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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앞둔 나의 일기..

결혼한지는 올해로 5년째 된다. 
그동안 나는 공부를 하다가 예쁜 아가를 둘 낳았다. 결혼 생할 하면서 여러가지로 힘든 점이 많았고 남편과는 싸우긴 해도 그래도 부부라는 이름 아래 서로 믿으며 힘을 합쳐 지내왔다고 생각했다. 
그 믿음이 산산조각 나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났다. 
느낌이라는 것이 있어서 몇 번 추궁했지만 그 때마다 아니라고 잡아떼다가 
물증이 나오고 핸드폰 문자메세지까지 확인하게 되니 그제서야 사실을 털어놓았다. 

나의 첫 반응은 아마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 라는 말과 함께 남편 뺨을 때리려고 했던 것 같다. 
맞았는지 빗나갔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거의 미쳤다. 

남편의 반응은 한숨과 함께 의외였다. 
그로부터인것 같다. 그냥 모든 상황이 하루하루 내 일상이 말그대로 지옥이 되어버렸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그는 
나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외도의 책임의 전적으로 자신에게만 돌리면 자기는 여기서 그만두고 싶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하자는 거지?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가? 
되묻자 나의 잘못도 있다고 한다. 
내가 그리고 본인이, 우리가 이렇게까지 오게 했다고 한다. 
거기서부터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저게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이 내가 믿고 아이를 낳은 남자란 말인가. 
부부 사이에 아무리 문제가 많았어도 다른 여자를 만났고 들키자 이번엔 우리 둘의 문제이니 거기서부터 출발하자? 

아이들 때문에 나는 이 위기를 잘 극복해보고 싶었다. 
사람이 실수할 수 있다. 
실수가 아니라면 그래 한 떄 방황할 수 있다. 여러가지로 힘들었겠지. 
하지만 그게 꼭 여자였나만 했나? 이렇게 배신감을 주면서? 이렇게 내 가슴에 칼을 꽂으면서까지? 
둘째가 아직 저렇게 핏덩이인데?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너같은 사람, 이런 일때문에 내가 죽을 수 없지-하고 맘을 다잡다가도 
미칠 것 같아 운전을 하면서도 울고 
웃어봤다가 아이들을 보면서 힘을 냈다가 
반 미친 사람, 아니 거의 미친사람처럼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이혼하자. 
가장 쉽게 떠오르는 해결방법이지만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아빠인데 나만 희생하면 아이들에게 아빠 뺏지 않을 것 같고 
그래서 잘해보려고 노력하는데 더 적반하장인 모습에 
매일 술을 마시지 않으면 가슴이 머리가 진정이 되지를 않는다. 

서로 안맞는다. 우리는 아니였다 라는 이야기가 오고간다.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시작하는 거다. 
서로 아직은 움직이지는 않는다.
아이들도 있고 생각할 것이 많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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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입하고 처음 써보는 글입니다. 
가입했을 당시에는 행복한 신혼주부였던 것 같은데 
어느새 이런 글까지 올릴 정도로 결혼 후 많은 일이 있었네요. 

행복한 글들만 올라와야할 결혼게시판에 
이런 무거운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은 
해외에 거주하는 터라 혼자 말할 상대가 없어서 외로운 것도 있고요..
이런 결혼과 위기와 고비 그리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나눠보고 싶었어요. 

아기들이 없었다면 
정말 단번에 이혼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보고 바람난 남편이랑 사는 비위좋은 여자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도 어느 정도는 결혼생활이 이렇게 큰 고비에 이른 것은 
저의 책임도 어느정도 있다는 반성도 있기 때문에 현명하게 극복을 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어제도 많이 싸웠고 끝내자는 말은 서로 자주 합니다.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계속 흐르고 
당장 짐을 싸서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수도없이 듭니다. 

하지만 뭔가 제 마음 속에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라는 알 수 없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때문이라는 것이 내 생각인데 
그 외에 어떤 것이 나를 이렇게 "위기를 극복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지 
그게 뭔지 알아가고 싶고 그걸 알아가는 과정을 여러분과 나눠보고 싶습니다. 

