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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만난 기묘한 할아버지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가 대학생시절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를 한번 써보려 합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

반말체 양해해 주세요!



때는 한참 교회에 빠져있을 대학시절 이었다.

그 당시 대학생이라고는 10여명 안밖의 작은 교회라 서로 사이도 좋았고 연락도 자주 했었다.

그날도 일요일이었는데 예배를 마치고 밥먹고 서로 한참을 놀다가 지하철 막차를 타고 집에 가고 있었다.

막차고 해서 사람도 별로 없고 내가 탄 칸에도 나를 제외하고는 두세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일요일이다보니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보다는 그냥 나들이 나온 사람들 처럼 보였었다.

어떤 이는 술을 마시고 졸고 있었고 어떤 이는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고 있었다.

멍하니 자리에 앉아 가고 있었는데 어떤 손이 보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옆에는 하얀색의, 흔히 사극에서나오는 일하는 분들이 입는것 같은 누런 빛을 띈 하얀색의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가 나를 바라보며 손바닥을 내밀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구걸을 하는건가?' 싶어서

"죄송한데요 할아버지 제가 지금 잔돈이 없어서요." 라고 말씀 드렸다

그랬는데도 그 할아버지는 씽긋 웃으시며 무언가를 달라고 하시듯 손을 한번 터시며 다시 내미셨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씀 하셨다.

"누가 돈달래? 손!"

뭔 강아지 달래는 것도 아니고 손을 달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조금 의아했지만

할아버지의 눈빛이나 몸짓에서 뿜어나오는 기운이 절대로 나쁜 것 같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할아버지 손바닥 위로

내 손바닥을 포게었다.

아무말도 없이 내 손바닥을 주욱 보시던 할아버지가 나를 보며 이렇게 말씀 하셨다.

"어머님이 나이가 많으시네?"

아니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당연히 나이가 많은 거 아닌가? 싶어서 약간 어처구니가 없어지려고 할 즈음에

"아버지 보다"

라는 말에 나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아시지?'

나의 머릿속 작은 의구심에도 할아버지는 주욱 내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으셨다.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긴 했으나 큰 틀에서 보면 대부분 맞는 이야기 였다. 

물론 비슷한 또래의 남자들이 당연히 겪을 수 밖에 없는 그런 부분이 아니라 굉장히 개인적인 부분까지

맞추는게 신기했다.

당연하게도 혹시라도 있을 콜드리딩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는 어떠한 정보도 얘기하지 않았다.

거의 형식적인 네네 만 거리고 있었는데 한참을 정신이 팔려 듣고 있다가 

문득 '미래 얘기는 안해주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할아버지 저 어떻게 잘 될거 같아요?" 라고 물으니 다시 한번 시익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시며

손을 내미 셨다.

"원래 이런건 복채를 받아야 해"

그래서 지갑을 꺼내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드렸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일어나서 가려고 하시길래

"할아버지 복채도 드렸잖아요!" 라고 나도 모르게 지하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씀드렸더니

조용히 나한테 오셔서 검지로 살짝 내 이마를 치시며 이렇게 말씀 하셨다.

"교회 다니는 놈이 무슨 놈의 점이야. 앞으로 착하게 잘 살아. 잘 될거야."

하고는 유유히 사라지셨다.

물론 내가 교회다닌다는 얘기도 한적이 없었다.

댓글
  • 너란봄 2017/06/28 11:14

    할아버지: 아싸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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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키포 2017/06/28 12:08

    근데 보통 부모님세대들보면 남자가 나이 많은 경우가 많지 않나요? 반대인경우가 드물만큼...

    (08DwRM)

  • 레몬상어 2017/06/28 14:27

    ㅋㅋㅋ아싸 찍었는데 맞았네 만원 개이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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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뇨조절장해 2017/06/28 14:30

    반전 : 십자가 목걸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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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냐옹이는냐옹 2017/06/28 14:42

    (저쪽 칸에서 들리는 소리...)
    불교인데요?
    아님 말구...

    (08DwRM)

  • 벨비티 2017/06/28 16:02

    우왕 신기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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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유 2017/06/28 16:58

    글쓴이 교회친구 : 할아버지 나랑 반띵!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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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냥냥하리 2017/06/28 18:31

    교회 다닌다고는 말 안했지만..........
    글쓴이 자기 키 만한 불신지옥 예수천국 십자가를 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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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어라하회탈 2017/06/28 18:41

    교회에서 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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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오베상주녀 2017/06/28 19:10

    20여년이 지난 지금  작성자님이 착하게 잘 살고있다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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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arctica 2017/06/28 19:27

    작성자는 여름성경학교 티셔츠를 입고있었다고 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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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유두둘 2017/06/28 19:37

    할아버지: (어디 불쌍한 호구 없나~~ 어 저기 어리버리한 오징어 한마리가 있군
    딱보니 머리스타일이 소가 핡튼거 같은게 마마보이이고 늦둥이 같구만 보통이럴땐 엄마가 연상인경우지
    신발보니 딱범생스타일이고 금목걸이가 십자가인거 보니 교회군.. 아주 좋은 먹이감이야~
    요즘은 집안에 죽은형제드립은 안먹히니 애완동물이나 부모 종교드립으로 가야겠군~
    옷이 잔털이 없는거 보니 애완동물은 안키우고 부모드립으로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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