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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눈물이 나요

결혼적령기라는 나이에 결혼했고
신혼 1년 즐기고 아기 생겼고요
평범하게 사는 거 어렵다고들 하는데
육아는 정말.. 정말 어렵네요
결혼한 게 후회되요
아기 낳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어요
사랑해서 결혼했고 아기도 만들었는데
아기 때문에 지치고 힘들고
더욱 사랑이 필요한 이 타이밍에 사랑이 식어요
나도 대학 나오고 직장도 있었고 돈도 벌었고요
어디가서 빠지는 사람 아니었는데요
아기 생기고 살찌고 출산 후에도 살은 남아있고요
배는 늘어지고 가슴은 처지고 피부도 푸석하고
왜 나만 힘들고 못난 거 같죠
왜 나만 하루종일 집구석에서 말도 안 통하는 애랑 씨름하고 있죠
하루에 열두번도 넘게 뛰어내리고 싶어요
남편도 나름대로 가장의 무게가 생겼다는 거 알아요
근데 집에서는 가장이라고 대우 받잖아요
먹는 거 입는 거 챙겨주는 사람 있잖아요
밖에 나가면 나름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있잖아요
나는요?
남편이 안 알아주면 누가 알아주나요
하루종일 집에서 아기랑 씨름하고
대화다운 대화 나눌 사람은 남편 뿐인데
피곤하다고 밥 먹고 누워서 티비보고 스마트폰 만지는 거
이해할 수 있어요 나도 일할 때 그랬으니까
근데 나는 밤도 낮도 없고 출근도 퇴근도 없고
해도 티도 안나는 살림살이에 
단절된 커리어, 잃어버린 경제력
남편이라도 나 수고많다 힘들지
말이라도 한 마디 따듯하게 붙여주고
안아주고 토닥여주길 바라는 게 그렇게 큰 바램인가요
나는 뭣 때문에 결혼하고 애를 낳았고
주말에도 시댁 행사에
아들보다 며느리가 편한 시부모 챙기기에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요
남편이 밉고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어요
누구보다 좋은 남자였는데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후회되요 너무너무 후회되요 

댓글
  • 길고양이 2017/05/28 17:56

    이 글과
    이 글에 달리는 댓글을
    남편님께 꼭 보여주셔요

    (tOMwUe)

  • 이젠정신좀 2017/05/28 18:04

    이글 그대로 복사해서 카톡으로 보내세요
    애는 혼자낳아서 혼자키우는게 아닙니다
    그 마음 백번 공감합니다 힘내세요

    (tOMwUe)

  • Nelsonian 2017/05/28 18:34

    출산 하신지 얼마나 되셨는지요?
    산후 우울증은 아닌가 살짝 걱정이 되어서요.
    우리 와이프도 처음 보다는 많이 나아 졌는데
    아직도 커리어 단절만큼은 회복 못한듯 해요.
    남편분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게 가장 중요할것 같습니다.

    (tOMwUe)

  • 지리하다 2017/05/28 20:17

    힘드시죠? 아기 예방접종하고 돌아오는 길에 직장인들 마주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더라구요ㅜㅜ 몰골이 말이 아니라서요ㅠㅠ 애가 잡아당겨서 삐져나온 머리에 침 묻은 수유티셔츠... 정말 대단한 일 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누군가 확인해주지 않으면 자꾸 그 사실을 잊게 되네요. 저는 남편이랑 같은 업계에서 일했는데 남편이 집에와서 오늘 일하느라 힘들었다고 투정만 해도 주먹이 쥐어지더라구요. 머리로는 이해 되지만 마음속으로 자꾸 '징징대지마라. 니가 집에 있어봐라.'하며 분노가 차솟아요. 잠깐이라도 애 맡기고 나갔다오거나 남편이 고생한다고 한마디 하면 마음이 사르르 녹아지던데... (엎드려서 절받기 식으로다가...) 참 힘드네요.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4개월 정말 힘들때에요. 우리 아기는 이제 만 7개월 채웠는데 점점 귀여워지네요. 직장 쉬는 것도 조금씩 받아들여질 정도로 예뻐지네요! 남편한테 꼭 글 보여주고 토닥토닥 받으세요! 아자

    (tOMwUe)

