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마당숲에는 커다란 정말 진짜 대따 커다란 바위가 있습니다.
저희 내외는 이 녀석을 '큰곰바위'라고 부릅니다.
뒤쪽으로 돌아서 바위 위로 올라갈 수도 있는데
바위 윗면은 새파란 이끼가 녹색 양탄자처럼 폭신하게 깔려 있지요.
바위 두 개가 2층으로 올라앉아 있는데
아마도.. 아주 오래 전 노아의 방주 시절에 계곡물이 범람하면서
위 쪽 바위가 2층으로 올라타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이 녀석은 비 맞지 않는 부분을 제외하면 온통 털보랍니다.
처음에 이 땅과 만났을 때 묵직한 이 녀석이 내 마음에 콕! 들어오더라구요.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바로 이걸 겁니다.
남편은 붉으스름한 바위 위로 물이 흐르는 계곡에 온통 마음이 쏠렸지요.
사람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난해한, 잡목이 우거진 험한 지형이
이렇게 둥그스름하니 구순하게 바뀌기까지 저희 내외가 정성과 땀을 쏟아부었답니다.
이 땅의 아래 쪽은 화전민 밭으로 푹 꺼져 있던 지형이었습니다.
화원으로 조성하면서 마사를 15톤 트럭으로 100차 정도 부었을 겁니다.
크고 작은 토목공사를 네다섯 번은 한 것 같습니다.
조경업자의 틀에 박힌 정원 스타일이 제 취향도 아니고 성에 차지 않아
텐과 6W 장비 부르고 돌 다루는 작업자 청해서 직접 공사했습니다.
가녀린 여자가 장화 신고 돌 작업자들과 함께 밥 먹으면서
수신호로 기사님과 석공 작업자와 소통하면서 작업했습니다.
힘들기는 했지만 내 의도대로 변해가는 모습에 흠뻑 빠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큰곰바위 주변에는 금꿩의다리, 앵초, 섬초롱꽃, 동자꽃, 이질풀.. 등 야생화를 심어주었습니다.
꽃들에게 둘러쌓여 의자왕인양 흡족해하는 녀석의 표정이 보이시죠~? ㅎㅎㅎ
뒷면에서 바라 본 모습
3월에 촬영한 옆 모습
마당숲 안 오솔길입니다.
길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서 걍 '마당숲 오솔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오른 쪽 검은 더미는 친환경 축분 퇴비를 쌓아놓은 거랍니다.
2년 이상 묵혀서 후숙성을 충분히 하면 퇴비 냄새가 나지 않거든요.
왕창 사서 묵혀 놓습니다.
https://cohabe.com/sisa/2499688
큰곰바위 - 중후한 털보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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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납니다 ~
모기조심 하시구요
저희 집이 의외로 모기가 별로 없어요.
마당숲 안 쪽으로 들어가면 모를까.. 앞마당과 원두막, 계곡엔 이상하게도 모기가 없어요.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라 그럴 수도..
대신 깔따구(정확하지 않음)라고 부르는데 작고 까만 날벌레가 물어요.
모기처럼 부풀어오르지는 않아요.
바위 주변의 생태가 자리잡으면 그림같은 배경이 될 것 같습니다!!
15년 간 가꾸어서 이제는 식물들이 거의 안정되게 자리를 잡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
3월 촬영분은 아직 새순이 나오지 않은 때라서 썰렁한 거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