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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만나던 친구와 헤어졌어요.

2010년 처음 알게 되어 지금까지 만나던 친구와, 어제, 헤어졌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함께 식사하고 커피를 마셨어요.
마지막 포옹을 하는데,
웃으면서 안녕 하고 싶었는데,
어제 실컷 울어 마른 줄 알았던 눈물이 터져서,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이상한 표정을 마지막으로 보여주었어요.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리네요.
발령이 끝나 근무지가 가까워지면 같이 살자고 했었고
합법화되어 결혼을 한다면 이 친구랑 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참 길고 길고 또 길었던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되네요.
전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고, 어떠한 아쉬움도 남지 않을 줄 알았는데,
왜 잘못한 일만, 못 해준 일만 생각나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또 마음이 아파요.
참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이렇게 모든 면에서 균형있게 올바르고 좋은 사람을, 앞으로 만나기는 아마 힘들겠죠.
여기 오유도 사실 그 친구가 알려줬어요.
지금은 제가 오히려, 두세시간에 한 번씩 꼭 들어와 베스트와 베오베를 읽는 오유죽돌이가 됐고요.
아마 정확한 계기가 있어서 헤어진거라면,  마지막까지 힘써서 잡았을텐데,
그게 아니었어서, 그냥 마음의 변화였었어서, 참 무력하게 헤어졌어요.
잡으면 잡혀줄 사람인 건 알았는데, 그건 또 그 나름대로 폭력일 것 같아서 잡지도 못 하고 쪽팔리게 울기만 실컷 울었네요.
짱미와 뽀미, 그 친구들의 고양이들도 많이 보고싶을 것 같아요.
점점 괜찮아지겠죠...
딱 일주일만 울고,
이주일만 아파하려고요.
연애게시판여러분, 후회남지않을 행복한 연애하시고, 마지막이 아름답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두서없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츤데레 2017/07/16 22:44

    기운내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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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바 2017/07/16 22:52

    토닥토닥...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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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nisfree 2017/07/16 22:54

    8년이라니 가늠도 하기 어려운 시간이네요.. 힘드시겠지만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태클거는것같아 죄송하지만, 그분 이름의 초성이나 키우는 고양이 이름 등은 다른 사람이 보고 누군지 유추할수있느니 지우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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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장이텅~장 2017/07/16 22:58

    오랜기간 연애를 하면서 양쪽모두 한결같이 사랑하긴 정말 힘든일인 것 같아요 그런데 작성자님이 정말로 힘들고 진짜진짜 안되겠으면 한번쯤 후회하지않을 딱 그만큼만 잡아보는것도 나쁘지않을것 같아요 잡는게 또 다른 폭력이라는 것도 작성자님만의 생각일수도 있으니까요
    저도 남자친구가 맘이 식은것같다고 해서 헤어졌었는데 하루도 안되서 제가 잡았고 알고보니 남자친구도 후회하고 잡을까말까 고민했던 상황이었어요
    결국 다시 사귀기는 했지만 만약 그때 잡았을 때 헤어졌다해도 오히려 전 최선을 다해 매달려봤기에 깔끔하게 미련을 버릴수 있게 됐을것같아서 후회하진 않았을거예요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후회없는 선택을 하시길...
    작성자님이 후회없이 사랑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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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냐옹이는냐옹 2017/07/16 23:10

    성공한 연애를 했군요. 그런 경험 흔치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못해보고 죽는 그런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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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derer 2017/07/16 23:30

    오지랖일 수 있는데 고양이 이름 지우시는게 작성자님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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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큰놈입니다 2017/07/16 23:34

    합법화란게 무슨뜻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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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참치 2017/07/16 23:36

    작성자님 슬픈 건 이해하지만, 상대방을 추측할 수 있는 증거들을 굳이 남겨서 상대방이 아웃팅 당할 1프로의 여지를 남기시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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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만 2017/07/16 23:38

    ㅇ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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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oky95 2017/07/16 23:45

    저도 성소수자인데.. 지금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인것 같았는데 님은 8년이라니.. 얼마나 힘드실지 가늠조차 안되네요. 꼭 건강히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애달픈 마음은 알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고양이 이름은 삭제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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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류빈 2017/07/16 23:53

    미련이 남았다고 느껴지는 글이네요.
    상대방의 연락을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공유하던 공간에서나마 마지막 말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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