  • clarietjtjtj 2017/05/28 20:18

    저도 출산한지 1달 되었습니다.
    모유수유에 아직도 나와 있는 뱃살에.. 딱 정리 된 하나의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남편분.
    임신부터 출산 후 몇달까지.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은 딱 하나, "좋은 말 해주기"입니다.
    임신하고 몸이 무거운 것도, 출산하며 고통 겪는 것도,출산 후 몸 회복도 못하고 수유하는 것도 남편은 도와줄게 하나도 없어요. 해 줘봤자 다 귀찮고 짜증날 뿐이에요.
    그러니 말이라도 예쁘게 해주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말, 말로 하기엔 너무 무의미한 것 같으면 아내가 조금씩 꾸미고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아내의 일상을 도와주는 것, 그게 남편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할 일입니다.
    스마트폰 만지고 누워서 먹고 자는 건요..아내 임신중에도 하셨을 거고 출산후에 힘들어 하며 수유하는 도중에도 할 수 있었을거 아닙니까?
    남편이 되었고 아빠가 되었으면 나의 자유시간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할 일은 해야한다고 봅니다. 최소한의 일이라도 해야하는 겁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주말 시댁행사 같은건 본인이 중간에서 알아서 끊으세요. 수유하면 가슴 부풀고 텀을 못 맞추면 단단해집니다. 분유수유는 또 어떻고요. 그냥 단순히 애 업고 나가는게 아니라 몸이 힌들어요 몸이-
    수유,육아를 대신 해 줄 수 없다면 그 외적인 것들에 좀 신경쓰기를 바랍니다.
    아내분은 원래 엄마가 아니라 남편분께서 그리 예뻐하고 사랑스러워 하던 한 여자였고 지금도 그러고 싶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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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슈베이비 2017/05/28 22:25

    슬퍼하지말아요 괜히 미안해지네요
    미안합니다 .. ㅜㅜ

    (tOMwUe)

  • Lovecraft 2017/05/28 22:33

    주말에 약속잡고(혼자라도) 남편한테 애맡기고 외출하세요. 베스트는 남편분이 먼저 제안을 했어야했지만... 배려안해주면 내가 권리를 찾아야죠. 걱정을 되시겠지만 부딪혀서 해봐야 늘고 아기도 아빠한테 적응하고 할거예요. 부인 힘든것도 알고, 본인이 힘들어서라도 시댁행사 커트하지 않을까 싶네요.
    주말에 쉴거라고 투덜거리면 나는 퇴근도 없이 일주일 내내 근무라고 여기 적힌대로 조곤조곤 설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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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나낭낭한것 2017/05/28 22:38

    휴직으로 7개월차 아들 집에서 보고 있는 남편입니다.
    저희는 고생했다 수고했다 표현을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저는 생색내기를 대놓고 합니다.
    나 오늘 세탁기 여러번 돌렸어.
    나 오늘 응아 여러번 치우고 씻겼어.
    나 오늘 칭얼대는 애 재우느라 너무 힘들었어.
    그러니까 고생했다고 해줘.
    부부 사이에 말안해도 알아주길 바라지만, 말안하면 잘 모르는것들이 더 많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을 시작으로 힘든것을 알려나가고 알아주길 바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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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MJ 2017/05/28 22:45

    이제 막 6개월된 아기 엄마예요. 거울을 보니 더 이상 찔 살도 없을 몸과 (이건 정말이예요) 막 묶은 머리, 이유식 먹이느라 엉망이된 옷을 입고있는 뚱땡이 돼지아줌마가 있네요. 저는 그렇더라구요. 하루 종일 아기랑 씨름하고 허리 한번 펼 새 없이 아기를 안았다 내렸다 눕혔다 앉혔다, 그러다보면 정말 이 아기가 내 아긴가 싶을만큼 힘에 부칠때가 있어요. 근데 이상하게 늘어날대로 늘어난 내 옷을 꾹 움켜잡는 우리 아들의 작은 손을 보면, 이 아기에겐 나밖에 없구나. 아기는 누구보다 내가 간절하고 내가 세상의 전부겠구나 라는 마음이 저 끝에서 올라와요. 아직은 사랑과 애뜻한 마음보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에 휩싸인 육아이지만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간절한 존재였던 적이 있을까, 세상의 전부일 수 있을까 생각하면 전 조금은 참을 수 있겠더라군요. 힘내라는 말, 지나간다는 말, 다 부질없는 말 같아서 하지않을게요. 우리 오늘도 조금만 참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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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투리파리지앵 2017/05/28 23:57

    이 글을 읽으며 비슷한 상황에서 고생하는 아내에 대한 안쓰러움과 고마움이 밀려오네요. 저희는 매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힘내세요. 4개월 지났으면, 날 좋으면 조금씩 데리고 밖으로 다니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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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굴~ 2017/05/28 23:58

