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놈이랑 붙어먹던 시절이 있었지.
나한테 들켜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울며 바지가랑이 붙잡고 매달리고...
붙어먹은 놈 만나서 한대 패주고 싶었는데
더 비참해지는 것 같아서 결국 안봤지.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인 것 같아.
그래. 인간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 용서다...
...라고 생각하며 봐줬지.
그래서 어떻게 되었게?
한 십년은 내 비위 맞추며 살더군.
부부 관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거지.
나도 용서했다고는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쉽게 정리되지는 않더군.
솔직히 그 당시 생각하면 지금도 씁쓸~하지.
암튼 굉장히 오랫동안 괴롭더라고.
나 죽어서 화장하면 사리 많이 나올거야.
그리고 시간이 흐를 수록 마누라도 잊더군.
그게 인간의 자기보호 본능인가봐.
요즘은 다시 지멋대로 살어.
물론 바람같은걸 피우는 것 같지는 않고..
나도 이제는 마누라가 뭘하건 신경 안써.
거의 십년 형 받은거나 진배 없으니까..
못볼꼴 서로 다 본 오래된 룸메이트 같다고 해야할까.
지금 생각하면 그 때 깨끗하게 갈라섰어야 했어.
그 편이 둘 다 행복해지는 길이었어.
하지만 어쩌겠어.
삶이 계획대로 되나.
인생이 다 그런거지.
그리고 나이를 먹을 수록 이런 생각도 들더군.
어차피 죽으면 흙으로 돌아갈텐데
그 놈의 몸뚱아리 아껴서 뭐하나..
기왕에 조물주가 쓰라고 만들어 놓은거
잘 쓰다가 죽는 것도 나쁘진 않지.
O스..
그거 뭐 스포츠 아닌가.
온몸으로 두는 바둑 같은거지.
그러다가 자식도 생기고 뭐..
인생의 단맛 쓴맛도 알게 되고 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
한참을 그렇게 생각하며 살다보니
그제서야 진심으로 용서가 되더군.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하고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용서를 받기도 하고..
인생이 다 그런거 아닌가 싶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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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누라도 동호회에 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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