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릴 때 가장 재밌는 순간 중 하나는
생각 없이 추상적인 형태를 우겨 넣을 때입니다.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이미지에 느낌이나 감정 정도는 부여합니다.
진짜 생각이 없을 수는 없거든요.
저는 작가가 작품의 어떤 부분을 그냥 생각 없이 만들었을 거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단순히 작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관객을 위해서도요.
작품의 의미는 같이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마음이 답답할 때는 소리를 질러 보세요.
저 어둠의 군세처럼.
중세 영국에는 입을 열어야 마음의 불이 꺼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참고만 사는 게 꼭 좋다고는 할 수 없죠.
사실 그런 말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영국.
그림에 미숙했던 시절엔 이런 종류의 그림 영상이 늘 보고 싶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데 그 사람이 어떤 재료로 어떤 방식으로 그리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었거든요.
저도 슬슬 그런 분들을 위한 영상을 찍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진짜 초보 입장에선 그런 영상 하나 하나가 귀하거든요.
그런데 무슨 카메라가 기본이 100이 넘네.
인생에 색을 칠해보세요.
심심하지 않게 아주 독특한 색으로요.
하지만 전부 칠하지는 마세요.
그럼 힘들잖아요.
하이라이트만 톡 살립시다.
평상시엔 편하게, 그리고 중요한 부분에서만 화려하게.
언젠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하얀 네모판만이 유일하게 안전한 돌다리고
이글거리는 태양에 녹아내리는 저 아스팔트는 나를 집어삼키려는 괴물의 집합체라고.
판타지는 현실에 기반하기에 더더욱 매력적입니다.
비현실도 현실이 있기에 가능한 개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