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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19) 독신자 사무실.

 



 



 신의 이름이 붙은 특별한 날이라고 설레던 시절은 한참이나 지났지만, 완전히 무시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요즘엔 캐럴도 흔히 듣기 힘든 편이고, 그저 연말의 흥청망청한 분위기에 휩쓸리는 편이긴 했어도 달력에 표시된 크리스마스이브에 대한 감정은 분명히 평소와 달랐다. 


 뭔가 대단한 추억들이나 애틋한 기억이 있었던 게 아니었어도, 크리스마스이브라는 이름만으로 조금은 다른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평소와 다른 기분이 든다는 사실에 괜히 심통을 부리며 평소처럼 행동해봤자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다. 


 주말과 겹친 덕분에 늦잠도 잤고, 아침을 준비하려고 라디오를 켰다가 흘러나오는 캐럴도 들어야 했다. 자신에게 괜한 심술을 부리며 라디오를 껐었지만, 금방 다시 켜고 한심하다는 생각으로 캐럴을 듣다가 결국 시니컬하게 흥얼거리기도 했다. 



 대강 아침식사를 마친 장민석은 세탁기를 돌리며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수술했던 허리의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가 반가워하셨다. 오랜만에 찾아뵙겠다고 했더니, 바쁘지는 않으냐고 걱정하셨다. 크리스마스이브인데다 주말인데 뭐가 바쁘겠냐는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민석은 뭔가 필요하신 게 없으시냐고 물었다. 


 아버지가 자주 들러서 필요한건 없다고 하셨다. 그보다 크리스마스이브인데 누구라도 만나고 그래야 하지 않으냐고 걱정하셨다. 민석은 저녁에 만날 사람이 있다고 대강 둘러대고 점심 무렵에 찾아가겠다며 뭐 드시고 싶으신 게 없냐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요양병원도 크리스마스이브라 식사가 잘나온다며 괜찮다고 하셨다. 민석이 알았다며 전화를 끊으려는데, 어머니가 집에서 고추장 좀 가져다달라고 하셨다. 병원 밥이라 조금 싱거울 때가 많단다. 


 빨래를 끝내고, 대강 청소기만 돌린 민석이 집으로 향했다. 정년퇴직 후에 경비를 나가시는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으셨다. 격일제로 경비근무를 서는 일이라, 주무시고 계시거나 바쁘신 모양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민석이 번호 키를 눌러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려다 멈췄다. 현관에는 한 번도 본적 없었던 여자 신발이 있었다. 어머니의 신발이 있을 이유도 없었고, 어머니의 취향과는 전혀 다른 신발이었다. 


 방의 안쪽에서 어수선한 소리들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민석은 조용히 나와 현관문을 닫고 엘리베이터에 다시 탔다. 


 아파트에서 나온 민석이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족발을 사러 갔다. 하나를 포장하려던 민석이 두 개를 포장에서 족발 집을 나오는데,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는 조금 전 민석이 집에 왔었던 걸 눈치 채셨던 모양이다. 왜 들어오다 말고 다시 나갔냐고 물으셨다. 민석은 빈손으로 오는 게 죄송해서 족발을 사러 나왔다고 대답했고, 아버지는 동네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왔었다고 했다. 민석은 곧 들어가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집으로 향하다 부동산 아주머니와 마주치고 인사했다. 아주머니는 매우 반가워하며 아버지가 집을 내놓으셨다고 하셨다. 민석은 자기도 알고 있다며 대강 대답하고 집으로 향했다. 


 다시 들어간 집안에는 불편한 온기로 가득했다. 민석이 말했다.



 “추워도 환기는 좀 시키고 그러세요.”


 “족발 하나는 엄마 가져다 줄 거냐?”


 “네. 엄마가 고추장 좀 가져다 달래던데, 어디 있는지 아세요?”


 “냉장고에 따로 떠 놓은 고추장 있다. 그거 가져가면 될 거야.”


 “일은 좀 어떠세요. 춥진 않아요?”


 “경비실은 따뜻해서 괜찮다.”



 민석이 환기를 시키는 동안, 아버지는 샤워를 하셨다. 아버지가 나오기 전에 환기를 마치고 문을 닫은 민석이 자기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았다. 


 방은 민석이 있을 때와 거의 변한 게 없었다. 좁은 침대에 컴퓨터가 놓인 책상과 의자, 옷들이 걸려있는 행거가 있다. 침대 옆에 작은 서랍의 아래 칸에는 양말을 넣어뒀었고, 위 칸에는 어릴 적 사진첩과 영수증들을 넣어뒀었다. 침대 머리맡에는 아직도 작은 장난감 몇 개가 그대로 있었다.


