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저희 여사님이 '아이디만 있으면 오유에 올리고 싶다....'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대신 올리는 글입니다....]
육아게, 결혼게, 과게중에 어디를 갈까 하다가 결혼게로 왔습니다...
여사님께서 저보고 분유를 타오라고 하더군요. 원래 저희가 보온기?[물 온도 유지시켜주는 기계]로 40도로 물 온도 맞춰서 쓰는데 보온기 물이 다 떨어져서 포트에 물 끓여서 생수랑 섞어서 적당히 물 온도 맞춰오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생수 물온도를 20도라고 생각하고 끓은 물을 100도라고 생각하면 비율 계산해서 40도로 만들수 있겠더라고요. 내가 화학과 박산데! 이정도는 계산해야지!
150ml를 타야되니까
Q = c* m *T
열량 = 비열 X 질량 X 온도
c * (150 - Y) * (273 + 20) + c * Y * (273 + 100) = c * 150 * (273 + 40)
엄밀히 따지면 온도에 따라서 c가 달라지지만 일단 무시하고... 온도에 따라서 밀도도 달라지지만 밀도도 그냥 1g/ml라고 가정하고... c는 공통이니까 다 생략하고 Y에 대해서 정리하면 생수가 Y ml, 끓는 물이 150 - Y ml가 되는데 원래 이공돌이 생들이 계산기나 연필 없으면 아무것도 안되서 암산하다가 머리가 안돌아가서 그냥 대충 탔습니다... 어차피 물이 식으면 온도가 좀 떨어지기도 할테니 적당히 적당히...
옆에서 여사님이 '쟤 뭐하니...?' 쳐다보다가 분유 타온다음에 제가 '나이 드니까 머리가 굳었어...'라면서 저 상황을 설명하니까
'음... 그래...'라는 뭔가 한심해하는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오유에 올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어 음... 난 그냥 40도 분유 150ml를 타고 싶었을뿐인뎅... -_-a
마무리가 잘 안되는군요. 마누라 모지리 남편[=큰애기]지만 참고 살아줘서 사랑행♡
어.....음......다음에는 계산기 두드리시면........
등짝맞을겁니다.
그냥 대충 따땃한물에 녹이고 내가느끼기에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으면 되는뎀..
이상 애둘 모유로만 키우는거 보기만한 아빠가..
원래 분유는 찬물 반 뜨거운 물 반 섞고 모자라면 찬물 더 넣고
다시 뜨거운 물 넣고10회 반복=이미 1리터 됨
그러면 이제 젖병에 150ml담아주고 나머진 내가 마시는 거 아닌가여
증거인멸...ㅎ..ㅎㅎ..
팁: 젖병에 담고 손등에 한 방울
떨어뜨려 약간 따뜻하면 적절하다고 합니다
목욕탕 온탕 온도랑 비슷하거든요!
손으로 만졌을때 뜨뜨미지근하면 되져..
발로 안차였지요? 천사같은 부인입니다.
그래도 대충 생각했던 것을 비슷하게 이루셨군요.
그래도 가장인데
하는 생각에 뭔가를 야심차고 호기 당당하게 시작했는데 원하는 결과가 안나오면 초조해집니다.
등뒤에선 저 떠라이가 또 발작이 났구나 하는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건 십년 넘는 결혼생활로 이미 알고 있죠.
이제 나자신도 아 이거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대략난감인거죠.
그렇다구요.
아 이거 어찌 마무리하지
그래요
20 40 60 80 100이니까 찬물3 뜨거운물 1 하면 40도인데...
박사 남편을 위한 조언.
1. 전자 저울 하나를 산다. mg까지 잴 수 있는 모델로 구입
2. 전자 저울의 수평과 0점을 맞춘다.
3. 보온기에서 물을 비운 상태로 전자 저울 올려서 무게를 잰다.
4. 보온기에 물 160ml을 넣고 무게를 잰다.(10ml는 안전 수량(水量))
5. 보온기에 물을 가득 채운 후 무게를 잰다.(최대 수량(水量) 확인).
6. 센서를 설치해 보온기 내 수량이 160ml 이하로 내려 갈 경우 알람이 울리도록 한다.(알람 소리가 클수록 좋음)
6-1. 혹시 외부에 있을 때를 대비해 전화기로 메시지가 오도록 설정 해 둔다.
7. 알람이 울리면 정수기로 가서 물을 뜬다.
8. 보온기에 물을 채운다.
8-1. 외출 했을 때를 대비해 정수기와 보온기를 연결해 물이 보충 될 수 있게 한다.
9. 화학과 이니 기계과 박사와 전자과 박사를 불러 저녁 한끼 사준다는 약속으로 장치를 설치 하게 한다.
10. 뿌듯한 표정으로 사모님을 바라 본다.
11. 사모님으로 부터 한심하다는 눈빛과 함께 등짝 스매싱을 맞는다.
12. 아.. 어떻게 마무리 하나... 누군가 13단계를 적어 주시려나...
웃지 못한 이과생들이 보인다....ㅋㅋㅋ
저....전자렌지에 우유데우기 모드가 있는데...
계산해보니 79.5:70.5 대략 반반이네요.
아놔.....ㅋㅋㅋㅋ 그냥 액상분유 멕여요 저처럼 ㅋㅋ
이과 출신의 당연한 척수반사입니다. 직업병이라고도 하죠
분유가 이렇게 타기 어려운거였구나..
열손실..
어디선가 찬물을 담궈둔 그릇 + 뜨거운 물을 담궈둔 그릇을 번갈아가며 놔두면 된다고... 들었는데 아닌가보네용?
과게에 들어왔었나...
문과는 가만히 있어야겠다
아고 머리 아퍼요 걍 대충 살아야죠 ㅎ
온도계
유효숫자를 간과하셨네요.
육아책이나 요리책에 나오는 수치들은 모두 유효숫자 2개가 채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험실에서 훈련된 눈대중 손대중 만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150ml라는 양에 집착하지 말고
수량이 오버되더라도 적당히 온도를 맞춘 다음
남은 물은 보온기에 부어두시면 될것을....
하아.. 우리집 박사님도 가끔이지만 범인들은 생각하기도 힘든 어려운 방법을 고안해내시더라고요. 섹시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 보고있나?
이과가 또!
이래서 박사님들이 취직 안되고 백수가 많은 겁니다. ㅠㅠ
공돌이놀이들 하시는데 미안합니다만^^
애기분유 타는데 생수섞어서 온도 맞추시면 안돼요~
끓은 물로 멸균을 한다음에 거기에 분유타는거예요~
미지근하게 식혀서 타던지..
찬물에 분유통 담궈 식히던지 하세요~
(겜만들어 먹고사는 초등학생 아빠가)
건설업계있는 신랑. .
벽에 작은 선반좀 달아 달랬더니 수평계가져와서 맞추고 있더라는^^;;눈대중으로 샤샤샥~~할 수 있는것도 늘 칫수재요. 정확한것도 좋지만 어떨땐 답답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