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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괴문서) 하스미의 날개는 무슨 역할일까





 하스미의 날개는 왜 있는 것일까.


 늘상 궁금한 것이었다.


 신비라는 이름 하에 선생이 알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제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개중에는 히후미와 같이 헤일로를 제한다면 평범한 여학생과 다를 바 없는, 물론 해변에는 전차를 타고 가야한다는 그로서는 그다지 이해할 수 없는 감성은 둘째치더라도,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시로코처럼 짐승의 그것을 꼭 닮은 귀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학생이라 하면 하스미가 아닐까.


 수려한 외모와 더불어 여성치고는 매우 큰 키와 과연 여고생이 맞나 싶을 정도의 압도적인 몸매도 그렇지만, 허리춤에서 뻗어나온 검은 빛 광택의 그 커다란 날개가 무엇보다 시선을 끈다. 하스미는 선생이 알고 있는 한 가장 큰 날개를 가진 학생이었다.


 트리니티의 다른 학생들이나, 게헨나의 몇몇 학생도 날개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다들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얼추 눈대중으로 보아도 하스미의 날개로 그녀의 전신을 가릴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 크기가 짐작이 갈 것이다.


 더욱이 하스미는 선생이 알고 있는 학생 중 손에 꼽힐 정도로 거대, 옆에 있던 하스미가 선생을 서늘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니, 큰 키를 가진 학생이었다.


 날개를 가진 학생들이 실제로 날아다니는 모습은 본 적 없지만, 하스미가 그 날개를 퍼덕이면 정말로 하늘을 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정의실현부 부부장이라는 직책에 걸맞게 가진 무력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럴지 몰랐다.


 아니, 그만큼 키가 크니 무거워서 날지 못하려나. 선생은 자신을 째릿 노려보는 하스미의 시선을 외면하며 생각했다.


 여하튼, 그렇게 크고 부드러워 보이는 날개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빛 광택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감탄을 내뱉게 할 정도니, 그녀의 날개를 만져보고 싶은 것도 당연했다.


 선생은 자꾸만 하스미에게로 향하는 시선을 그리 정당화했다.


 절대로 커다란 가슴에 밀려올라간 교복 셔츠, 거기서 드러난 얇은 허리의 굴곡과 거기서 시작되는 날개의 뿌리 부분에 시선을 빼앗긴 것이 아니었다.


 코하루의 날개라면 몇 번인가 만져본 적 있었다. "야한 건 안돼!" 라면서 정작 선생의 몇 마디 말로 쉬이 제 허리춤의 날개를 내어주는 코하루의 미래가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만은, 여하튼 코하루의 날개는 검은 빛의 조금 거칠어보이는 인상과 다르게 따스하고 보들보들한 감촉이 꽤나 중독성이 있었다.


 하기야 보온재로 거위의 속깃털이 사용되기도 하지 않나. 여고생의 날개를 거위의 것과 비교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지는 모르겠다만은.


 한뼘 길이의 코하루의 날개도 부드러웠는데, 성인 남성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큰 하스미의 날개는 더욱 포근하지 않을까.


 하여, 선생은 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저기, 하스미."

 "네, 선생님. 말씀하세요."

 "만져봐도 될까?"

 "?"


 샬레에 제출하려던 트리니티의 서류를 툭툭 정리하던 하스미가 놀라 선생을 바라보았다. 서류가 후두둑 떨어졌다. 맥락이 전혀 없는 말이었다. 아차. 그제서야 선생은 제 말이 짧았다는 걸 깨달았다.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그가 변명을 주워삼았다.


 "아니, 아니아니, 미안, 말이 짧았네. 하스미만 괜찮다면, 그, 하스미의 날개를 만져보고 싶어서."

 "네? 아, 아…. 네. 그렇군요."


 하스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떨어진 흩어진 서류를 정리했다. 숙여진 허리, 분명 나름 단정히 차려 입었지만 가릴 수 없는 깊디 깊은 하스미의 가슴골에서 선생은 애써 시선을 돌렸다.


 다행히 하스미는 기분이 상한 모양새는 아니었다. 선생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꼼짝없이 발키리 경찰학교 신세를 질 뻔했다. 물론 지금도 아슬아슬한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네에, 뭐, 선생님의 부탁이라면. 닳는 것도 아니니까요."


 갈무리가 끝난 서류를 내려놓으며 하스미가 의자에 앉은 선생에게로 향했다. 멀리서 보았을 때도 매우 눈에 띄는 크기였지만, 가까이서 보니 경이로울 정도의 크기였다. 코하루나 아즈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녀의 것에는 무언가 감동이 있었다.


 아무튼 날개 이야기가 맞았다.


 "그, 깃털을 직접 뽑거나 하지는 말아주세요. 나중에 하나 가져다 드릴테니."

 "나를 뭘로 생각하는 거야?"

 "필요 없으신가요?"

 "아니, 그건 아닌데."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날개깃으로 사진으로나 보던 깃펜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선생이 하스미의 날개로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공예품을 다루듯 손 끝으로 훑어낸 날개의 감촉은 과연 상상한 대로 포근했다. 코하루의 것보다 조금 더 거칠었지만 도리어 그것이 자꾸만 만지고 싶은 매력이 있었다.

 

 "후우…."


 물론 그렇다고 계속 만지는 것은 실례였기에, 선생은 하스미의 날개에서 금방 손을 뗐다. 하스미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묘한 아쉬움이 배어있는 것은 착각인지.


 그러고보니 저 날개의 역할은 무엇일까. 저리 커다란 날개를 가진 하스미도 그렇고, 다른 날개를 가진 학생들이 날거나, 하다못해 공중에 체공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단순히 날개가 그녀들의 신비를 나타낸다고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었다.


 물론 날개가 없는 선생이 고민해봤자 답이 나오지는 않을 노릇이었다. 이왕 이리 된거 당사자에게 답을 듣자, 하는 마음에 선생이 하스미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하스미, 하스미의 날개는 무슨 역할이야?"

 "네? 역할이라뇨?"

 "아, 음, 으음, 아니, 실제로 날거나 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답변하기 곤란하면 그냥 무시해줘."

 "그런 것까지는 아닙니다만…, 그러네요, 무슨 역할이냐, 라고 말씀하신다면."


 하스미가 생긋 웃으며 선생을 바라보았다. 날개가 작게 퍼덕였다. 


 "직접 체험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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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썼던거 조금 수정해서 재업


 아니 솔직히 나만 궁금한거 아니잖아

댓글

  • PRL412
    2022/09/03 22:45

    몸통이 무거워 날 수 없는 날개

    (MmWPUQ)


  • 슬액은스래액하고운대
    2022/09/03 22:47

    허리춤의 날개는 교미용이지 암

    (MmWPUQ)

(MmWPU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