 집이 팔리면 정리해야할 것도 별로 없었다. 부모님 두 분이 살기엔 집이 넓은 편이라 어머니가 병원에서 나오시면 바로 이사할 생각이시란다. 집을 줄여 외곽으로 이사를 가면서 생기는 현금을 민석의 결혼자금으로 쓰시겠다고 하셨다. 

 

 민석이 대학에 들어갔을 때 산 집이라, 추억이 많은 집은 아니었다. 통학을 하기도 했었지만, 복학을 하고 나서는 완전히 자취를 했었고 결국 독립했다.


 이 집에 이사 오기 전부터 이 동네에 살았었기에, 동네에서의 추억이 더 많았었다. 그렇게 이어서 떠올리니, 지금 앉아 있는 이 침대 위에서의 특별한 기억도 있긴 했었다.



 대학에서 처음 맞은 가을에, 소개팅으로 만났던 여자애와 조금 사귀다 겨울방학이 시작하기 직전에 헤어졌다. 그 여자애를 많이 좋아하고 그랬던 것도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사귀기 시작했었고 함께 술만 마시면 만지고 키스만 하려던 민석은 자꾸 튕기는 여자애와 결국 헤어졌었다. 이별의 아쉬움보다 그 여자애와 잘 수 없었다는 게 더 아쉬웠었다. 그 여자애를 만나면서도 항상 생각했던 건, 서은진이었다.


 겨울방학에 집에 와서 동네친구들과 어울리다 한 여자애를 만났었다. 건너 알던 날라리 여자애였는데, 한때는 서은진과도 친하게 지냈던 여자애였다. 그 여자애는 민석이 은진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술자리에서 은진의 험담을 자주했었다. 운 좋게 대학을 가더니 안면몰수하고 친구들과는 연락도 안한다는 둥, 발랑 까져서 나이 많은 오빠들이랑 어울린다는 둥 험담을 했었다. 하지만, 민석의 눈에는 겨울에도 항상 짧은 치마에 가슴이 잔뜩 파인 옷만 입는 그 여자애가 그런 말을 하는 게 웃겼다. 


 그 여자애 이름이 혜주였었다. 


 겨울에도 옷을 항상 그렇게 입으니, 몸매가 좋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혜주는 인근의 전문대학을 다니고 있긴 했는데, 잘 다니고 있긴 한 건지 알기 어려웠다. 좋게 말해서 백치미였지, 실제로 거의 공부 같은 걸 안한 애 같았는데, 전문대라도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학교 여자애들이랑 민석이 너희학교 남자애들이랑 미팅 한 번 어때?”


 “내가 학교 애들이랑 별로 친한 게 아니라서~”


 “이야~ 튕기는 거야? 공부 잘하는 애들이라 우리학교랑은 좀 그러냐?”


 “우리학교가 뭘 공부를 잘해~”



 그 시절 흔한 학벌 콤플렉스가 있었던 동네친구였었다. 민석이 다니는 대학이 그리 명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름은 모두가 알만한 인 서울 대학이라 혜주에게는 거슬렸던 모양이다. 혜주는 가끔씩 학교를 언급하며 민석을 자극했었지만, 사실 민석의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혜주는 동네 독서실을 같이 다니던 형이랑 사귀다 헤어지고 동네친구랑 사귀지는 않았는데, 어떤 친구와는 술김에 잤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어떤 남자애와 꽤 깊게 사귀었다고 했었다. 몇몇 동네친구들이 그런 혜주와 함 자보려고 했었지만,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도 있었고 혜주가 피했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었다. 


 그랬는데, 민석의 부모님이 고향 어르신의 초상집에 가느라 집을 비웠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우연히 민석이 그런 얘기를 꺼내며 집에 혼자라 편하다는 말을 했었다. 그날 밤 혜주가 민석을 따라 집에 왔었고, 민석도 굳이 그런 혜주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날 밤. 민석은 좁은 침대 위에서 혜주와 첫 경험을 했다.


