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오유 법률게시판에 라는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경찰 압수수색 나오면 오유에 글 써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왔다고 합니다.
+) 위에 링크는 지난번에 올린 글이고요, 그 이후 더 추가사항이 있어 몇개 더 적습니다.
- 대표가 한달에 몇번씩 법인 통장의 돈 2~3천만원을 알 수 없는 명목으로 본인 개인 통장으로 입금시키도록 회계팀 직원에게 시킴
- 고용지원청에서만 밝혀진 부정수급액이 최소 확실한 것만 9천만원이고 기타 다른 부정수급도 있기때문에 더 추가될 예정
- 저는 제대로 된 퇴직금을 받았는데.. 저 이후 퇴사자는 14일 훨씬 지났지만 퇴직금 여태 안 줬고, 저 이전에도 3명 정도는 아예 한 푼도 못 받은 사람도 있대요. (제가 좀 쎈캐고 근로계약서 쓸때부터 퇴직금 계산법에 대해서 확실히 법정금액에 대해 몇번이나 확인해놨더니 저는 제대로 들어왔음)
- 제보자들 외에 짧게 일하고 나간 퇴사자가 한 명 더 있는데, 등록신고 후 상실신고를 해야하는 것을 하지 않고 등록 취소시켜버려서 경력 아예 안 남게 만들고 적반하장. (이건 또 별도로 그 해당 직원이 신고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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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게시 한 달 후 쯤 퇴사하였고, 퇴사하자마자 바로 고용지원청으로 전화를 해서 정황이 확실한 부정수급과 위장취업으로 지원금을 받는 것 관련해서 문의를 했습니다. 문의하자 고용지원청에서 직접 와서 이야기하자고 해서 갔고요.
살면서 문제가 발생할 때 민원을 몇 번 넣어봤기에 공무원분들의 일처리 속도나 질적인 부분에 기대치가 좀 낮았었어요. 그래서 이번 사안도 그냥 아무일이 안생겨도 일단 제보라도 해보자. 그냥 넘어가는 것과 제보를 하는 것은 정말 다른 문제니까 제보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왠걸... 사안이 작지 않아서 고용지원청에서 접수하자마자 그 주에 제보자 5명을 주무관이 하나씩 맡아 개개인 조사를 했고, 결국 경찰까지 사건이 넘어갔습니다. (이 때에는 처음에 정황이 확실한 것 외에도 모두 이야기 하게됐죠.) 제보자 중 재직자도 있어서 그 분들을 위해 야간조사 및 주말조사로 진행해 주셨어요.
그 후 경찰에도 참고인 조사를 몇시간 가서 받았고.... 결국 오늘날짜로 회사에 압수수색이 왔다고 하네요. 저는 퇴사를 했기때문에 직접 보지 못했는데 아직 재직중인 직원들의 실시간 카톡이 와서 알게되었어요. (다섯명 제보자 중 저 다음에 한 명이 이어 퇴사했고, 남은 세명도 다음주까지만 출근하기로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11명의 수사관들이 한번에 파란박스를 들고와서 서류를 엄청 가져갔다고 하더라고요. 경기도 컨테이너 박스로 있던 창고도 다 털렸고요. 이 와중에 알고보니 재직중에는 몰랐던 사실인데 대표의 책상 아래에 비밀번호 걸린 금고가 있었대요. 경찰이 열어보니 수십개가 넘는 통장이 금고 속에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 말로는 대표와 부정행위 관계자 세명까지, 네 사람 표정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얼굴에 술에 취한 것처럼 얼굴이 새빨겠고 엄청 겁에 질려했다고 하더라고요. 어쩔 줄 몰라했대요. 다음주에 그 사람들 모두 검찰에 가야한대요. 그 와중에 대표가 경찰한테 "저희 기장 맡기는 세무사 사무실 담당자를 데려가도 되냐"고 하니까 경찰관이 웃으면서 "맘대로 하세요. 그 사람 데려온다고 달라질 거 하나도 없어요." 했대요. ㅎㅎㅎ 탈세혐의도 있는 상황이라...
