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부서지고 수리는 엉망진창 .. + 간담회 소식

간담회는 간담회인데,
실은 제 카메라가 대충 뿌셔진지 슬슬 한달쯤 되어갑니다.
한달동안 도무지 고쳐지지를 않는 카메라의 수리 상황이 이제 대충 마무리가 되어가는 것 같아 정리하여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6월 18일.
P&I2022 행사장에서 가만있던 마운트가 갑자기 뿌리채 뽑혔습니다.
렌즈는 당연히 땅바닥으로 가속력 받아 수직으로 충돌했고, 렌즈가 갑자기 사라져 가벼워진 카메라 또한 제 어께를 떠나 부웅 하고 땅바닥에 쳐박혔습니다.
펜탁스에서 토요일 수리가 가능한 곳은 한국펜탁스,을지로 한군데 뿐이므로 갑니다.
누가봐도 마운트 다 깨졌으니 당연히 미러박스 앗세이 교환이 필요할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요구했으나, 그러면 일이 커진다는 답변으로 그냥 유지하면서 수리한다십니다.
아니 뭐 제조업체 연구직이면 기구설계자가 꼭 아니더라도 짬밥이 10여년이니, 인서트 깨진거는 리코일 박아서 수리한다는 업계 상식정도는 당연히 알고있으니 뭐 그렇게 상식적으로 하시겠지 그냥 넘어갑니다.

(2) 6월 22일.
https://www.slrclub.com/bbs/vx2.php?id=pentax_forum&no=411525
판교에서 고객지원팀과 면담을 하였습니다. 고객지원팀장님이 말씀하시길....판교 오기 전에 을지로에 들려 센터감독을 하고 오셨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제 카메라가 어떻게 잘 수리되었는지도 직접 감독하고 오셨겠군요.

(3) 수리 된 카메라를 받았습니다.
잘 고쳐주셨겠지 A/S센터로 배달온 점심식사용 피자를 옆에서 얻어먹었습니다.
집에 돌아왔습니다.
1주일동안 카메라를 쓰면서 뭔가 느낌이....쌔합니다.
이상하게 AF가 심각하게 튀길래 당연히 수리내용에 의구심을 가지고 마운트를 깠습니다.
사진과 같았습니다.
???? 리코일 박은거 아니었어? 뭐야 이 깨진마운트에 나사만 갖다박은거는 ???

여기서 잠깐 문제.
어느게 수리전이고 어느게 수리후 일까요?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펜탁스 쓰면서 별의 별 일이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무게 1kg 2kg짜리 DFA* 돼지들 마운트하고 다니는 놈인걸 뻔히 아는 곳에서 깨진마운트에 나사만 박아놓고 수리다됐다니?
눈깔이 돌아갔습니다. 피자 토해내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 이후로 펜탁스 A/S센터는 용산 서비스센터만 존재한다.
라는 개인적 신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 가만있자....고객지원팀?
생각해보니까
제 카메라는 고객지원팀장이 을지로에 방문하여 센터감독을 하던 그때 수리된 카메라 입니다.
어랍쇼?
판교에서 그렇게 약속하러 오시고는 제 카메라는 현장에서 이런식으로 처리된다고요?
고객지원팀장님. 목을 걸고 저하고 한판 하시죠.
라는 전설의 편지를 함께 첨부하여 퀵서비스로 세기 본사에 보냈습니다.
저때문에 불똥맞기 딱 좋은 고객지원팀의 불쌍한 담당자/실무자 분들에게 미리 죄송하다고 스타벅스 쿠폰도 함께 집어넣었습니다.
이래야 금요일까지 미러박스 바꿔주실거 같거든요.
왜냐하면 토요일이 제 생일이라, 생일여행 갈라고 카메라 받아야 해서....

(5) 죄송합니다...수리가 늦어졌습니다.
금요일에 못드립니다.
사유는 용산센터와 고객지원팀이 금요일에 리코이미징 본사와 핀문제에 대한 기술공유/전달 화상회의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내돈들여 퀵서비스 보냈겠냐? 라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들었지만....
저같은거 카메라 고치는게 문제가 아니라
몇달간 펜탁스 A/S문제로 고통을 받는 다른 사용자 여러분들의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미팅이 당연히 우선이다.
파피야: ...듣고보니 내일 제 생일인데 생일여행에 제 카메라 못쓴다고요?
담당자: 죄송합니다...그러면 저희 고객지원팀 카메라를 보내드려서 주말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파피야: 어?
저는 얼씨구나 ... 이 사례를 냉큼 고객간담회 제안문서의 PRSP 명분으로 갖다 박아넣었습니다.

(6) 죄송합니다...카메라가 걸레짝이네요.
오늘 따끈따끈한 제 카메라의 마지막 소식입니다.
용산센터에서 오전에 전화가 왔습니다.
까보니까 미러박스 문제가 아니라 바디모터 AF샤프트 깨졌고요, SR모듈 프레임 휘어서 SR성능도 폭락하고 주변부 해상력도 핀도 튀겠는데요.
이걸 어디서 사전 수리....네?
용산센터는 수리비 138만원이라는 견적서를 알려주시고는 제가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멘붕상태일 때 재빠르게 고객지원팀에 연락하여 도움이 될만한 구제방안이 있는지 문의해보겠다고 눈치껏 통화를 끊으셨습니다.
미러박스 앗세이값이 30만원쯤 하고....
SR모듈 포함한 풀프 이미지센서 앗세이 통교환이 90만~100만원쯤에
나머지 대충 뭐 10만원 얼마 어쩌고가 바디모터 AF샤프트기어쪽이겠구나....
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살난 카메라 속도 모르고 사비들여 퀵으로 보내서 미러박스 갈아달라 하고앉았네 이뭐병....
이런 카메라 마운트에 나사만 박아놓고 수리 다됐다는 도대체 뭐지?
불현듯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차마 K-1 중고시세 찾아도 못보고 정신나간놈에서 벗어나지 못한 저녁 5시쯤에
고객지원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파피야 고객님
이런 견적서를 저희도 확인하고 한달 가까이 수리가 원만하게 되지 못하며 불필요한 수리비까지 지출하시고
오늘 결국 이렇게 된데 대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처음(=6월)부터 올바르게 수리가 되었으면 이런 불편함이 없었을 것이고 저희 고객지원팀의 부족함으로 인한 것이니 수리비용 중 부품값은 세기가 지불하는것으로 수리를 지원해드리고자 합니다.
거듭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며, 이번에는 꼭 원활한 수리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
대충 이런 결말입니다.
너무 스펙타클한 결말이어서 이 글의 마무리를 뭐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는 상태로, 판단은 여러분들께 맡기는걸로 하겠습니다.
용산센터 공임비는 당연히 제가 지불해야 합니다.
(이것도 수십만원이네요 물론 리즈너블 한 수준이지만.....꽥)
ps. 그래서 간담회 이야기로 말을 바꾸자면

펜탁동 여러분들의 의견을 모아 간담회 문서를 세기P&C에 제출했습니다.
분명히 말했습니다. 공식 문서 첫 페이지에 박아넣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