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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스포) 코하루란 캐릭터가 의의가 이번에 완성된거 같다.



코하루는 사실 에덴조약편에서 그닥 존재감이 없는 캐릭터였어.

히후미처럼 발이 넓거나 리더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즈사처럼 허무에 맞서서 끝없이 발버둥치는 인내심도 없고

하나코처럼 압도적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님.


심지어 그 세명은 각자 나기사 기준의 위험인물로 지목됐지만,

코하루는 단순히 하스미를 컨트롤하기 위한 인질일 뿐 그 이상의 아무 가치도 부여받지 못했어. 

순수히 머리가 나빠서 타겟이 됐고 보충부에 와서도 사실상 꼴찌였지.

그럼에도 정의실현부 소속이라는 프라이드 하나 때문에 계속 엘리트라고 주장하고 머리를 숙이려고 하지 않아.

그럴 수록 점점 본인의 가치는 떨어져 갔지.


그러다가 나기사의 방해공작으로 시험을 조지게되고 나서 처음으로 변화하게 된다..



처음으로 자기가 바보라고 인정했어.

정말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는데,

더 이상 불가능할 정도까지 끌어냈다고 생각했는데,

압도적인 나기사의 권력 앞에서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지.

결국 자신을 더 꾸며낼 힘 조차 없어서 본심을 드러내고 인정해 버린 것.



신기하게도 이 사건 이전까지의 코하루는 미카와 닮은 점이 많아.

잠깐 미카가 일으킨 사건의 전말에 대해 짚고 가보자.


미카는 이번 스토리로 인해서 정말 생각이 없고 순수한 바보였다는게 드러났지.

하지만 초반엔 그걸 자기가 완전히 인정하지 않았어.

말로는 '정치에는 잘 안맞는다', '세이아나 나기사 만큼 머리가 좋지는 않다' 이러지만 

그것도 비교적 그렇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자기 자신을 절대적 기준으로 평가하지는 않아.


감옥에서도 하나코, 나기사가 찾아와서 본심을 들려달라고 하지만 끝까지 입을 다물었어.

'너희가 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면서 받아치기만 했지.

이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사실은 자신이 그저 바보였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고집을 부린 것 뿐이야.

미카는 정말 자기 기분에 따라서 행동했고 게헨나에 대한 증오도 그냥 파벌에서 대물림되어온 걸 그대로 믿었을 뿐임.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왜 이런 기분이 들고 왜 이런 증오심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 합당한 이유를 원하게 됐어.

그리고 그 감정의 근거를 얻기 위해 아리우스와 화해하고 게헨나에게 시비를 걸고 싶었던 거지.


근데 나기사는 게헨나랑 평화조약 맺자는 소리나 하고 있고 세이아는 자기 똑똑하다고 계속 미카를 은연중에 바보취급했음.

그러니까 화가나서 그냥 둘다 적당히 두들겨패서 입원시키고 잠깐 나 하고 싶은대로 해야지~ 하는 어린애같은 계획을 세운거야. 

그 정도는 괜찮을 줄 알았고, 나중에 돌이킬 수 있을 줄 알았어.

아리우스는 물론 그럴 생각이 없었고 세이아를 죽여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자 미카는 그제서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깨닫게 됐음.



하지만 이 모든 대참사가 단순히 자기의 생각없는 기분파 행동 때문이었다는걸 인정하기 싫었어.

자신의 모든 행동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했고 그게 단순히 기분따라 일으킨 어린애 장난이 원인이었다고 인정하면 프라이드가 무너지는 거임.

그래서 결국 내놓은 답이 '증오'의 탓으로 돌리는 것.

증오의 원인을 찾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결국 그 핑계를 증오에게 돌리게 되는 모순이 발생한 거지.

수백년을 이어온 증오 탓에 게헨나를 어떻게든 쳐야만 했고 세이아와 나기사는 그걸 위해 치르게 되는 부수적인 희생일 뿐이라고.

나 개인의 감정 때문이 아니고 트리니티의 역사가 원래 이렇게 추악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근데 미카가 그 가면을 벗게되는 계기가 된 것이 티파티 쿠데타 사건 중 난입한 코하루야.



