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랍토르(Oviraptor)는 수각류 오비랍토르과에 속하는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잡식 공룡이다.
이 녀석은 1920년대 몽고의 고비사막 프로토케라톱스의 알과 함께 오비랍토르의 화석이 발견되어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 이름의 뜻은 '각룡류를 사랑하는 알 도둑'이라는 뜻을 담고 있기에 불명예스러운 학명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필 오비랍토르의 화석이 처음 발견된 곳은 프로토케라톱스로 추정되는 둥지와 함께 발견되었기 때문인데, 학자들은 이 부리가 알을 먹기 위한 용도로 추정했으며 아마 프로토케라톱스의 알을 훔쳐먹기 위하여 온 것으로 추정했다.
거기에 당시 오비랍토르의 표본의 두개골은 매우 손상이 심했는데 당시의 학설에는 프로토케라톱스가 모성애의 상징이였기에, 오비랍토르는 주제도 모르고 깝치다가 알을 지키러 온 어미 프로토케라톱스에게 킹룡 펀치를 맞아 죽임을 당한 것으로 학자들은 결론을 내버렸다.
그렇게 수십년간 오비랍토르는 다른 공룡을 사냥할 능력도 없이 다른 공룡의 알이나 훔치다가 맞아 죽는 비열한 도둑놈 새끼로 이미지가 고정되었고, 공룡이 등장하는 작품에서 야비한 표정으로 알을 훔치면서 시청자에게 쌍욕을 먹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아예 알을 훔쳐먹는 우표까지 나오면서 전국의 공룡 매니아에게 박제까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유희왕 시리즈에서는 한술 더 떠서 알도 아니라 영혼이나 훔쳐먹는 더욱 혐오스러운 괴물이 되버린 것은 덤.
하지만 90년대 더욱 많은 화석이 발굴되고 유전자 조사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반전이 하나 일어나는데 오비랍토르 주변에서 발견된 알은 프로토케라톱스의 알이 아니라 오비랍토르 본인의 알이라는 사실이였다!
거기에 알을 품다가 죽은 다른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오늘날의 조류의 알 품는 자세와 매우 비슷하였는데 이러한 점으로 추정해 보았을 때 오비랍토르는 다른 공룡의 알을 훔치는 공룡이 아니라 알을 품어 부화시키는 공룡이였지만, 그 생김새로 인한 오해 덕분에 다른 공룡의 알이나 훔쳐 먹는 공룡으로 수십년간 욕이나 먹는 신세가 된 것이였다.
자상한 엄마와 아빠에서 다른 공룡의 알이나 훔쳐 먹는다고 오해를 받았던 오비랍토르.
공룡 역사에서도 이 친구만큼 평가가 과거와 현재 극을 달리는 경우는 드물기에 지금도 잘못된 학설의 좋은 예시로 남아있다고...
화석에서 유전자 조사가 가능한가요?
와... 자기새끼들을 먹는 공룡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