조언 주신다면 참 고맙겠고요..
같이 소통할 수 있다면 저도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생각합니다. 
댓글
  • 깐타피야 2017/07/16 23:36

    저도 이유없는 남편의 별거 요구로 이혼 준비중이고 해외에 삽니다.
    아기도 어리시다니 얼마나 힘드실까요?
    저도 철썩같이 믿었던 남편이 눈에 띄게 술을 자주 마시고 하루에 열번도 넘게 먼저 전화하던 사람이 연락이 안되면서 의심을 하였는데...아직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황이예요.
    제가 의심한다는걸 알고 내 탓을 하며(제가 자길 외롭게 한다고) 집을 나갔구요.
    바람 피는 남자들의 공통점...상대방때문에 그런거라고 책임 전가를 하는것이죠..
    남편이 나간 이후 이혼사이트에 가입도 하고 여러 포럼도 읽어봤는데 하.나.같.이.....똑같아요.
    ㅇ ㄱ 님 절대 자책감 가지시 말고 정신 똑바로 챙기세요.
    저도 남편이 저런 말 했을때 그때 내가 이런 말을 해서 상처를 준걸까? 내가 좀 더 잘해줬다면 안그랬을까? 너무너무 자괴감이 들고 후회를 했죠..
    결론은....바람 필 놈은 바람 핀다예요.
    그렇다고 어찌 부부관계를 무우 자르듯 자를수 있을까요?
    저도 남편이 여자 있는 술집도 다니고 여자랑 놀러간것 같은 정황이 있지만...애써 아닐꺼라고 부정을 하고...잠깐의 실수였다고 인정만 한다면...다시 잘해볼것 같은 마음이예요.
    다 마찬가지일꺼예요.
    바람 난 남자와 어찌 살까 하지만..막상 내 일이면 칼같이 쳐내지질 않더라구요.
    전 남편과 성격차이로 자주 싸우고...이미 몇년전부터 이혼을 하면 어떨까...생각을 하며 살아왔어요.
    그래서 경제적으로도 독립을 할수 있을만큼 수입도 만들고요..
    그러던 중에 일이 터진거라..정신적으론 힘들어도 실제론 홀로서기가 가능한 상황이예요.
    ㅇ ㄱ 님은 둘째도 아직 어리다니 당장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시고 이제부터 홀로서기 계획을 세우세요.
    지금 이혼해주면 ㅇ ㄱ 님만 손해예요.
    아무리 남편이 미워도 꾸욱 참으시고 몰래 준비를 하세요.
    어느 여 변호사가 올린 전업 주부 이혼법도 있고 구성애 강사가 얘기한 이혼 방법도 있으니 최대한 냉정하게 대처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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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쫄지마C바 2017/07/17 00:23

    많은 사람들이 보게끔 추천 밖에 드릴 수 없다는게 참 아쉽습니다.. 꼭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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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이 2017/07/17 00:50

    추천밖에 드릴게 없습니다..
    부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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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83369 2017/07/17 00:57

    http://m.humoruniv.com/board/read.html?table=pds&number=684917
    해외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혹시 몰라서 준비하시는데 도움이 될까 링크 올려봅니다.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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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현. 2017/07/17 01:15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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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트월드 2017/07/17 01:16

    서로의 잘못이 아닌 이런 상황에 이른 내 행동과 말은 어떠했나? 를 되돌아보고, 이혼 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핑계가 아닐까요? 싸우는 모습보여주면서 키우는 것보다 나쁜것도 없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감히 댓글 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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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비재규 2017/07/17 01:18

    일단 너무 힘드시겠습니다ㅠ
    겪어보질 않아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은 감히 못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글쓴님 잘못은 아니에요,, 당신은 열심히
    살아 왔고,, 어떤 이유로도 외도는 배우자 탓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무척 중요하지만 글쓴님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행복하셨으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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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리안호랑이 2017/07/17 01:25

    서로간에 마음이 맞지않거나 다툼이커져 이혼까지 가게된 케이스는 다시마음다잡고 잘사는 부부를 여럿보긴했는데,
    외도로 인한 문제는 참 답이 없더라구요. 제 주위의 경험상 외도를 한 가해자보단 용서를 해준 피해자쪽이 다시 무너지더라구요.
    그만큼 믿음에 대한 배신이 얼마나 큰 상처인지 알게됐습니다.
    제가 드리고싶은 말씀은 딱 하나예요.
    '아이때문에 한번은 용서한다', '아이때문에라도 참고 살아본다'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시든,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본인이 주체가되고 오롯이 본인만 생각하시면서 결정하시길 바래요.
    그래야 후회도 덜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제 사견이지만, 외도를 하는 아빠라면 없는게 더 낫지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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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나무푸르런 2017/07/17 01:25

    시간이약일수도있어요.
    다른것에 집중하다보면  최악의 선택에대한
    고민이 옅어지기도하더군요..
    애들생각하신다니 한번쯤 둘만의진지한대화해보세요.
    그순간은 못살거같더니 여차저차 그걸 안주삼아 농담따먹기하며 살아지기도 하거든요..경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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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번데기 2017/07/17 01:26

    님이뭘 잘못했겠어요
    바람핀놈 핑계고 자기합리화지
    원인은 저쪽에 있어요
    참 뻔뻔스럽네,,,, 본인잘못을 조금이라도 찾아서 이혼하지않을 핑계를 만드는것일뿐..타지라 더욱 힘드실거 같아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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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자 2017/07/17 01:36