미카 입장에서 코하루는 진짜 아무 가치도 없는 바보학생 A에 지나지 않았어.

전투력도, 지능도, 특기도, 배짱도 아무것도 없는 그저 인질로 잡아뒀던 덜떨어진 학생 A.

그런데 그런 코하루가 미카를 줘패던 티파티 잡병들을 막아선 거야.


'지금 상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냐'고 묻는 티파티 잡병들에게 코하루가 대답하길,

"난 바보라서 그런거 몰라. 하지만 지금 이게 잘못되었다는 건 알아!"

겁에 질려서도, 막을 능력도 없으면서도, 자신의 미숙함을 인정하면서도

'정의'라는 자기 신념에 흔들림이 없는 코하루를 보고 미카는 그제서야 뭐가 잘못됐던 건지를 깨닫게 됨.



코하루는 엘리트가 아니었어.

그저 소심하고 둔하고 야한 것에 조금 호기심이 있는 평범한 여고생일 뿐이야.

하지만 이렇게 평범한 자신이 하스미같은 존경스러운 선배와 함께있으려면 어떻게해서든 엘리트가 되어야만 했어.

그래서 계속 스스로에게 엘리트라고 암시를 걸면서 그 환상을 쫓고만 있었지.

그런 코하루가 자신이 바보이며 엘리트가 아니라고 인정함으로써 진짜 자신과 환상 속 자신 사이의 괴리감을 떨쳐내게 됨.

엘리트라고 주장하지만 엘리트가 아닌 모순된 자신에서,

지금은 엘리트가 아니지만 엘리트를 향한 출발선에 선 자신으로 진화한 거야. 



미카도 비슷했지.

자신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유능한 티파티의 두 사람.

자신의 넘치는 힘과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티파티라는 자리의 무게.

그것들로 인해 자기가 원하는 것과 결과의 차이가 점점 벌어져 갔어.


내 감정이 아니었던 게헨나 혐오, 내 의지가 아니었던 티파티 암살.

자존심과 감정에 휩쓸려서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된 실책.

사실은 자신의 감정대로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가짜 감정을 합리화할 방법만 찾아왔던 과거.

이 모든 잘못이 단순히 자기가 바보였기 때문이란걸 드디어 인정하게 된다.

저 작고 약해빠진 1학년 꼬마의 등을 보면서.



즉 코하루는 미카라는 자기 이상의 바보를 구원해주기 위해 나타난 캐릭이었다고 볼 수 있어.

거기다 미카의 고백을 들은 세이아도 자신이 아직 한참 미숙하며 상대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단걸 깨닫지.

미카가 스스로 자기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는데에 코하루가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티파티의 응어리도 함께 해소된 거야.

그리고 미카와 세이아가 서로 마음을 트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서로에 대한 험담을 훈훈하게 주고받는 해피엔딩으로 이끌었어.

이건 초천재 하나코나 소꿉친구이자 화합의 상징인 나기사조차 해내지 못한 일이야.


결국 둘다 여전히 바보이고 같은 실수를 또 저지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스스로와 상대를 더 믿기로 한 지금은 확실히 한걸음 나아간 모습일 것이야.







(나기사의 명령으로 미카의 배식은 앞으로 계속 롤케이크라고 한다.)


댓글

  • 루리-1448707037
    2022/01/14 14:03

    요약하면 빠가라는거지..?

    (xmc5ok)


  • 마시쩡우유
    2022/01/14 14:11

    바보지만, 그래도 착하고 정의롭고 친구 좋아하는 바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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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lade
    2022/01/14 14:06

    바보라도 갬내 성능은 탑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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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etaler
    2022/01/14 14:10

    이런것들이 블루아카이브의 스토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먹히는 이유라고 생각함, 진짜 해피엔딩이 뭔줄 알고 있음 겉 치례식 해피엔딩이 아니라 주연 하나하나가 진짜로 해피하기 위한 과정을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터트리는 클라이막스가 너무 공감가기 때문에 익숙한 맛일 지라도 너무 맛있는 거지
    나 역시 해피엔딩이 너무 좋거든

    (xmc5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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