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 (1) - 오락 or 도박 ^^^^^^^^^^^^^^^^^^^^^

남편이 고교동문회 등산모임에서 시산제를 하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고.
청계산 둘레길 걷고 시산제를 한다며 과천에서 모이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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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움직이는 대상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남편은 청계산 둘레길 걷고 시산제에 참석하고
저는 과천 경마장에서 사진 찍다가 합류하기로.
하루 종일 비 예보 되어 있어서 좋은 사진은 어렵겠다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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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은 처음 갔습니다.
마작의 세계에서 고수셨던 선친의 피를 이어 받아
도박사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가끔 느낄 때면 나 자신도 흠칫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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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불로 받은 군인연금과 재산을 다 말아드신 후
말년에 교장선생님으로 불리며 저명인사나 도련님들에게 마작하는 법과 예절을 가르치셨고.
결국 간접흡연으로 후두암 투병하시다가 가셨지요.
가정을 돌보지 않으셨던 선친이 원망스러웠고.
이런 이유로 저는 사소한 도박이라도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돈은 일해서 버는 걸로. 로또도 안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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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교제하던 시절,
남편의 친구 아기의 돌잔치 초대를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돌잔치는 집에서 했고 상을 물리고 고스톱 판을 벌이기도 했던 시절입니다.
남편이 두어 시간 고스톱 치더니 힘들어서 못 치겠다며 저에게 대신 치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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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노름을 싫어하는 남자도 있구나..
그 때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겠다, 생각했더랬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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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을 방문하기 전 제가 생각하는 경마장의 분위기는,
여행 중에 들렀던 카지노처럼 외국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가족끼리 친구끼리 와서 재미있게 놀다 가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분위기는 저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허름한 차림의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고 즐긴다기보다는 유일한 오락이거나 이미 중독되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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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빵에 실패하고 부부싸움하는 광경도 있었고,
승부가 결정 되면 여기저기서 들리는 쌍시옷,
흡연장이 별도로 있었지만 길에서 흡연하는 사람,
그 큰 건물에 엄청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실내마다 쩐 담배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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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돈을 따서 기뻐하는 표정은 찾을 수 없었고
귀가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무기력하고 쾡한 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0만원 정도 들고 가서 말 경주 재미있게 직관하고 즐기다 오면 건전 게임이지만
당첨금은 매출액의 30%도 안 될 건데 이건 마권 구매자가 지는 게임.
서민에게 세금 뜯는 구조 같아서..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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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과 주차장에서 우천 시에도 비 안 맞고 본관까지 갈 수 있는 통로
이 통로가 이렇게 넓은 이유 : 들어가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음.
(WIDE 화면으로 보세요)

큰 건물 층층마다 사람들로 가득~ 정말 가득 차 있음.


(여기까지 폰 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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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쪽으로 연결된 다른 쪽 출입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
출전하는 말들의 상태와 기수를 볼 수 있는 곳.
말의 눈을 가리고 (요동하거나 집중력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 듯) 서너 바퀴를 돌면서 보여 줌.

몸을 풀면서 경주장을 한 바퀴 돌아서 출발지점으로 가는 중.

경주 모습

출전마 소개, 경기 진행 상황, 경주 모습 등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방영 됨.
오후 5시 경에 맑게 개인 하늘.
경마장 풍경들.



둘레길 걷고 온 남편과 합류. 대공원 할매집에서 닭백숙 먹고.
경마장 재입장 (한 번 표 사면 종일 유효)
남편은 입장권 구입.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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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당신 하고 싶으면 해 보셔.
남편 : 괜히 이런 거 시작하고 싶지 않아.
남편이 건물 전체 돌아보고 오더니 (나는 1층만 다녔음)
위층도 사람들이 엄청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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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 진짜 고수들은 위에 있던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