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만 먹고 이룬 건 없어서 음슴체.
쫓기듯 대학 졸업하니 남은 거라곤 졸업장과 교원자격증.
어떻게든 배웠던 거 써먹어보려고 전공 10퍼센트정도 살릴 학습지 회사 들어감.
4대보험도 안 된다지만 주 3일 일하면서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결정 땅땅땅.
그리고 최악에서 최악을 갱신하는 엿같은 날들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첫 직장이니만큼 정 붙이고 오래 다니고 싶었는데 1년도 못버팀.
어떤 지역 인수할 때 인계하는 사람이 내 나이 속임.
어떤 지역 인수할 때 인계하는 사람이 내 나이 속임.
회원 엄마들한테 어리다고 무시받을까봐 배려 차원에서 나이 올려 말한 건 그렇다 치는데
나를 그 사람 쉬는 동안 잠깐 봐줄 사람이라고 소개함ㅎㅎ
회원들도 그렇고 회원 엄마들도 잠깐 볼 나한테 정 주고 싶겠음???
뭣보다 애기들한테 선생님 소리 듣는데 거짓말하려니까 진짜 기분 별로였음.
그 지역에서 유치원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수업을 받는 회원이 있었음.
그런데 하루는 회원 동생만 있고 회원은 없었음. 유치원 행사 끝나고 회원 엄마 사무실로 바로 넘어갔다 함.
(학습지는 진짜 1분 1초가 중요함. 1과목에 10분 철저히 지켜야 다음 시간 애들이 안 밀림.
애들이 진도 못 따라오거나 이해 제대로 못하면 똥줄탐. 다음 회원 넘어가야 하는데 엄마들이 말 길게 하시면 진짜 식은땀 남.
나도 수다 좋아하는데 내 눈은 시계봤다 회원 엄마 봤다 아주 동공지진ㅠㅠ)
아무튼 회원 엄마한테 전화했더니 다짜고짜 어떻게 유치원에서 오자마자 수업을 하냐며 화를 내기 시작;;;;;;;;
보통 지역 넘길 때 인계할 사람이 시간표 다 짜놓고 넘김.
근데 그 엄마는 애기 오는 시간이 3시 반이면 수업은 3시 50분부터인 걸로 알고 있었던 거.
수업 가면 엄마는 안 계시고 할머니만 계셔서 수업 끝나면 항상 문자로 연락했는데
수업 가면 엄마는 안 계시고 할머니만 계셔서 수업 끝나면 항상 문자로 연락했는데
그 동안은 수업 시간 물어보지도 않다가 그제서야 왜 애기 숨 돌릴 틈도 없이 수업하냐고 난리난리 생난리ㅠㅠ
아니 그럼 진작 바꿔달라하지ㅠㅠ
결국 그 엄마 자기 곧 간다며 기다리라해서 그 날 처음 얼굴보고 20분간 매서운 눈초리를 엄청 받음.
나는 화도 못내고 생글생글 웃다가 그 날 뒷시간 애들 다 밀리고 하루종일 미친듯이 뛰어다니고 죄송하다 죄송하다 사과하고.
그렇게 그 엄마랑 악연이 시작됨.
그 회원은 교재밀림이 짱짱 심했음.
마치 나 어릴 때 같았음. 교재가 완전 깨끗한 날도 있었고, 교재 잃어버린 날도 있었고ㅎㅎㅎ
(솔직히 학습지는 애기 혼자 못함. 누군가가 도와줘야 함. 가르쳐주라는 건 아니고 매일 똑같은 시간에 학습지 풀라고 습관 잡는 거.
학습지 쌤은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도 안 만나니까 진짜 무서운 쌤 아닌 이상 영향력이 미미한 것 같음.)
근데 그 회원 부모님 맞벌이임. 할머니가 회원이랑 회원 동생 봐주다 회원 엄마 오면 귀가하시는 듯.
한자 8급 땄다는데 어떻게 딴건지 정말 궁금함. 어려서 그런가 순간 기억력은 진짜 좋은데 진도가 제자리 걸음임.
항상 앞에 했던거 다 까먹고 있는데 그 와중에 한자 7급이랑 다른 시험도 준비한다 함ㅎㅎㅎ
한자 7급 준비해달라는데 보고 읽을 수 있는 한자가 늘질 않음. 8급도 많이 잊어서 8급도 외우게 함.
그랬더니 그 회원 엄마 왜 8급 외우게 하냐며 화 냄ㅎㅎㅎㅎㅎ
아 그리고 그 회원한테 말하는 펜 있었는데 고장 남. A/S 필요해서 수리비 청구 됨.
