습니다.

뭐, 이마에서부터 흘러내려온 것 같지만 그건 중요한 건 아니죠. 하여간 눈물을 말리기 위해 에어컨을 켭니다.

TV를 보다 맥주를 마시다 꾸벅꾸벅 졸다 밤늦게 자러 들어갑니다.

평상시라면 '꾸벅대지 말고 들어가서 자!' 라며 등짝을 맞았겠지만 그럴 사람이 없네요.


다음날은 평상시와는 다르게 누구 깨우는 사람 없이 순수하게 제 의지대로 일어났습니다.

평상시 주말은 애들이 와서 밟아대거나 방 밖에서 엄마가 애들한테 소리치는 소리에 잠을 깼는데

오늘은 순수하게 제가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아침에 병원을 가서 지난번 검사결과를 듣고 (살 빼세요. 술 줄이세요. 운동 하세요.....)

아이들도, 아내도 없는 외로운 토요일을 뭐할까 고민하다 코엑스로 갑니다. 마침 코믹콘 2017 서울을 하네요.

다리가 아픈데도 굳이 부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기념품도 얻고 사진도 찍고 코스하시는 분들도 봅니다.

의외로 외국인들이 정말정말정말 많네요. 외국인 코스어들도 아주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블리자드, NC, 카툰네트워크, 마블과 DC 등 여러 매장을 둘러보고 그냥 기념품으로 팜플렛과 오버워치 티셔츠를 하나 삽니다.


점심은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완당으로 때우고 보니 얼라? 마침 2017 건프라 엑스포도 하네요? 

기왕 코엑스 온 김에 이것도 보고 가기로 합니다.

건프라 엑스포 한정판을 팔기는 하지만 거의 다 매진이라 (어차피 한정판과는 인연 없는 몸...) 없는 샘 치고 회장을 둘러봅니다.

건담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건프라의 역사 등을 아주 상세하게 잘 설명해 놓고 있네요. 

곁다리로 스타워즈니 원피스니 초합금혼이니 등등이 있어서 그것도 구경하고 

각도기 버전의 히스토리도 구경하고, 건프라 컨테스트 출품작들도 구경했습니다.

특이한게 여기는 애들을 '끌고'다니면서 설명해 주는 부모님들이 많네요. '이건 뭐야. 어디 나왔고 어쩌고저쩌고~~~'

건담베이스 매장도 들렀는데 PG들을 할인해서 팔고, 건프라 엑스포 선행발매품도 있지만 그냥 나왔습니다. 


그리고 외롭게 다시 집엘 왔습니다. 저녁으로 외롭게 세ㅂ황ㅊ족발과 맥주를 먹으며 무한도전을 보고

이런저런 TV를 보다가 있다가는 WWR PPV를 볼 계획입니다. 애들있을땐 안보는데, 오늘은 특별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보려 합니다.

그리고 자기 전에는 새로 산 이세계 식당 3권을 보다 잠들 계획입니다.


내일은 오전에 미용실 가서 커트&염색을 하고, 오후에는 시원한 에어컨이 기다리는 사무실을 갈 예정입니다.

일때문에 가는게 아니라 에어컨이 시원해서 가는겁니다. 아무럼요. 그렇고 말구요.


하여간 전 아내와 아이들이 놀러가서 외롭습니다.........



댓글
  • 칸타루 2017/08/06 00:57

    많이외로우시겠네요ㅎㅎㅎ
    글쓰실때 입꼬리가 올라가셧을거 같은데,,,
    그것도 너무외로워서 그러신거겟죠??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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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넌나를몰라 2017/08/06 05:17

    작성자님, 광대승천하신거 다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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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망의요정 2017/08/07 01:36

    너무 웃지마세요.
    2박3일 금방이예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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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로탈출 2017/08/07 01:44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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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Sora 2017/08/07 01:52

    문장 끝마다 ㅜㅜㅋㅋㅋㅋㅋㅋㅋ가 생략된 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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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만버티자 2017/08/07 07:20

    외롭다로 쓰고 행복하다로 읽는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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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巴人 2017/08/07 07:43

    앜잌곸 왘잌픜 흌갘갘곸 욐롴웤섴 엌떸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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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gdha 2017/08/07 08:15

    음... 베오베에 오다니... 일단 추천해 주신 분들 감사드리구요.
    아내와 애들은 별 탈 없이 2박 3일간 잘 놀다왔습니다. 계곡에도 들어가서 물놀이도 하고 밤에 폭죽도 쏘고 쌈채소와 고추 따서 직접 씻기, 뒷산 탐험 등등 하면서 정말 재밌게 놀았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주말 서울은 엄청나게 더웠는데 시골은 역시 선풍기 하나만으로 하나도 안덥게 지냈다고 합니다. 친척 어르신이 끓여가지고 오신 소머리국밥 국물에 밥을 매끼니 한대접씩 퍼 먹고 즐겁게 놀다 왔다고 하니 저 또한 기분이 좋습니다.
    아이들과 아내가 올 때가 되자 부리나케 마시고 "던져"놓았던 맥주캔들을 황급히 정리하고 "널부러져놓았던" 과자봉지 등을 치우고, 침대정리와 쿠션정리, 싱크대 청소와 며칠동안 빨래건조대에 "널려"있던 빨래들을 황급히 치우고 증거인멸을 위한 분리수거를 40분만에 해치웠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돌아오니 행복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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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이닝 2017/08/07 08:21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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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브나무 2017/08/07 08:23

    ㅋ나 ㅎ가 없는데도 글이 웃고있는것 같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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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산같은사람 2017/08/07 08:30

    작성자님 불쌍하시네요
    우리 와이프님은 13년 동안 아무데도 간적이 없답니다
    아 1박2일은 몇번 다녀왔었네요 (저한테 아이들 맡기고요)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외로울까봐 배려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평생 죽을때까지 항상 함께 할겁니다ㅜ
    글을 쓰면서 땀이 흐르는데 눈에서 흐른것 같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행복하다는 중요한 것이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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