회사 윗대가리나 중간관리자들이 쎈캐인 사람한테는 약자, 착한 사람한테는 강자.... 그런 애들이에요. 직원들한테 "너네가 다 나가도 나는 끄덕안한다. 너네 없어도 일할 사람 많다. 너네가 잘난거 같냐. 회사에 불만 있으면 다른 회사 가세요~" 이런 식의 이야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쎈캐라 저한테는 개인적으로는 잘해줬지만 항상 직원 자체를 소모품 호구 취급해왔어요. (사실 새로 사람들이 입사하면 신입월급 주면서 다시 지원금 한 사람당 최대 900만원씩 받을 수 있으니까 그게 더 회사는 득인거죠. 나쁜 놈들...) 그래서 저는 더 용서가 안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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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중 한 사람이 아는 기자에게까지 알려서 오늘 기사도 몇개 떴네요.
[단독] 직원을 미취업자로 꾸며 ‘고용장려금’ 수천만 원 타낸 혐의 업체 압수수색
경찰, 취약계층 취업 보조금 챙긴 사단법인 압수수색
직원 미취업자로 꾸며 국가보조금 가로챈 비영리기관 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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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대한 복수심보다는 공익을 생각해서 제보하기 위해 마음 많이 가다듬고 진행하려고 노력했어요. 남편이 복수하기 위해 하면 안된다고 늘 침착하게 행동하고 더 많이 고민하자고 해서요.
제가 회사 내 공공연히 벌어지는 부정한 것에 대해 지적했던 적이 많고 그래서... 회사에서는 아마 저를 비롯해 한 두 사람을 제보자로 의심을 하고 있는 거 같긴 한데... 그거 걱정했으면 시작도 안했을 거에요. 경찰이나 고용지원청에서는 의심하면 무조건 아니라고 하라고 모른척 하라고해서 일단은 그렇게 할건데 사실상 연락이 올거 같진 않아요. 지들도 쪽팔릴테니까...
이런 비슷한 일로 마음 고생하고 계시는 직장인이 계시다면 힘내세요. 나쁜 사업주는 무조건 벌을 받아야 하고, 그런 날은 반드시 꼭 올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그런 날은 영영 안오거나 아주 늦게 올지도 몰라요. 회사에서 문제 되는 거 있으면 일단 꼭 따로 적어두고 메일같은걸로 자료 보내놓고 이렇게 하는 걸 추천드려요. 무조건 신고하라는 건 아니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자료가 없어서 못하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특히 경찰들은 자료가 없으면 잘 안 움직이니까요...
아참, 한가지 빼먹었네요. 부정수급 신고의 경우, 수급자는 최대 5배로 뱉어내야하고 신고자는 금액의 20%가 포상금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저희도 고용지원청 가서 알았어요~ 절대 그거때문에 신고한게 아님! 아무튼 추후에 받게된다면 그 금액을 제보자 다섯명이 똑같이 나눠갖는다고 하더라고요. 받은 지원금의 일부는 의도주의적 의사 협의회에 기부할 계획이에요. 제가 인의협 지원했다가 떨어져서 여기 회사 들어갔던거라 더 의미가 있달까요? (괜히 의미 찾지마 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첫 추천입니다
괜히 의미찾지마!!
그냥 본인을 더 기특하게 생각하라구
고생하셨습니다. ㅎㅎㅎ
복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
참 좋은 말이지만...
절차를 지키고 정도를 걷는 정당한 복수는 넘나 달콤한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시원한 사이다 감사합니다~!
정!의!구!현!
와 진짜...큰일 하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당신 덕분에 대한민국이 한결 깨끗해졌습니다.
이런회사들이 핼조선엔 지천에 널렸음.
제지인 다니는 회사도 부정수급하던데 인실ㅈ시키고싶었어요
멋지십니다
잘하셨습니다.
저런 신고 접수 조사하는게
근로감독관인건가요?
진짜 추천 백만개 주고 싶습니다!!!
아... 기사 제목부터 이야~
정의구현 고맙습니다!
아 ㅋㅋㅋ세무사를 왜데리고가!ㅋㅋㅋ
딱 보니까 지금은 변호사가 있어야 겠구만 ㅋㅋㅋ
뜬금없이 세무사 당황 ㅋㅋㅋ
신고금을 받으면 남편분과 함께 치킨과 맥주를 사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