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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 해수욕장

날이 더워지니 예전 생각이 문득 나네요.
약 25년 전 유치원 때 한여름으로 기억되네요.
부모님과 저 세식구가 동해 경포대로,
작은 자주색 티코에 텐트며 코펠이며
바리바리 싸들고 도착했어요.
아버지는 도착하자마자 텐트 치고
술 한잔 하고 계셨고, 어머니는 옆에서
안주거리를 만들고 계셨어요.
저는 튜브하나 끼고 바닷가로 직행했죠.
한참을 혼자 놀고 있는데
점점 바닥에 발이 닿질 않더라구요.
혼자 튜브에 매달려 끙끙거리며 애를 쓰는데
이젠 아예 발이 닿질 않네요.
튜브에 매달려 둥둥 떠서 안절부절 못하고
혼자 얼어서 부표 있는 곳까지 떠밀려 갔는데
그 부근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던 당시
대학생으로 보이던 세 명중 한 명이
"꼬마야 여기 깊은 곳이야, 안 쪽에서 놀아"라고 하며
저를 쭉 밀어주더라구요.
얼어있던터라 고맙단 말도 못하고
겨우 발 닿는 곳으로 와서 곧바로 뭍으로 올라왔어요.
혼날까봐 부모님께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죠.
어리고 놀랜 마음에 얌전히 어머니 옆에서
안주거리 주워먹고 있는데
바로 옆 텐트가 난리가 났네요.
튜브타고 바다로 나간 아이가 없어진거에요.
옆 텐트 튜브에는 줄까지 연결되어 있었는데도요.
줄을 당겨보니 아이는 없고 튜브만 딸려오니
그쪽 부모님은 대성통곡을 하며 아이를 찾으시더라구요.
그 당시 저를 밀어 준 지금은 아저씨가 되어 있을
형님들께 정말 감사 또 감사하고,
없어진 또래 친구는 좋은 곳으로 갔기를 기도합니다.
물가에서는 항상 조심하세요. 

댓글
  • 박초록 2017/06/02 14:01

    잠깐 눈떼고 있을때 정말 순간이네요 .... 사건이생기는게... 그 부모는 얼마나 속이 문드러질까요ㅜㅠㅠ 결국 아이를 못찾은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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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바바바밥 2017/06/02 15:39

    초 3 때 바다 놀러가러 튜브를 타고 꽤 멀리 나간적이 있었어요.
    발이 닿지 않는 곳까지 혼자 열심히 나갔다가 너무 멀리 나갔다는 생각에 해변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가려고 할수록 점점 더 멀어졌던 것 같아요.
    결국 어떻게 돌아온 것 같긴한데 어떻게 돌아온건지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멀리 나갔다 돌아오려고 했는데 시도할수록 뭍과 더 멀어졌던 것, 해변에서 엄마에게 혼났던 것만 기억나고 어떻게 돌아왔는지는 저도, 부모님도 기억을 못하세요.
    가끔 난 그 때 이미 죽었고 지금까지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곤하는데 이렇게 오유에 댓글 쓰고 있는 거 보면 아니겠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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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십장생 2017/06/02 17:39

    튜브타고 있다가 발이 닿지 않을 만큼 멀리
    갔을때 경험상 파도에 몸을 맡기고 배영 해듯이
    몸을 돌려서 발장구 살살 치다보면 백사장에
    도착 해있더라구요
    너무 놀라지 마시고 천천히 발장구 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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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려좀주세요 2017/06/02 17:44

    고등생때
    비치발리볼가지고 부표까지 갔는데
    돌아올 힘이 없더라구요
    그때 수영잘하시는 아저씨가 튜브주고 끌어다줬는데...
    고등학생때면 다컷는데도
    물이 위험하더군용
    자만하면 위험해 집니다
    여름다가오는데 안전하게들 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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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ekkoo 2017/06/02 18:09

    비슷?한 경험인데 저는 튜브타고 놀다보니 너무 멀리가거 파도칠때마다 희안하게 더 깊이 들어가게되더라구요...그래사 진짜 죽을거같았는지 제 옆에있던. 보트같은 튜브? 세네명  탈수있는ㅋㅋㅋ 그거에 매달려서 뭍으로 올라왔어요...그집 아저씨 얼마나 놀라셨을까 날보고ㅠㅠㅠㅠ얼어서 인사도 못드림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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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아니야그거 2017/06/02 18:10

    해안의 해류를 조심하셔야합니다.
    간혹 물 흐름이 강해질 때가 있습니다. 예측하지 못한사이 해변에서 밀려날 수 있으니 물놀이 너무 지지지 않게 하시는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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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평통보 2017/06/02 19:37

    전 어렸을때 친구가 수영장에서 익사했는데 장례식때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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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常識大韓民國 2017/06/02 19:43

    와..저도 조수간만차 생각못하고 섬 반대편까지 놀러갔다가 백사장 다 잠기고 바윗돌들에 갖혀서 바다바퀴벌레들을 보며 울고 있는데 대학생 나이로 보이는 어른들이 커다란 검은 튜브로 구출해 준 기억이 납니다. 낚시하러 간 아빠는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 당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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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마아사미 2017/06/02 19:48

    바다에 발 닿는곳에서 놀다가 조금 더 들어가볼까 하다가
    갑자기 쑥 빠지는곳이 있더라구요 정말 놀랬는데
    그 부분만 조금 지나니까 또 발닿는곳이고
    참 이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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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사용중인 2017/06/02 19:58

    동해쪽은 해변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깊더라고요.. 저도 어렸을때 강릉 해수욕장에서 튜브에 엉덩이만 끼운 채 누워서 놀다가 깊은 곳으로 흘러가는 바람에 아버지께서 헤엄쳐 와서 끌어주셨던 적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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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STACHIOS♥ 2017/06/02 20:02

    조금더 살라고 천사일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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