    현명하시네요
    정답은 결코 이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있군요
    굳건히 마음에 중심잡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도록 힘내세요
    어떤 결정을 하든 쉽지 않겠지만 꼭 이겨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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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누파파 2017/07/17 01:39

    어떤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속상하네요ㅠㅠ
    저도 두 아이의 아빱니다만, 외도를 한 것은 분명하고 명백한 자신의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설명'한다는 사실에.. 잘못이 자기에게만 있다고 한다면 다 끝내겠다는 말을 한다는게 너무나 당황스럽네요.
    힘내시길.. 마음 잘 추스르실 수 있길.. 그리고 이 상황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해결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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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날머하노 2017/07/17 01:41

    그렇다면 듣기 싫더라도 그 원인이되는 시점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한마디도 하지 마시고 남편 얘기만 듣기
    며칠 후에(일주일쯤?) 마음정리 하시고 부인 말씀을 남편이 듣고....
    또 그렇게 오고가고 하면서 대화를 해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시간차를 두고 대화하는거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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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gito 2017/07/17 01:50

    작금의 결혼제도가 남자에게만 너무 일방적으로 억울한 게 아닌가....
    내가 노예가 되려고 결혼했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만 진짜 바람이나 피는 팔자 좋은 나쁜 남자들도 많군요...
    저는 아내가 결혼하자 마자 담배 끊으라고 요구해서 담배는 끊었고...
    친구들 만나고 늦게 들어오면 문 잠그고 안 열어줘서 친구관계도 다 끊어졌고(결혼전에 거의 매주 만나던 친구관계가 이제 어쩌다 전화나 하는 사이로 바뀌었음)
    사람들을 안 만나니 술도 자연스럽게 끊었고..
    취미 생활은 엄두도 못내고..
    책은 평생보고 살줄 알았건만 책 한권 읽어본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고....
    결혼 전에는 집에 생활비 조금만 갖다줘도 대접받고 살았고 어머니께 고맙다는 소리를 듣고 어머니가 빨래며 다림질이며 밥이며 다 해주셨지만 결혼 후에는 빨래도 내가, 다림질도 내가, 밥이며 반찬도 내가 해야 하고...
    나를 위해 돈 쓰는 것 없이 월급 다 갖다 줘도 쥐꼬리만큼 갖다준다고 때려치우라고 면박만 받고...
    반찬 만든다고 부엌에서 얼쩡거리다 자기 행동 반경에 거슬리거나 하면 신경질을 내기 때문에 잽싸게 깔끔하면서 신경 안 거슬리게 반찬 만들어놔야 하고...
    그리고 늘 ‘집안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남자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건 노는 것이지 일이라고 할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일 마치면 잽싸게 집으로 튀어와서 가사일을 도와라’고 말합니다.
    사실 집에 있는 동안에는 쉬지 않고 가사 일을 도와주려 하는데 그래도 마음에 안들어서 매일 투덜거립니다.
    그리고 애 보라고 했는데 애 보는 게 마음에 안들면 발로 가슴팍을 숨이 막힐 정도로 힘껏 걷어차고(절대 거짓말이 아님).
    하다 못해 직장 동료도 ‘담배도 안 피고 술도 안 먹고 사람도 안 만나는데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 물어봅니다.
    글쎄 왜 사는 걸까요? 아내를 사랑해서는 아닌 것 같고(한 때 그렇게 착각한 적도 있었지만)...
    우리 귀여운 아들놈 때문에 의무적으로 사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사는 것인가?
    남편분 입장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왜 이리도 힘들까요?
    나이살이나 먹고 징징댄다는 이야기 듣기 싫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누라 욕먹이기도 싫어서 이렇게 저도 뜬금없이 인터넷에다가 하소연을 해봅니다.
    요즘 들어서 늘 드는 생각이지만 결혼이란 인간에게 맞지 않는 옷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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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껨 2017/07/17 01:59

    힘내세요
    꼭 길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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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비냥 2017/07/17 02:02

    남편이 비겁하네요.. 아내도 외롭고 힘들다....  그러니 각자 외도하면 되겠네요. 더 힘들면 외도해도 되고 덜 힘들면 외도 못하나? 함께 서로 의지하자면서 한 결혼인데 미안하다고 하면 그나마 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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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Marine 2017/07/17 02:04

    토닥. 토닥.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네요...
    힘 내세요!!! 행복2니.

    행복하세요!!!!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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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카와톡 2017/07/17 02:34

    도움 못드려 죄송하네요...그저 힘 내시라는 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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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랄나리 2017/07/17 02:38

    많이 힘드시죠..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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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가필요해 2017/07/17 03:11

    힘내세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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