 민석이 수없이 상상했었던 은진은 아니었다. 발정난 개처럼 들이대던 첫 여자친구도 아니었다. 민석이 알고 지내던 동네 형이랑 깊게 사귀었었고, 다른 동네 친구와도 소문이 있었고, 다른 남자친구도 있었던 혜주와 첫 경험을 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끝나고 혜주가 민석에게 데려다 달라고 했다. 몇몇 녀석들이 눈치 없이 따라오려는 걸, 혜주가 민석과 할 말이 있다며 제지했었다. 혜주는 복잡하게 굴지 않았고, 민석의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혜주와 함께 집에 들어오면서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혹시나 하면서 혜주를 품에 안았고, 혜주의 봉긋한 가슴이 명치에 닿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거실에 불도 켜지 않고 혜주와 한참이나 키스를 했다. 사귀던 여자친구와 그랬던 것처럼 거기까지는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상을 해도 괜찮은지 궁금했다. 헤어진 여자친구는 가슴까지는 만져도 괜찮았었다. 아래로 손을 넣으려고 하면 뿌리쳤었는데, 혜주는 괜찮을지 알고 싶었다.


 겨울이라 입고 있는 외투가 불편했다. 민석의 먼저 외투를 벗으니, 혜주도 외투를 벗으며 키스를 멈췄다. 민석은 다시 키스를 하려고 했지만, 혜주가 웃으며 민석의 가슴을 밀었다. 전 여자친구와처럼 또 여기까지 인줄 알았다.



 “네 방이 어디야?”



 벌게진 민석의 시선을 피하며 두리번거리는 혜주를 방으로 데려갔다. 혜주는 민석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나~ 그러려고 온 거 아니야.”


 “아.......뭐 마실래?”


 “하아~ 취한다. 물 좀 줄래?”



 무척 실망했지만, 어떻게 하면 지금 끓어오르는 이 성욕을 해결할 수 있을지 괴로웠던 민석은 물에 술이라도 타서 가져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건 범죄라는 생각도 들었고, 집에 술도 없었다. 아마 소주가 있었다면 분명히 물에 섞었을 것이다.


 금방 물을 가지고 방에 돌아왔는데, 혜주가 민석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민석은 멍청하게 물 가져왔다며 혜주를 불러봤지만, 혜주는 잠이 든 것 같았다. 조금 말려 올라간 검은 스웨터와 청바지의 버튼 사이로 하얀 배를 드러낸 여자애가 민석의 침대에 잠들어 있었다.


 민석이 혜주의 곁으로 다가가 누웠다. 좁은 침대라 바짝 붙을 수밖에 없었고, 민석은 혜주가 내쉬는 숨소리를 들으며 뺨에 키스하다 입술에 키스를 했다. 혜주는 아마 처음부터 잠들어있지 않았던 모양이다. 혜주가 민석의 혀를 받으며 민석을 안았다.


 침대에 누워서 여자애랑 키스를 하는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자기 침대에서 그럴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몹시 흥분한 민석이 다시 혜주의 가슴을 만지려는데, 혜주가 민석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너 나 좋아하지도 않잖아”


 “........”


 “에휴~ 야. 이럴 때라도 좋아한다고 해야지.”


 “........좋아할게”


 “왜? 하고 싶어서?”


 “너.......예뻐.......”



 더 참기 힘들었던 민석이 혜주를 덮치며 옷을 벗겼다. 거의 혜주 스스로 벗은 것이나 마찬가지라 어렵지는 않았다. 민석은 혜주의 가슴을 물고 빨며 자기 옷도 벗었고, 혜주는 민석에게 몸을 맡겼었다. 


 드디어 민석이 처음으로 여자의 안에 들어가려는데, 할 수가 없었다. 마음은 엄청 흥분해 있었는데, 되질 않았다. 흐물거리는 걸 억지로 비비며 넣으려 했지만, 그렇게 될 리가 없었다.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민석이 방에서 나오니, 아버지가 병원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 



 “아니, 저 혼자 다녀올게요. 아버지는 좀 쉬세요.”


 “.......그래. 난 빨래도 좀 하고 쉬다가 오후에 엄마 속옷 좀 챙겨서 가봐야겠다.”


 “고마워요.”


 “.......넌 요즘 만나는 여자 없냐?”


 “뭐.......그냥저냥 만나는 여자는 있어요.”


 “그래. 서두를 것 없다. 천천히 해라”



 민석이 집을 나와 두 번이나 바람을 피웠던 엄마가 있는 요양병원으로 향했다. 사실, 직접적으로 누군가에게 걸린 건 아니라서 확실하진 않았다. 더 많이 바람을 피웠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의심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출장을 가신 사이에 집에 들락거렸던 동네꽃집 사장이나, 엄마가 통장을 맡으면서 함께 여행을 다녀온 동사무소 직원은 정황상 확실한 것 같았다. 


