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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여친 부모님께 청문회 당한 일 보고 써보는 저의 처갓집 첫 방문기

 
현 와이프와 연애시절 "오빠 울 아빠가 한번 보자는데 이번주 토요일 괜찮아?"
로 시작된 처갓집 방문...
 
사실 장인어른을 처음 뵌건 아니었습니다.
와이프랑 데이트할때 데리러가고 데려다주고 하면서 처갓집 마당에는 자주 갔었는데,
장인어른하고 장모님이 딸내미 남친이라니깐 궁금해서 2층에서 창문으로 빼꼼 하고 몰래몰래 보셨다는군요 ㅋㅋㅋ
그러던 중 장인어른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마당에 뭐 치우러 나오시는 척 저랑 한번 인사하셨었습니다 ㅋㅋ
 
암튼 정식 방문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첫 질문이 "오씨면 본관이 어딘가?" 였습니다.
"네 보성입니다" 하니
"그럼 됐구만" 이러십니다.
 
알고보니 와이프의 할머니, 즉, 장인어른의 어머니가 보성오씨이셨고, 그 집안 대대로 보성오씨 며느리들이 많아서, 집안에서는 보성오씨가 우리집안 부흥하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라는 인식이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ㅋㅋ;;; (할머님 감사 ㅠㅠ)
 
그 외 기본적인 호구조사가 끝나고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시더니
"술은 잘 마시나?" 하시길래
"못마시는건 아닌데 술맛이 써서 좋아하진 않습니다" 하니
"사위가 술을 잘 마셔야 하는데..." 하면서 아쉬워하시더라구요. (아니 왜 벌써부터 사위라고 ㅋㅋㅋ;;;)
장모님이 "술마시면 맨날 술주정이나 하지! 술 안마시는게 백번 잘하는거구만!" 하시니깐 장인어른 쭈굴ㅠㅠ...ㅋㅋㅋㅋ
 
 
암튼 베오베의 작성자분은 헤어지길 백번 잘하셨습니다.
되는 집은 분위기부터 다릅니다.
자고로 본인들이 없는 만큼 상대에게 조건으로 내세우는 법입니다.
 
 
 
댓글
  • 누니랑 2017/06/20 10:49

    ㅋㅋ 유쾌한장인어른에 사이좋은 집이네요~
    이런케이스는 결혼후 사위가 강제로 술이 늘던데..
    사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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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룡뇽잡으러 2017/06/20 11:24

    ㅋㅋㅋ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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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잘서나? 2017/06/20 11:58

    좋은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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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이가을이 2017/06/20 12:33

    저도 장모님 장인어른이 참 고마웠던게 처음으로 인사 갔을때 저의 배경이나 재산 그런거는(쥐뿔 하나도 없었긴함)
    하나도 묻지 않으셨고 니들만 좋으면 좋다고..
    그리고 저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고생많이 하신 우린 엄마한테 잘해드리라고 본인들한테는
    안해도 되니 항상 저희 엄마 챙겨주시고 ㅎㅎ
    참 고마우신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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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르릉릉 2017/06/20 12:34

    우리는 양가 아버지들 끼리 동갑에 약주 좋아하셔서 만나자 마자 친해지셔서 상견례 할 때 소주 몇 병에 화요 3병, 예물 볼 때 소주 8병, 결혼하고
    처음 양가 모이셨을 때 소주 18병에 맥주 몇 병 드셨음. 그래서 결혼 준비하며 머하며 집안 문제로 싸움을 해본적이 없음. 그냥 만나면 아버지들끼리
    친구처럼 술 드시니까 싸울 건수도 없고, 심지어는 친해지시고는 우리 빼고 양가 여행도 몇 번 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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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냥이가조아 2017/06/20 12:43

    그래서 작성자 이름이 오징어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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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dante31 2017/06/20 13:12

    아..........................이런 따뜻한 집에 장가가고 싶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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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crimosa 2017/06/20 13:15

    지금은 헤어진 첫 애인의 부모님을 어쩌다 몇 번 뵈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첫 만남은 시험 기간에 밤늦게까지 같이 학교에서 공부하던 그 친구를 데리러 오셔서 만나 인사드리고 집에 들어왔을 때였음.
    들어가서 카톡하다보니 아버님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신다고(대체 왜?)... 성실해보여서 좋다고 하셨다 하는데... 결혼할거면 찬성이라고(다만 전역 후 직장은 잡고) ㄷㄷ
    그 후 몇 번 뵐 기회가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그 친구를 집에 데려다주다가 뵈었던 일인데, 밥이라도 먹고 가라며 상을 차려주셔서 먹다보니 이런저런 말씀을 하심. 그렇게 코로 넘어가는지도 모르는 밥을 먹고 오니 전 애인이 하는 말 "원래 우리 아빠 저렇게 말씀 많이 하지 않으시는데 나도 놀랐어. 00이가 어지간히 맘에 드셨나봐."
    지금 와서 생각하니 전 애인은 딱히 그립다거나 생각나지는 않는데 그 친구 아버님은 기억에 남네요. (어머님은 날 마음에 안 들어하심. 사실 애인 생길 때마다 어머님한테는 이상하게 미움받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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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황당 2017/06/20 13:15

    본인이 없는 만큼 상대방에게 조건으로 내세운다는 말이 와닿네요.
    더불어 아마 와이프님과 부모님의 관계도 좋고 착한 따님이었기에 더 스무스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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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향 2017/06/20 13:22

    똑같은 경험..
    본관이 어딘가? 물으시길래 어디모가 옵니다..
    전에 어르신이 물으시길래 어디모씨입니다 했다가 불벼락 맞고 그거 기억해서 씨를 가로바꾸니 흡족한듯이 보시며 둘이 나이도 있으니 내 반대는 안하겠네.. 하시는 데 그냥 넙죽꾸벅..
    얼마나 웃겻는지 청요리 좋아하신다고 해서잘 가는 청요리집 예약한건데 방장님이 저보고 온몸이 긴장되서 로보트같이 움직이는 거 보고 웃겻다고 훗날 이야기 하시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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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난이가장 2017/06/20 13:51

    저도 결혼 승낙 받으러 갔을 때 생각나네요.
    "저희 결혼하고 싶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10초 정도 정적이 흐른 후..
    "자신 있나? 잘 먹여 살릴.."
    "네.. 자신 있습니다."
    "그래 그럼 됐다. 같이 저녁 먹자."
    그게 다였습니다. 장인어른이 워낙 무뚝뚝한 경상도 어르신이셔서 별 말씀도 없으셨어요.
    장모님이 뭐 자꾸 물어보시려 해도
    "뭐 그런 씰데 없는 말을 하노. 그기 뭐 사는게 중요한거라고. 됐다 마 밥 묵자."
    그런 장인어른이 돌아가신지 3년 됐네요.
    그리고 그 자신있다고 말하던 사위는 제 닉넴처럼 못난이가장이 되버렸습니다.
    오늘 따라 장인어른 생각이 많이 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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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보면울음 2017/06/20 14:08

    경주 김씨가 들어가서 부흥시킬 집안 모집합니다....ㅠ(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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