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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장난삼아 사본 최면어플이 통했다.txt



눈 앞의 광경에 차마 입을 뗄수 없었다.

설마설마하니 진짜로 최면에 걸릴줄이야.


다시금 눈 앞에 손을 왔다갔다해도

볼을 꼬집거나 딱밤을 때려봐도

반응없는 생기를 잃고서 빛이 꺼진 두 눈.


그래서 다시 한번 입을 열어 명령을 내려본다.

"...세 바퀴 돌고 멍 소리를 내보세요.

선생님."

휘리릭×3 "멍!"


계기는 정말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무츠키가 아루의 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아루에게로 보여주는 폰에 깔아진 최면어플.


그러나 어떻게 봐도 가짜같은 어플인만큼.

아루도 순간 흠칫하다 무츠키에게서 폰을 되돌려 받을 뿐이었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카요코와 하루카에게도 보여 줬었지만, 안통하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그저 별 상관없이 놔둔 것이었고.

선생님과의 미팅중에 폰을 보여준 것도.

실수로 그 어플을 눌렀던 것도.

모두 그저 우연에 지나지 않았다.


설마 그 최면어플이

헤일로가 없는 존재를 최면시키는

진짜 어플일거라곤

아루도 무츠키도 선생도 몰랐던 것이다.


아무튼 선생은 어플화면을 봐버린 나머지

그만 최면에 걸려버렸고

그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한 사람.


그 무게를 인식한 아루 사장은

예의 그 표정을 지으며 잠시 당황했지만.

곧이어 최면에 걸린 선생님을 가지고

이래저래 놀아본다.


개에게 시키는 것같은

가벼운 동작을 시키는 것부터

아크로바틱한 묘기를 보여달라는 부탁까지

최면에 걸린 선생은 모두 선보여주었고.


한참을 깔깔대며 웃던 아루 사장은.

곧이어 진지한 표정으로 선생에게 다가가더니

"...그... 날... 어떻게 생각해?"

같은 사랑에 빠진 소녀틱한 질문을 던져온다.


뒤이어 선생에게서 들려오는

온갓 긍정적인 칭찬의 멘트들.

사실 그 누구보다도 노력파에 가까운 아루에게

그 칭찬들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드는 동시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였다.


그렇기에 평소였다면 상상도 못했을,

"좋아한다고 해줘,

머리 쓰다듬어줘,

꼬옥 안아줘." 같은

대담한 부탁까지 할수 있게 만든 것이었다.


당연히 최면에 걸린 선생은 모두 이뤄주었고

한껏 업되어 기분 좋아진 아루는

이러한 질문을 선생에게 던지고 말았다.

"선생님이 사랑하는 학생은 누구야?"

그것이 마지막 질문이 되리란건 상상도 못하고서.



몇 분뒤, 최면에서 깨어난 선생.

마치 잠에서 깬것마냥 최면에 걸려있던 기억은 없다.

좀 이상한 꿈을 꿨나 하는 사이에

문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아루에게서

인삿말이 들려왔다.


"그럼 가볼께. 안녕, 선생님."

그 말과 함께 문을 팽하고 거세게 닫고서 떠나는 아루.

뭔 일이라도 있었나 싶은 선생이지만,

말했다시피 최면에 걸릴적의 기억은 없기에.

그저 선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와이셔츠에 묻은, 물에 번진 화장자국을 

지우러 갈 뿐이었다.


"어~ 아루짱. 왜이리 일찍 돌...흡!"

흥신소에서 대기하고 있던 무츠키는

일순간 웃음을 거두고서 공포에 찬 눈길로

돌아온 아루 사장을 볼 수밖에 없었다.


아루의 번진 화장에 놀란게 아니다.

눈밑으로 흘렀던 눈물자국에 놀란게 아니다.

여태껏 봐온적 없던, 분노와 경악으로 점철된

진정으로 화난 표정의 아루가 그 곳에 있었으니.


그러나 무츠키의 그런 반응에도 아루는 아랑곳않고

자신의 애총을 꺼내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흥신소 68에 있는 모든 돈과 무기들을 꺼내어 정리하기 시작하는 아루.


그녀는 들었다. 선생에게서.

그가 사랑하는 학생의 이름을.

그것은 아루가 아니었기에.

아무리 최면에 기대어 자신을 사랑하라 명해도

그것만은 변할 수 없다며 통보받았기에.


질투와 분노에 찬 한 명의 학생은

하드보일드를 벗어던진다.

"무츠키. 사장 명령이야.

전쟁을 준비해."

댓글
  • Esper Q.LEE 2022/08/31 20:39

    선생님: 검은...양복... 사랑해...

  • 누구나장군 2022/08/31 20:44

    히나여도 딱히 못할건 없지.
    사랑을 배신당한 소녀란 얼마든지 잔혹해질수 있는 법이니

  • Mask빌런 2022/08/31 20:38

    그래서 사장, 아로나란 년이 어디 학교야?

  • Esper Q.LEE 2022/08/31 20:44

    아루: 검은 양복? 검은 양복을 입은 학생을 말하는건가? 용서 못해, 죽여주마. 하야세 유우카!!!
    (그리고 울려퍼지는 Unwelcome School)

  • 배니시드 2022/08/31 20:46

    그 학생의 정체는 무려...

  • RtA너구리 2022/08/31 20:40

    사실 학생도 아니었다.
    '검은 양복'
    이라는 알 수 없는 자에 대한 의미있는 분노가 폭발한다..!


  • Mask빌런
    2022/08/31 20:38

    그래서 사장, 아로나란 년이 어디 학교야?

    (er9out)


  • Esper Q.LEE
    2022/08/31 20:39

    선생님: 검은...양복... 사랑해...

    (er9out)


  • 누구나장군
    2022/08/31 20:40

    학생이랬잖아요...

    (er9out)


  • Esper Q.LEE
    2022/08/31 20:44

    아루: 검은 양복? 검은 양복을 입은 학생을 말하는건가? 용서 못해, 죽여주마. 하야세 유우카!!!
    (그리고 울려퍼지는 Unwelcome School)

    (er9out)


  • RtA너구리
    2022/08/31 20:40

    사실 학생도 아니었다.
    '검은 양복'
    이라는 알 수 없는 자에 대한 의미있는 분노가 폭발한다..!

    (er9out)


  • 미사키@
    2022/08/31 20:43

    저리 당당하게 전쟁 준비하는 거 보니 최소한 히나는 아닌가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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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장군
    2022/08/31 20:44

    히나여도 딱히 못할건 없지.
    사랑을 배신당한 소녀란 얼마든지 잔혹해질수 있는 법이니

    (er9out)


  • 배니시드
    2022/08/31 20:46

    그 학생의 정체는 무려...

    (er9out)


  • 루리웹-8539821269
    2022/08/31 20:47

    최면당하는 아?루

    (er9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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