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하기 힘드시다는 임산부님의 글을 보고 공감가고 안쓰러워서, 그래도 위안이 되시라고 글 써봐요.
작년 임신기간동안 6호선을 타고 출퇴근했는데,
양보 못 받은 적도 많지만 양보 받아서 감사했던 적도 많아요.
1. 배가 많이 나와 있는데 좌석 앞에 서면
비키라고 시위하는 것 같아서 늘 문쪽에 서곤 했는데
주로 나이드신 50~60대 아주머님들께서 큰 소리로
여기 앉아요, 여기!
하면서 팔을 끌어서 당신 자리에 앉히셨어요. 서너번?
그리고 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가
당신 자리는 아니더라도 자리가 비면 가리키시면서 큰 소리로
저기 앉아요, 자리났네~
하고 강제 찜해주시는 일이 서너번..
조금 민망하고, 감사하고 했네요ㅎㅎ
2. 문쪽에 자리가 없어서 좌석 앞에 서게 되면
절 보신 여성분들은 어머, 여기 앉으세요!하고 비켜 주시곤 했어요.
그런데 학생이나 젊은 남성분들은 주로 슬그머니 일어나서 다른 곳에 가서 서시는 방법으로 양보를...ㅜㅠ
감사한데 인사도 못 드려서 민망민망...
3. 전 늘 노약자석만 찾아서 앉았어요.
학생, 직장인 분들도 정말 힘드실텐데
임신해서 노약자석 익스프레스권이 있으니
나름 공정경쟁하겠다는 마음으로;;
이건 제가 대가 세서 그럴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ㅎㅎ
임산부 봉변글을 여럿 읽었던 제 동생이 만삭인 제가 노약자석에 앉으니
'누가 뭐라고 하연 내가 막아줄게'라고 했을 때
'내가 싸울(?)건데, 왜? '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늘 임산부뱃지를 전대물 레드의 호출기처럼
모두에게 잘 보이게 들고 있었으니 당당한 소심인인걸로...
여튼 만삭으로 노약자석 중 가운데 좌석어 앉아 있었는데
정말 나이 많으신 호호할아버지가 타시는 거예요.
이건 내가 후순위다!
싶어서 벌떡 일어났는데,
일어나는 제 손을 양 쪽에 계신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동시에 잡아 바로 다시 앉히셨어요ㅋㅋㅋ (두 분도 안면 없으신 분듵ㅋㅋ)
그러면서 할머니께서 '몸 무거운 사람은 앉아있는기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맞은편 가장 젊으신 할아버지께서 양보하시고, 훈훈한 가운데 또 전 민망민망...
참고로 전 매우 건강한 임산부였어서 양보가 절실하진 않았기에 조금은 여유있는 마음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출산예정일 4일 전까지 출근했고,
'순산하고 오겠습니다!'하고 출산휴가 나온 당일, 밤에 낳았거든요ㅜㅠㅎㅎㅎ
그런데 쓰다보니 좀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무섭게 생겨서 그랬나, 배가 거대했나...
여튼 마무리를 어떻게 하죠;
날 더운데 아기까지 품느라 고생하시는 임산부님들, 힘내시고 순산하세요!
육아라는 빡센 행복의 나라에서 만나요ㅜㅠ
(+) 이거 쓰려고 가입까지 했어요.
어, 음, 사실은 당연히 가입했다고 생각했는데 가입이 안 되어 있더라고요;;
대체 얼마나 오래 눈팅만 한 걸까요ㅎㅎ
https://cohabe.com/sisa/318476
그래도 자리 양보해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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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저도 임신해서 자리 양보 많이 받았어요! 애 태어나서는 더 많이 받고 배려받아서 고마워요. 제 예상과 다르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렇게 양보를 잘 해주시더라구요^^
저도 7호선 타고 출퇴근 했는데
교통약자석에 자주 앉았어요.
임산부 배려석은.. 뭐..
배려석이니까 배려 안해주는 경우가 잦아서....ㅎㅎ
제가 타는 순간
교통약자석에 앉아계시던 분들이
불러서 앉으라고 양보해주시더라구요.
