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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파로공과 치로공의 '결과물 차이'가 엄청나네요

아무리 바디의 급이 다르더라도 보통은 (렌즈가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결과물의 차이'라는게 확 와닿게 '체감'하기는 어렵다고들 생각하지 않나요?!
근데 저번 주말에 날잡고 지금껏 찍은 사진들을 쭈욱 감상하는데 와.. 이거 차이가 너무 드라마틱하더라구요.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점들을 열거해볼게요. 파로공과 치로공에 구매 관심 있는 극소수의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선예도
화소 차이가 당연히 크다보니 뭐 자연스러운건데 크롭을 안해도 느껴지고 크롭을 저처럼 자주 활용하는 분들에겐 그 선예도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뭐 포샵에 선예도 높이는 걸로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제 경험상으론 암만 그래도 차이는 '확연히 납니다'.
그리고 포샵은 어디까지나 적정하게 사용해야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화소의 차이는 결과물에서도 생각보다 컸습니다.
2. 질감 표현력 (=현장감)
이건 치로공을 쓰면서도 느꼈던 니콘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하는데요. 캐논 dslr, 소니 미러리스를 써봤지만 니콘만큼 이 부분에서 잘 표현해주는 바디는 오직 중형 필카에서만 경험해봤었네요.
질감 표현력이 좋으면 사진을 보면서 내가 그 현장 안에 실제 있는 느낌이 든다든지 모니터를 만지면 피사체의 특유의 질감이 선명히 느껴질 것 같다던지 그런 느낌을 자아내주죠.
그리고 그런 현장감이 살아있는 사진은 몰입감을 높여주는데 당연히 도움이 되구요.
물론! 발로 찍는다고 그러한 현장감이 잘 살아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잘 찍는다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는 뜻이지요.
파로공 사진을 쭈욱 보다가 치로공 사진을 보아하니 사진이 밋밋해보이는 정도까지 그 차이가 너무 실감되었습니다.
이게 소수의 사진만으로 비교한다던가, 남의 사진으로 비교한다던가, 아니면 질감이 표현되기 어려운 사진 갖고 비교하는 경우(특히 인물사진에서 피부를 고무고무로 만들어 버리면 질감 비교하기엔 최악이죠)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데
질감이 잘 표현될만한 풍경 사진이든가, 접사 혹은 의류 사진 등등은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고 제 경우엔 느꼈습니다.
그리고 에세랄 활동은 거의 안하지만 눈팅으로 대충 봐온 오랜 세월 동안 이 질감 혹은 현장감에 대한 글을 그다지 본 적이 없었는데요.
사진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촬영 목적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질 수야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그러한 표현력이 좋아서 좋으면 좋았지 나쁠게 없죠.
예를 들자면 수십가지 들 수 있는데, 아주 씸플한 사진들 있지 않습니까. 프레임 내에 구성도 씸플하고 피사체도 몇개 없는 깔끔하고 씸플한 구성의 사진이라 할지라도.
혹은 피사체라 인식하기 힘들 정도로 선이 아닌 '면'들의 조합으로 거의 색칠하듯 그림 같은 사진에서도 제가 언급한 이 질감 표현력이 좋으면 그렇게 씸플하면서도 입체감이 살아날 수 있지요.
반면 아무리 렌즈의 공간감이 좋고, 중형으로 찍는다 한들 현장감이 떨어지면 몰입도며, 입체감이며 다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저 뭐가 더 앞에 있고 뒤에 있는지를 '분간'만 하는 것이지 생생하게 내 앞에 있는 걸 보듯한 그 특유의 감정과 느낌들이 안산다는 것이죠.
3. 조명 표현력(?)과 화벨(혹은 색감)
동일한 렌즈와 동일한 스트로보(고독스 v860ii)를 치로공과 파로공에 각각 체결시켜 사용했을 때의 결과물을 보면 느낌이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치로공에선 바디에서 인식한 노출과 스트로보와의 싱크가 되는 과정에서 적정 노출값 계산이 파로공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인지 파로공 대비 더 밝게 나오는 편입니다.
물론 더 밝게 나오면 스트로보에서 수동으로 광량을 조절하면 그만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게 또 단순히 밝기만 차이나는 것도 아니거든요.
화벨 알고리즘이 달라서 그런지 일반적으로 치로공은 파로공에 비해 약간은 더 차가운 색감인 반면 파로공은 좀더 따듯한 색감이 나옵니다.
그리고 조명을 써서 인물 촬영 시 이러한 색감과 위에 언급한 조명이 어우러져서 파로공의 경우 더 따듯한 느낌의 인물사진이 나오고 2번에 언급한대로 질감도 살아나서 종합적으로 파로공과 치로공의 결과물이 매우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는 겁니다.
단, 색감은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이 더 좋다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인물 사진에 한정해선 대중적인 시선으로 볼 땐 치로공의 색감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을 것도 같은게 좀더 캐논스럽게 색감이 덜 진하고, 좀더 밝게, 좀더 파로공 대비해선 투명한 느낌으로 나오거든요.
대신 치로공에선 조금 더 화벨이 자주 오락가락했던 것 같아요.
4. 번외편(조작감)
끝으로 결과물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예전에도 기기의 조작감 관련해서 글을 남긴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사용할 때마다 너무너무나 만족스러운 것이 파로공 lcd의 터치감을 필두로 한 바디 조작감입니다.
미러리스로 넘어갔거나 미러리스로 처음 입문하신 분들이야 별거 아니라 생각하실 수 있겠으나 기존 dslr을 오래 써오던 분들의 경우 파로공을 조작해보시면 정말 편한 점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그냥 좀더 편하다고 넘길게 아닌게.
사용자의 촬영 조건마다 그 체감이 다르겠으나 장노출 혹은 타이머 촬영이 잦은 분들의 경우엔 치로공과 파로공은 하늘과 땅 차이 수준으로 촬영 시 얻는게 많을 겁니다.
제 경우 장노출 및 타이머 촬영이 상당히 많은데 안그래도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거쳐야 하는 프로세스가 엄청나게 많은데 터치로 재빨리 조작하여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시간이 부족할 때 평생 남을 사진을 못건지느냐 건지느냐로 나뉠 수도 있을만큼 아주 크리티컬하기도 합니다.
과장이 아닌게.. 일몰 시간대에 촬영할 때면 그 일몰 시간대에 (특히 겨울엔 더더욱) 마음에 드는 장소를 계속 찾아야 하고, 매 장소마다 세팅을 해줘야 하다보니 그때는 정말 1분 1초가 돈보다 귀할 정도이기 때문에 조작감이 용이하면 사진 한두장을 더 건질 수도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기억엔 치로공엔 아마 없었던 기능 같은데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찍을 때 화면 비율을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고 특히 1:1 화면비율이 있다는 점이 너무나 좋습니다.
비록 16:9 혹은 21:9 비율이 없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1:1 비율을 즐겨 사용하는 저로선 이 기능을 정말 정말 많이 사용하며 사용자지정 버튼으로 두어서 찍을 때 상황마다 직관적으로 재빠르게 화면비율을 달리 적용해서 찍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좋은 부분입니다.
후보정으로 화면비율 설정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야 당연히 알지만 뒤늦게 그렇게 하는 것과 찍을 때부터 비율을 생각해서 뷰파인더상에 1:1 라인을 보며 찍는 것은 분명 결과물에도 차이가 나기 마련일 거라 생각합니다.
결과물을 떠나서도 찍는 맛도 그렇고 찍자마자 1:1 비율로 찍힌 사진을 확인하는 것도 후보정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지요.
마지막으로 치로공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면, 파로공과 굳이.. 굳.이!! 비교해야지 위에 사항들이 느껴지는거지 그냥 치로공만 볼 때 진짜 이렇게나 가성비가 뛰어나고 그냥 가격 생각안하고 결과물만 봐도 정말 뛰어난 좋은 바디라고 생각합니다. ​