    2년전의 제가 쓴글 같아서 마음이 아파와요.
    나 힘들때는 너도 힘들자. 이거 하나 알게하는데 어마어마하게 상처받고 부부상담까지 받았어요. 다사다난했던 날들 적기엔 넘 길구...
    남편분, 애기 태어나면 누구든 정신줄 놓고 살아야된다고 봐요 부부모두요. 그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긴 평생의 애정이 결정된다고 상담사가 그러셨어요. 너 살든 말든 나좀쉬자, 마인드시라면 아내에게 언제 마음으로 내쳐진다한들 할말없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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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ffeLatte 2017/05/29 00:03

    신랑이 퇴근해 돌아오면...
    엄청나게 보고싶었단 표정으로 힘껏 안아주세요..
    그리고.. "자기 일하느라 힘들었지~? 나도 하루 종일 공주님 (왕자님) 모시느라 힘들었다~한번 더 안아줘~" 라고 해보세요..
    서로 기운 북돋아주고 서로 돕고 의지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첫째 둘째 키우며 내가 더 힘드네 니가 더 힘드네 싸우다.. 셋째 낳고나서야 깨닫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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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괭이냥냥 2017/05/29 00:07

    아... 님의 글을 읽으니 예전 제모습이 생각 나서 마음이 아프네여...
    저도 그랬었어요...
    난 분명 사랑해서 결혼하고 엄청 바라고 또 바래서 아기를 낳았는데 왜 벌받는것 같지...?
    잠들기전 매일매일 내일 눈뜨면 이 모든게 다 꿈이고
    난 아직 결혼도 안하고 직장에 다니고 친구들 만나는 예전의 나로 돌아갔으면 하고 빌고 또 빌었었네요...
    정말 뻔한 말인데요
    시간이 해결 해주더라구요..
    다음달이면 두돌인데 17개월때부터 그냥 어린이집 보냈어요... 안그럼 정말 제가 죽거나 애기를 해칠 것 같아서요..ㅠㅠ
    하루에 한두시간 이라도 저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니
    숨통이 트이더라구요..
    지금은 6시간 풀로 있다가 오는데요
    애기 없는 동안 영화도 보구요 친구랑 점심도 먹구요
    가끔은 혼자 만화방 가서 좋아하는 만화 실컷 봅니다~
    담달 부턴 문화센터도 다니려고 등록해놨구요~
    애기 더 크면 제취업해서 일 도 할수 있을 것 같아요..
    (경단녀 이긴 하지만요...)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지금당장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아서 먹먹하겠지만요
    어찌됐든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크더라구요...
    혼자서 모든걸 짊어지려고 하지마세요..
    남편분께 앓는소리도 해보고요
    정말 죽을것 처럼 힘들땐 육아도우미도 한번씩 쓰시구요
    시부모 친정부모 언니 오빠 친구..
    도와줄 수 있는 모든 분들께 기대세요...
    정말이지 제가 경험해본 육아는
    인생 최고의 시련이자 고통이었어요....
    그래서 둘째는 없는걸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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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바람YD 2017/05/29 00:07

    애기낳고 저두 집순인데요..
    우울증이란게 바로 오는게 아니더라구요.
    저도 돈벌면서 문화생활 하면서 친구들
    만나고 사고 싶은거 다 사면서 살다
    결혼하고 애기낳고 애기 키우며 매일
    하는일이 설거지 빨래 청소 애기 밥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한번씩 나가도 기분전환
    안돼요..sns같은거 보며 상실감도 크구요.
    이제 아기 9개월인데 우울증이 오는거 같아요..
    하루해는 일찍뜨는데 왜이렇게 빨리지는지
    한것도 없는데 잠자리에 눕는데
    왜그리 공허한지..ㅠㅠㅠ
    겪어내야하는 일임에도 그냥 하루가 힘드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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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기맘 2017/05/29 00:08

    누누히 말하지만
    남편이 육아휴가가 없어서 육아에 동참못한다는말
    그거 다 개뻥입니다
    그냥 귀찮은거에요
    내꿈접고 직장 다 때려치우고
    애기 뒤치닥거리나하는것보다
    나가서 돈벌어오는게 훨씬 힘들다는 생각이
    전제에 깔려있으니까 그러는거임
    애는 똑같이 낳았는데 한사람은 직장 다 포기하고
    집에서 애기보고
    한사람은 나가서 일한다는 이유로 집에오면 건들지도 못하고
    이 말도 안되는 시스템이 도대체 어디있는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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