대부분 우리 엄마 또래에서부터 더 나이드신 할머니들이..ㅎㅎ
초기에 한번은 어떤 할아버지가 제 옆에 앉으면서
"여기 왜 앉아 있어!"
하고 호통을 쳐서 놀라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확 났는데
옆에 계시던 더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왜 앉았겠어요! 아기 가졌다잖아욧!!"하고 화 내주셨어요...
할아버지 쭈구렁..본인 디스크수술한 얘기 늘어놓는데 할머니가 대꾸도 안해주심..ㅎㅎ
글이 너무 훈훈해용!ㅋㅋㄱ
씩씩하게 '순산하고오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귀여우세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산부 벳지 있는거 알았으면 마눌님한테 해줬을텐데... 사실 만삭때 다음, 혹은 만삭보다도 위험한게 배가 아직 티가 잘 안날 안정기 시기잖아요.
뭐 4키로짜리 잘 낳긴 했습니다만(...)
맞아요. ㅠㅠ 양보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또 살만한 세상인것 같아요. :)
저는 거의 항상 양보받아서 버스타는게 죄송할정도 였어요. 말없이 일어나서 고맙단 말도 못하게 멀리 가버리는 학생들도 많았구, 아저씨 아주머니 할거없이 다 양보해주셨네요. 가끔은 금방 내린다고 제가 손사레 치기도 했는데, 자리양보없어서 힘든날 간혹 있어도 에고 힘들면 내가 차를사든 택시를 탔어야지. 라 생각했어요.. 좋은생각 많이 하는게 더 이득인거같아요
저 아는 분은 배가 꽤 불렀을 때 지나가던 엄마연배의 아주머니께서 불러세우시더니 운동화끈 풀어졌다며 묶어주셨대요.
'우리 딸도 임신을 해서~'이러시면서...
이 얘기를 제가 임신했을 때 들었는데 아주머니의 마음에 눈물이 찔끔 나더라구요.
윗 분 !!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어떤 아주머니께서 어머 애기엄마 끈 풀어졌다며 대신 묶어주셨어요 ㅜ
전 진짜 울었다는.. 그냥 찡.하더라구요.
아주머니 더 당황하셨던... ㅎㅎ
저도 잘 안 탔지만. 한 세번인가 탄거 같은데 그때마다 양보 받았고. 첫 애 낳고는 지하철 내리는데 역과 지하철 사이에 유모차 앞바퀴가 빠졌는데 어떤 총각이 유모차를 통째로 들고 옮겨준 적도 있어요 .. 그 뒤로는 유모차 갖고 안타지만.. 그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네요. 근데 첫애하고 둘째하고 겨우 5년 정도 차이인데 요샌 좀 .. 민폐같단 생각이 스스로 너무 들어서 또 대중교통 이용을 안하죠;;
노약자석에서 벌떡일어나시다니..ㅠㅠ
그런모습이 이뻐보였던거 같아요ㅎㅎ맘씨가고우시네요
전 지하철 없는 지방 사는데, 임신했을때나 애기데리고 버스탈때나 자리 양보는 항상 받았어요 ㅎㅎ
버스에 타자 마자 운 좋게 자리에 앉았는데 (만원은 아니고 좀 붐비는 정도), 옆에 어떤 분이 서시더라구요. 그때 봤어야 하는데....
스마트폰 게임에 팔려서 한 두정거장인가 갔어요. 버스가 덜컹하면서 흔들리니 갑자기 시야에 쑥 들어 오는 부푼 배....!
감짝 놀라 올려다 보니 만삭의 임산부님이 옆에서 계신게 아니겠어요? 두 정거장을 만삭을 하고 서서 오신 거지요..
어찌나 죄송한지 벌떡 일어 나는데, 그 임산부님이 엄청 미안해 하시는 거에요.
아마도 배를 들이 민 것이 자리 양보 받으려고 그런거라고 내가 오해 한줄 아셨나 봐요. 자리 양보 받으려고 들이밀어도 괜찮으니..
양보좀 받으시지...
PS. 남자들이 말없이 양보 하는 것은 임산부가 아닌데 양보 해 드리면 실례가 될까봐, 아닌 척 양보 하느라..
홀 양옆에서 손으로 앉히셨다는거 넘나 멋찐것....훈훈하다 훈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