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빌워1에서 캡틴의 패배를 상징하는 장면.JPG

시민들을 지켜야 하는 히어로를, 시민들이 말림.

그것도 현실에서 히어로라 불리는 소방관, 경찰관 같은 이들이.

코믹스는 토니가 빌런이라 불리지만,

정작 명분은 토니에게 더 있었다고 상징하는 장면.

토니의 명분은 '지켜야 하는 시민들'을 위해서였고

캡틴아메리카의 명분은 '히어로들의 자유'를 위해서였음.

미국코믹스인 걸 생각하자면 '자유'를 외치는 캡틴 쪽 명분도 강했지만,

문제는 이들이 히어로였음.

'사람을 지키는 히어로'들이 정작 시민들의 일상을 파괴하면 어떻게 되는가?

토니측의 명분은 이거였고, 이 명분 하에 싸움이 일어나 히어로들이 도시를 파괴한 시점에서

이미 캡틴아메리카측은 명분을 내세울 수 없게 됨.

자유를 외치는 미국인이지만 동시에 히어로이기에 저 싸움에 캡틴은 눈물까지 흘리며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잡혀감.

말 그대로 토니 스타크를 쓰러트려서 이겼지만,

히어로로서 패배하게 됨.

시빌워가 벌어지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은 이렇게 시작 됨.

미숙하고 어린 히어로들이 자기들 인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는 빌런들을 잡으려고 하고

빌런이 그런 미숙한 히어로들의 기습에 터진 것으로 수 많은 인명피해,

그것도 아이들이 죽게 됨.

"오, 그래요? 그럼 어벤저스한테 자금을 댄 건 누구죠?

누가 수년간 애들한테 쫄쫄이만 입으면

법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살아도 된다고 가르쳐 왔는데요?"

이 대사가 시빌워의 시작을 상징하고 있음.

저 빌런들이 사건을 일으키고 있었나? 

NO. 그저 탈옥하고 숨어 지내고 있었을 뿐임.

즉, 기습 이전에 먼저 자수하라고 권하는 방법도 있었고,

최대한 인명 피해가 없는 장소로 이동해

경찰이나 실드 같은 조직과 연계해야 했음.

혹은 더 경험 많은 노력한 히어로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하지만 저 미숙하고 어린 히어로들은 그러지 않았음.

그저 방송국 직원들과 같이 움직이며 명예와 인기를 찍으려고 했을 뿐이지.

이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시민들은 분노하는 것이 당연했음.

자신들을 지켜주기에 위법을 외면했던 히어로들이 더 이상 자신들을 보고 있지 않으니깐.

그저 명예와 인기를 위해 싸우기 시작한 히어로들이 나타나고, 저렇게 큰 사건이 되어버림.

초반 이 명분싸움이 너무 확고해서 전개가 토니에게 빌런 같은 면을 안 넣으면 스토리 진행이 안 될 정도였음.

자유의 나라라도 이들이 결국 히어로라면 캡틴 측 논리는 밀릴 수 밖에 없었음.

히어로의 미숙함이나 실수로 일어난 잘못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것이 죄 없고 연약한 이들의 죽음으로 이어졌더라면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인가?

히어로들이 더 이상 시민이 아닌 자신의 명예와 인기를 제일 우선시해 싸우기 시작한다면,

우리들은 그들을 계속 히어로로서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저 갈등을 상징하는 시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이 장면으로 나타나게 됨

히어로로서 가장 고결하고 믿음직한 캡틴아메리카를 힘 없는 일반인들을 위해 싸우는 다른 일반인들이 말리는 것으로 말이야.

그리고 이 대사도 캡틴의 히어로로서 멀어진 이상을 나타냄

'놔줘! 제발. 당신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히어로 입에서 나올 대사가 아님. 진짜 히어로로서 시민들을 위해서라면

'당신들을 위해 싸우는 거예요!'란 변명 같은 것이 나왔을 테니 말이야.

하지만 자신들의 싸움에 시민이 없기에 캡틴의 대사는 그저 협박만이 나오게 됨.

하여간 여러모로 막장스토리지만, 꽤나 상징하거나 고심할 것이 많은 이벤트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