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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친동생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동생이 20대 중반의 어린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한달이 좀 넘었네요...


항상 못해준것만 생각나고, 불쌍하고 아까운 마음에 눈물만 많이 나옵니다.




동생은 영화감독을 꿈꿨고... 상업영화가 아닌 예술영화를 하고자 했습니다...


가족들은 항상 만류를 했었고, 어려운 길을 왜 가려고 하는지 격려는 커녕 걱정만 하고 용기를 주지 못했습니다..


남들한테는 꿈을 잃지 말라고 조언하면서도.. 정작 내 가족한테는 현실적인 얘기만 했던 내가 왜그랬을까... 죄책감이 큽니다...


동생은 항상 밖에서 사람들과 작업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집에서는 무기력하고 말도 별로 안하곤 했습니다.. 아마 가족들한테 말해봐야 별로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겠죠...


최근에는 여러곳에서 같이 작업을 하자고 제안이 왔었는데... (사실 그것도 장례식장에서 사람들한테 들었지만)


항상 자신이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하여 고사하고,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조심히 행동했다고 하더군요...


지나고 나니 모든 일이 후회가 되고... 여러분들은 형제 자매 부모님께 정말 따뜻하게 대해 드리라고 말씀드라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동생에게 해주고 싶어도 해줄수가 없는 현실에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장례식을 치르면서 정말 분노했던 것은


친가쪽 친척들은 장례식에 참석하고 장지에도 와주었는데,



외가쪽 친척들은 사고로 죽은 사람의 장례식에 가면


귀신(제 동생을 말하는 거겠죠...) 에 의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믿음 때문에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형제 자매는 물론


같은 동네에서 어릴적부터 어울려 놀던 외사촌들도 아무도 오지 않아서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엄마는 배신감에 홧병이 나셨고, 저도 분노가 치밀고 배신감이 듭니다.



장례식은 그래도 동생의 친구들이 많이 와주어 쓸쓸하지는 않았습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은 와서 위로해주고 장지에까지 와서 같이 울어주는데....


그런 미신... 믿음이 뭐라고....


하늘에 간 제 동생이 얼마나 서운해하고 어이없어 할지... 하늘에 가서도 그런 모욕을 당하는것이 불쌍하고 또 불쌍합니다...



제 동생 장례식에 오지 않았던 그 사촌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는 세월호 아이들을 추모하는 그림이 올려져 있는데...


세월호 아이들도 그런 사람의 위로는 받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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