아 그리고 그 회원한테 말하는 펜 있었는데 고장 남. A/S 필요해서 수리비 청구 됨.
수리 들어가려면 입금부터 해야하는데 돈을 안 줌.
그거 없으면 공부 못하니까 사무실 여유분 펜 빌려줌. 두 달 지남. 임대펜도 고장 남.
그제서야 그 회원 엄마한테 연락 왔는데 또 화 냄.
왜 자꾸 고장이 나냐며 화 냄. 내가 아는 한도에서 설명해줘도 화 냄.
그 펜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내가 사라한 것도 아닌데 계속 화냄ㅎㅎㅎㅎㅎㅎ
진짜 이 회원 엄마 때문에 운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닌데 결국 퇴회 남.
실적은 마이너스였지만 더 이상 그 회원 엄마랑 안 엮여도 된다는 게 너무 행복했었음.
아마 그 회원 엄마 오래 살거임. 내가 엄청 욕하고 다녀서ㅎㅎㅎㅎㅎ
한 회원 썼는데 시간 엄청 지남ㅋㅋㅋㅋㅋㅋ
진짜 최악 중에 최악은 퇴사할 때 얘긴데ㅋㅋㅋㅋㅋ 경찰도 부르고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을 기약하며 바이짜이지엔
경찰이라니 ..흐아
저도 예전에 잠깐...학습지 강사 알바했던적이 있었는데...
학원 강사하고 같이 하는거라 수업 텀이 빡빡하지 않아서..
학생이 갑자기 일이 있거나 하면 최대한 수업시간도 바꿔주고, 보충도 해줬거든요..
부모님 맞벌이하면...애들이 꾀가 느는건지..
수업시간 맞춰서 가서 초인종 누르니...오빠야(..도 초딩)가 **(담당학생) 집에 없다고 함ㅋㅋㅋㅋㅋ
둘이 쑥떡거리는게 다 들리는데ㅋㅋㅋㅋㅋㅋ
주거침입할수는 없으니...제끼고 다른집 돌고 있는데...
6시반쯤 되니까 전화함..."선생님~ 왜 안오세요~~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보니 엄마 퇴근하고 집에 온 시간....
엄마 바꿔달라고 해서 상황을 설명했더니...어머님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시고..
다음 수업때는 이런일 없게 하겠다고 하셔서 일단 넘어갔는데..
그 다음 수업타임(다른날)때 갔더니......아예 집에 둘다 없는척....인기척은 다 들림...
저녁때 또 전화오고...또 어머님한테 얘기했더니...나랑 전화 끊기도 전에 애 혼내는 소리가 들림...ㄷㄷㄷ
빡침을 꾹 참고...그 다음 타임에 갔더니 순순히 문 열어주긴 하는데...
입이 댓발 나와서...숙제도 안해놓고ㅋㅋㅋ 수업에 비협조적...
그집에 한 열번인가? 갔는데....6번인가 저렇게 잠수타고, 3번은 수업에 비협조적..
딱 한번 집에 엄마가 계셨는데..그날만 좀 협조적ㅋㅋㅋㅋㅋ
도저히 못하겠다고 제가 항복하고 끊어냈어요ㅎㅎㅎ
애기때 학습지 하기싫어서 선생님 오는날 맨날 친구네 가서 숨어있었는데 - 집에 저만 있었음.. - 미안해요 선생님 ㅜㅜ
3대 서비스직이라거 하죠
전화상담원
학습지교사
매장계산원(편의점 등)
그야말로 지옥의 최전방요원
ㅡㅡ
울 고모도 학습지교사였는데 가끔 할머니댁가면 얼굴이 죽상이 되서 퇴근해서 옴....어휴...
그러다가 공인중개사 빡시게 따더니 얼굴이 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도 돈이지만 어른들이랑 일해서 좋다고하심... ㅠㅠ (거기도 진상은있지만서도..)
기본적으로 사교육에서 제일 미치겠는 케이스가 엄마는 강경하고 애는 엄마 이길 자신은 없는데 하기싫어서 억지로 끌려왔지만 재미는 못붙히고 내가 여기서 뭐하나 싶어서 고민을 토로하고 힘든걸 어필하기 보단 니들 다 괴롭혀주고 깽판 쳐주마 엄마 빼고 다 망해라. 라는 자세의 아이들 ㅠㅠㅠㅠㅠ 또 집에 가면 말이 달라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