댓글
  • 하은이아빠™ 2022/01/25 16:15

    파로공 만지다가 치로공 만지면 장난감 같…ㄷ ㄷ ㄷ
    그런데 요즘 지구 만지던 분들이 제육투 같은거 만지면 고장난 바디 같다는 의견도 계시더라구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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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피 2022/01/25 16:32

    음 그런 표현들 많이 들었는데요. 두 제품 다 워낙에 만족했고 위 글에 내용상 치로공보다 파로공이 압도적으로 좋다는 기조가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처럼 예민한 사람이 만져보더라도 치로공이 막 장난감 같은 느낌까진 들지 않던데 ㅠㅠ
    사람마다 물론 그렇게 느끼시는 뷴들도 계실 수 있겟죠 ㅎㅎ
    바디의 급 차이에 의해 보급형 모델이 장난감 같다고 느낀 적은 캐논 필카 쓸 당시 플래그십 v1을 써본 순간 다른 바디들은 장난감 같다고 느껴지긴 했습니다ㅋㅋ
    eos v1은 진심 돌맹이를 넘어 비브라늄 덩어리 그 자체인 느낌이 들었더랬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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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은이아빠™ 2022/01/25 17:22

    치로공도 좋은 바디죠. 농담삼아 하시는 말씀들일뿐이죠 뭐. 그런데 파로공은 진짜 여러가지로 니콘이 이 꽉 깨물고 만든 바디인게 사용해보면 여기저기서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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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01/01 09:00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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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천히@~@ 2022/01/25 16:47

    D850 못써봤지만 Z7보면 짐작 가네요. D750 Z6 쓰다 왔는데 확실히 결과물이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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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derMan 2022/01/25 17:03

    성능 좋은 고화소의 매력인 거 같아요.
    저도 고화소 딱히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Z6 쓰다가 Z9로 jpg만 쓰는데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파일 크기가 현저히 높아졌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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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피 2022/01/25 17:31

    그러게요 치로공만 쓸 땐 충분히 선명하구만 여기서 뭘 더 선명할 필요가 있다는거지? 싶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이야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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