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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카제 52기와 싸운 구축함 이야기


2차 대전 중 미 해군 알렌 M 섬너급 구축함
USS 래피(DD-724)의 이야기임



원래 래피는 미 해군의 벤슨급 구축함(DD-459)이었는데 과달카날 전투에서
적 기함 히에이에 6미터 거리까지 접근해서 히에이의 함교를 박살내버려
일본군이 후퇴하게 만든 용감한 미친 짓으로 유명함
그 미친 짓의 대가로 그 자리에서 바로 격침당했고 미 해군은 새 래피를 만듬



이 래피 2호기는 1945년 4월 16일 오키나와 50km 북쪽에서

그 방향에서 카미카제 공습이 오는가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음
래피가 맡은 것은 최북단의 1번 자리였고
전날에도 이미 한 차례 공습이 있었음



오전 8시 30분, 래피는 무려 165기의 일본기가 날아오는 걸 포착함

대부분은 래피 같은 조그만 구축함보다 더 좋은 먹잇감을 찾아 계속 남하했지만
개중 상당수가 일단 눈에 띄는 래피를 다짜고짜 공격하기 시작했음



래피는 대공사격을 하면서 열심히 회피했지만 적이 너무 많았음
처음 5기를 피해 없이 격추했지만 여섯 번째는 후방 5인치 함포탑을 간신히 스치고 지나가서 바다에 빠짐
추락하는 적기 하나가 배 위를 지나가면서 연료를 흩뿌려 화재를 발생시켰고
얼마 뒤 레이더도 망가졌으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함


근처에 250톤급 소형 상륙지원정(LCS) 2척이 있었지만 별 도움은 되지 않았고

아군 전투기 4대가 지원을 왔지만 중과부적에 탄약부족으로 후퇴해버림



계속되는 공격에 래피는 후방 포탑이 모두 파손되고 탄약고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조타까지 망가져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계속 돌게 됨
일본군은 불타는 래피의 함미에 공격을 집중함



그리고 아직도 20기가 넘는 일본기가 래피 주변을 돌면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음

통신장교가 함장 프레데릭 벡턴에게 퇴함을 건의했지만
함장은 함포 하나라도 남아있는 한 끝까지 싸운다며 거부함


그런데 갑자기 미 해병항공대 소속 콜세어 전투기 12기가 지원을 왔음
일본군도 공격을 시작했고 이로서 배의 운명을 건 최후의 전투가 벌어짐




치열한 전투 중에 일본군의 카미카제 하나가 래피의 마스트에 부딪혔고
마스트가 부러지고 걸려있던 성조기가 갑판에 떨어짐
그걸 본 신호수 빌 켈리가 뛰어가 깃발을 다시 게양하려고 주움
켈리는 깃발을 가지고 가다가 친구였던 프레디 버거스가 다리가 잘린 채로 도와달라고 하는 걸 발견함
버거스는 깃발을 보고서는 달라고 했고 그는 그것을 좀 잡고 있다가 사망함
부러진 마스트에는 곧 다시 성조기가 걸림


래피는 400파운드 폭탄 4발에 카미카제 공격 6번을 맞았고
승조원 320명 중 32명이 사망, 71명이 부상이라는 피해를 입었지만

결국 살아남아 불침함이란 별명을 얻음
이후 원폭 실험에서 방사능 샘플 채취에도 쓰이고
한국전쟁에서도 원산에서 포격지원 임무를 수행함


그리고 1975년에 퇴역 후 박물관함이 되어 잘 지내고 있음



댓글
  • 심장이 Bounce 2022/01/23 13:56

    크면 돈이 많이 나감


  • 안경모에교단
    2022/01/23 13:52

    그야말로 좀비였네 ㄷㄷㄷㄷㄷ

    (d4EwU5)


  • 리리스오브
    2022/01/23 13:53

    근데 왜 다른 불침함은 그냥 스크랩 처리 했냐고 ....

    (d4EwU5)


  • 심장이 Bounce
    2022/01/23 13:56

    크면 돈이 많이 나감

    (d4EwU5)

(d4EwU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