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보스가 제일 착하고 제일 불쌍했던 작품

'꼬마공주 유시' 의 최종보스 대마법사 마가제렌트.

여왕도 그녀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세계를 개판 만들던 마수에게 유효타를 넣던 마계 공주도 일방적으로 털어버리는 

명실상부한 세계관 최강자 겸 최종보스.

사실 다른 세계의 존재였던 마가제렌트는 

주인공 유시에게 플라티나 프린세스라는 존재가 될 것을 강요하는데,

플라티나 프린세스가 되면 유시의 소원 하나를 이룰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친구 네 명의 목숨을 바쳐야 했다.

그럼 소원 포기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소원을 안 이루면 플라티나 프린세스의 막강한 힘이 갈 곳을 잃고 결국 세상을 멸망시키며

하필 이 때 유시의 남자친구가 불치병으로 다 죽어가는 터라 소원 이루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차마 친구를 희생시킬 수 없던 유시가 프린세스가 되는 걸 필사적으로 거부하자

남자친구가 병으로 죽어가는 광경을 라이브로 보여주며

친구 살리고 남자친구 죽이기 vs 친구 죽이는 대신 소원 이뤄서 남자친구 병 고쳐주기 

라는 잔인한 선택지까지 강요한다.

이 최종보스는 왜 다른 세계까지 넘어와서 주인공에게 잔인한 짓을 할까?

천 년 전 마법계라는 세계가 있었지.

그 때 프린세스도 차마 친구를 희생시킬 수 없어 프린세스가 되는 걸 포기하고 자기들 힘으로 세상을 구하려 했지.

하지만 세상은 멸망으로 치달았고, 뒤늦게 프린세스가 되어봤지만

결국 세계도 멸망하고 친구들도 다 죽었어.

최종보스의 동기는 바로 자기가 살던 세계가 멸망했듯 다른 세계가 멸망하는 일을 막기.

최종보스의 선한 동기를 알게 된 친구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희생을 택하고 

친구를 모두 잃은 유시가 상처입지 않도록 기억을 지워 달라고 함.

기억을 잃고 방황하다 기억을 되찾은 유시 앞에 마가제렌트가 자기 정체를 밝힘.

바로 천 년 전 유시랑 똑같이 행동했다가 친구 다 잃고 세계도 멸망하고

혼자 멸망한 세계에서 천 년 동안 살아온 전 플라티나 프린세스.

플라티나 프린세스 후보가 되면 소원을 이루고 모든 일이 해결되기 전 까지는 성장이 멈추기에

마가제렌트 역시 불사는 아니지만 불로의 존재가 되었고 막강한 힘을 가진 터라

 세계 멸망 상황에서도 혼자만 못 죽고 천 년간 홀로 살아옴.

마가제렌트는 자기가 세상을 멸망시켰으니 세상 모두가 자기를 원망하며 죽어갔으리라는 생각에 천 년 동안 괴로워했음.

그러다 다른 세계에서 자기 세계 같은 일(플라티나 프린세스 탄생)이 또 발생하자

다른 세계 구한다고 자기 세계가 회복되는 건 아닌데도 

다른 세계까지 멸망하는 건 막겠다는 생각에 악역을 자처했고

자기가 천 년 동안 고통받은 것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시의 기억도 지운 것.

자기 세계의 멸망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

자기가 당한 고통을 다른 사람이 겪지 않게 하겠다.

오직 이 두 개의 동기 뿐이었음.

결국 마가제렌트는 멸망한 자기 세계 영혼들이 자기를 원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가진 대마법사의 힘과 멸망한 세계의 힘까지 모두 끌어모아

유시의 친구들 되살려주고 주인공 세계의 위험까지 없애준 뒤

본인은 멸망해가는 세상에 남아 소멸함.