 아버지는 두 번 다 이혼을 결심하셨지만, 어린 민석을 생각해서 엄마를 용서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분의 사이가 크게 나빠지지도 않았었다. 그런 일을 겪고도 아버지는 가족에게 헌신적이었고, 엄마는 민석을 돌보는 일에 소홀하지는 않았다.


 어릴 때는 그런 사실을 몰랐던 민석이 엄마에게 조금 냉랭한 아버지를 싫어했었다. 군대에서 깜짝 포상휴가를 나왔을 때, 아들이 문을 열고 들어온 줄도 모르고 안방에서 싸우는 아버지와 엄마의 대화를 듣고 나서야 알게 되었었다. 


 동네꽃집 둘째 딸 혜주와 첫 경험을 했었던 민석은, 휴가 내내 집에 들어가지 않았었다. 





 차지영이 민수가 예약해준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막 들어가려는데 서영은이 택시에서 내리고 있었다. 서영은은 차 과장을 발견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밖에서 기다리셨나요?”


 “저도 방금 도착했습니다.”


 “기다렸다고 말씀해주셨으면 더 좋았겠는데요.”


 “사실....... 기다렸는데, 쿨하게 보이고 싶어서 방금 도착했다고 말한 겁니다.”


 “쿨하게 봐주기엔 너무 추운 날씨네요. 들어가요.”


 “그렇군요.”



 차 과장이 어깨를 으쓱이며 문을 열려고 하기 전에 직원이 문을 열어줬다. 서영은이 그런 차 과장에게 웃어 보이며 먼저 들어갔고, 차 과장이 뒤따라 들어갔다. 웨이터가 안내해준 자리에 앉은 서영은이 말했다.



 “좋은 자리네요. 솔직히 이렇게 좋은 자리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점심식사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라서 예약이 쉽지 않았습니다.”


 “김 과장님이 예약해주신 거죠?”


 “아까는 거짓말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쿨하지 못하시네요. 실내는 따뜻하잖아요?”


 “그렇군요.”



 웨이터가 다가와 메뉴판을 내밀었다. 차 과장은 민수가 가르쳐준 대로 잠시 후에 주문하겠다고 했다. 차 과장은 메뉴판을 천천히 읽는척하며 메뉴판 너머로 서영은을 봤다. 서영은 과장은 메뉴판은 내려놓은 채, 차 과장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안 고르세요?”


 “이미 차 과장님이 골라서 오신 거 아니에요? 추천해주실래요?”


 “아. 그렇군요. 당연한 얘기 같지만, 여기 송아지 고기가 맛있답니다. 맛없는 소고기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는지 궁금합니다만, 신선한 육류를 섭취하는 쪽이 성욕증진에 도움이 된다고들 합니다. 아무래도 스태미나와 관련된 추측인 것 같은데, 사실 단백질이 힘으로 변환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잖습니까? 오히려 빠른 쪽은 탄수화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급할 때는 라면을 먹고 가라는 걸까요?”


 “그렇군요.”



 차 과장이 웨이터를 불러 요리를 주문했다. 두 사람은 반듯한 자세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서영은 과장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어요.”


 “감사합니다.”


 “차 과장님이 제게 주시는 선물도 제가 알아서 준비했어요. 머리핀인데, 어때요?”


 “귀엽군요. 마음에 드실 것 같아 다행입니다.”


 “네~ 제 나이에는 별로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데, 그래도 감사히 받을게요. 차 과장님께 드릴 선물은 넥타이핀이에요.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귀엽군요. 제 나이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넥타이가 멋지시네요.”


 “예쁜 구두군요.”


 “아니.......지금 넥타이핀을 해보시겠어요?”


 “그렇군요.”



 작은 펭귄이 달린 넥타이핀이었다. 서영은 과장이 지금 머리에 하고 있는 머리핀과 같은 디자인이었다. 서로의 차림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신구였지만, 차 과장도 서영은을 따라 넥타이핀을 넥타이에 걸었다. 


 서영은이 웃으며 물었다.



 “어떠세요?”


 “어색하지만 의외로 괜찮군요.”


 “저는요?”


 

 차 과장은 어색하게 입술을 비틀어 미소 지어 보이려다 그만뒀다. 


 쉽지 않았다.






 계속.




댓글
  • 베니베나시 2017/06/02 17:27

    댓글이 하나도 없네

    (kxKdTt)

  • 두두리 2017/06/02 23:29

    엠엘비 문학 ㅋㅋ

    (kxKdTt)

(kxKd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